< 한번에 OK나는 보고서 > - 2

윤필립 칼럼

< 한번에 OK나는 보고서 > - 2

관리자 0

보고서에서 중요한 것은 겉보기에 화려하고 좋은 것이 아니다. 가장 우선시해야 할 점은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번 봐도 그 슬라이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이 가능해야 훌륭한 보고서라 할 수 있다.


강조하건대 보고서 슬라이드에서 표지 제목이나 키 메시지는 읽히는 것이 아닌 보여주는 것이다. 키 메시지는 처음 본 순간, 곧바로 머릿속으로 의미가 확 들어와야 한다. 결재자의 뇌를 의미 독해에 쓰게 하지 말고 제안 내용을 음미하는데 쓰도록 만들어야 한다. 키 메시지를 처음 본 순간 한눈에 들어오게 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글자 수를 줄이는 것이다. 인간이 한 번에 지각할 수 있는 글자 수는 적은 사람은 9글자, 많은 사람은 13글자라고 한다. 그러므로 글자와 의미를 순간적으로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글자 수는 13글자가 상한선이다. ‘Yahoo!' 뉴스 토픽 제목 역시 13자가 상한선인 것도 아마 같은 이유일 것이다.


‘~하기 위한, ~에 따른, ~에 대한’이라는 단어들은 군더더기로 느껴지므로 필요 없다. 전달해야 할 포인트를 명확하게 하되 부수적인 요소는 전부 잘라내자. 키 메시지는 문장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글자 수만 많아질 뿐이다. 문장으로 만들어버리면 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결재자에게 읽는 수고를 더하지 않도록 문장으로 만드는 것은 의식적으로 피하자. 숫자는 한눈에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무엇보다 임팩트가 있고, 설득력을 지니므로 인상적인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숫자가 매우 중요하다. 전달하고 싶은 숫자는 절대로 잘라내지 말고 키 메시지에 남겨두자.


보고서에서 색상으로 사용하면 중요한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도록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색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가급적 색깔의 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알록달록 다양한 색을 사용하면, ‘전달하고 싶은 요점’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진다. 자료를 화려하게 만드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강조하는 데 의미가 있다. 매출 증가, 경비 삭감 등 긍정적인 메시지는 ‘푸른 색’, 반대로 부정적인 메시지는 ‘붉은 색’으로 하는 것이 실제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이다.


보고의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중요하다. 결재자가 그래프를 파악하기 위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래프가 좋은 그래프다. 그래프를 보는 순간 좋은 상황인지 나쁜 상황인지 알 수 있어야 하는데, 길어도 10초 이내에 이 그래프가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능한 그래프를 만들 줄 알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래프와 메시지를 나란히 늘어놓는 슬라이드가 자주 눈에 띈다. 그래프를 좀 더 크게 보여주고자 하는 위도가 담겨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실제로는 보는 사람을 위한 배려가 부족한 슬라이드다. 이유는 인간의 우뇌는 비주얼, 좌뇌는 문자정보 등 논리를 이해하는데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비주얼과 문자정보를 ‘상하(세로)’로 배치하기보다는 ‘좌우(가로)’로 배치하는 편이 양쪽의 정보를 뇌 안에서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프와 키 메시지의 위치는 ‘그래프(좌측)’, ‘키 메시지(우측)’이다. 이유는 왼쪽 눈에서 들어오는 정보는 우뇌로, 오른쪽 눈에서 들어오는 정보는 좌뇌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래프를 왼쪽에서 배치하면 비주얼 처리가 주특기인 우뇌로 전달되고, 키 메시지를 오른쪽에 배치하면 문자정보의 처리가 주특기인 좌뇌로 전달되므로 우리의 뇌는 순식간에 양쪽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보고서는 적어도 D-2, 발표일 이틀 전까지는 반드시 완성시켜야 한다. 잘 만든 자료라도 조금 시간을 두고 검토해보면 실수나 개선점이 눈이 뜨이게 마련이다. 보고서를 최종 확인할 때 2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첫째, 반드시 보고서를 시뮬레이션 해보고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화의 장소에 가서 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 가능하면 결재자가 앉는 의자에 직접 않아 슬라이드를 체크하자. 시간 측정도 필수다. 가능하면 3분, 길어도 5분 안에 끝나는지를 체크하자. 길다 싶으면 사족을 하나씩 삭제한다. 거듭 반복하면서 연습하는 사이, 슬라이드의 움직임과 멘트가 한데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이해하기 쉬운 보고를 할 수 있게 된다. 둘째, 반드시 제 3자에게 확인을 받아야 한다. 혼자서 체크하면 맹점이 있을 수 있으니 반드시 제 3자의 눈으로 체크하자. 특히 상사나 선배의 조언은 필수다. 나보다 업무 경험이 풍부하고 결재자가 슬라이드의 어느 부분에 신경을 쓸지 등도 훤히 알고 있기에 제 3자의 지혜를 활용해 보자. 마무리 단계에서 결재자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도 보고서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


탁월한 전문가의 자세한 조언을 토대로 한번에 OK나는 완벽한 보고서를 만들기를 바란다.


거산 윤필립


          

 

  b87498c3ef93979a3d9f3c9661f4b66b_1549321

 윤필립  |  필리핀 중앙교회 담임목사, 아브라함 신학교 총장 

              저서 : ‘그들에게는 예수의 심장이 뛰고 있다', ‘하나님의 지팡이를 잡아라’

,

0 Comments
Facebook Twitter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