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만 병원의 파산이 드렉셀 의대 수업에 끼치는 파급효과

남경윤의 의대칼럼

하느만 병원의 파산이 드렉셀 의대 수업에 끼치는 파급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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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9일부로 하느만 병원(Hahnemann University Hospital)이 레지던트들의 교육과정을 대부분 폐쇄했다. 이는 병원이 파산을 하면서 발생한 일로 Teaching Hospital이 문을 닫으며 교육과정에 있던 레지던트들과 휄로우들을 대규모로 방출하는 흔치 않은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2005년도 뉴올리언스 지역에 카트리나 태풍이 몰아쳐 병원이 문을 닫았을 때보다 더 많은 수의 레지던트들이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만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레지던트 자녀를 둔 가정의 안타까움은 말할 수 없이 크지만 하느만 병원이 소속된 드렉셀(Drexel) 의대에 재학 중인 자녀를 뒀거나 이번 사이클에 드렉셀 의대에 지원한 자녀를 둔 가정에서도 그 염려가 질문이 되어 들어오고 있으므로 이번 사태의 영향을 가능한 정확하게 예측해 보도록 하겠다.

 

필라델피아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하느만 병원은 드렉셀 의대의 전신인 하느만 의대 부속병원으로 1885년부터 의대생들 실습교육은 물론이고 레지던트들과 휄로우들을 교육시키는 의대 대학원 교육과정, 즉 Graduate Medical Educationd을 담당하는 Teaching Hospital로서 필라델피아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며 차세대 의사들을 양성하는 귀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2018년 1월에 현재의 소유주인 American Academic Health System에 의해 인수되었으나 새로운 소유주도 매달 약 삼백만불에 달하는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필라델피아 시정부와 연계 의대인 드렉셀 의대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면 파산할 수밖에 없다고 지원을 요청했으나 결국 뱅크럽시 과정을 밟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현재 이 병원의 레지던트들과 휄로우들은 직장을 잃고 새로운 병원으로 이직을 해야만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그나마 여러 병원에서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이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이유는 레지던트와 휄로우 교육에 드는 교육비의 거의 대부분을 연방정부에서 지원해 주고 있기 때문으로 100%는 아니지만 그 지원금으로 어느 정도 이직해 오는 레지던트와 휄로우들의 월급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병원이 문을 닫는 8월말 이전에 이직이 결정되어야만 그나마 이런 혜택도 받을 수 있으므로 현재 이 병원 레지던트들은 큰 고역을 치르고 있다. 

 

안타깝게도 올 3월에 매칭이 되었으나 첫 일년은 자기 전공분야가 아닌 기초분야에 매칭이 되었고 내년 7월부터 하느만 병원에서 전공분야에 대한 교육을 받기로 되어있던 레지던트들은 연방정부의 기금수령의 대상이 아니므로 올 9월에 다시 레지던시 매칭에 도전해야만 한다. 가뜩이나 신설의대가 많이 생겼고 DO school 졸업생 숫자도 크게 늘고 있어서 레지던시 매칭은 매년 최고 경쟁률을 경신하고 있는 이 어려운 시기에 타의에 의해 매칭 재수생이 되어 버렸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쨌든 필라델피아 도심에 위치하여 드렉셀 의대생들의 실습교육에도 큰 도움을 주던 하느만 병원이 문을 닫으니 드렉셀 의대생들은 실습교육을 어떻게 받을 것이냐는 점이 오늘의 주된 관심사이다. 드렉셀 의대가 밝힌 바를 그대로 전달하자면 하느만 병원은 드렉셀 의대가 활용하고 있는 실습병원 20여 곳 중 한 곳일 뿐이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학생들과 직원들의 동요를 최소화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게다가 드렉셀 의대는 필라델피아 외곽의 벅스 카운티에 제 2 캠퍼스를 설립하며 새로운 파트너인 Tower Health와 20년간 그들이 새로 짓는 병원에서 의대교육을 실시하는 합의에도 성공했고 실제로 새로운 병원건물은 신축 중이며 2021년부터 신입생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캠퍼스 이름은 Drexe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at Tower Health가 될 것이며 필라델피아 캠퍼스에 이어 제 2 캠퍼스가 생기는 것이다. 

 

콜럼비아 의대가 몇 년전 제 2 캠퍼스를 신설하더니 NYU 의대도 이번 해에 제 2 캠퍼스를 설립해 프라이머리 캐어 위주의 교육과정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주립의대 중에도 UMass나 USF 의대처럼 본교와 분교의 교육방향을 다르게 해 제 2 캠퍼스를 활성화시키는 의대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고 드렉셀 의대도 버크 카운티 캠퍼스는 주로 프라이머리 케어 분야에 집중된 교육과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드렉셀 의대가 학생들의 실습교육에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학생들과 그 가족들이 겪을 일말의 불안감은 분명히 존재하는 현실이고 해결될 때까지 긴장을 풀 수 없는 것이 사실이므로 이번 사이클에 드렉셀 의대에 지원하려던 학생들 중 드렉셀 외에도 선택이 많았던 학생들은 굳이 드렉셀에 지원하지 않게 지도했다. 하지만 펜실베니아 주민이며 학교 선택의 폭이 그리 크지 않았던 학생들은 오히려 드렉셀 의대에 지원하기를 추천했다. 이런 심리적인 요인들로 합격한 학생들 중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제법 있으리라 예측하므로 일부 학생들에게는 유용한 선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주제를 택하게 된 동기는 드렉셀 의대생 가정의 질문에서 시작되었으나 실질적으로는 하느만 병원에 매칭되어 교육을 받고 있던 레지던트들이 걱정되어 가능한 자세히 상황을 설명하게 되었다. 수련할 수 있는 큰 병원이 하나 사라졌으니 이번 해의 레지던시 매칭은 더욱 상황이 안 좋아질 듯싶어 더욱 걱정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의대 졸업생 수는 계속 늘고 있다. 2006년에 비해 의대생의 수효는 31%가 증가했고 DO 의대생의 숫자는 50% 이상 늘었으니 국민의료에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레지던시 교육기회가 늘어나는 의대 졸업생 수효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보니 매년 레지던시 매칭이 의대입시보다 더 치열해지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정부예산이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레지던트 한 명을 교육시키는데 한 해 평균 $171,855이란 비용이 소요되는데 이 중 약 80%는 정부가 지원해 주고 있으나 이 지원금이 1997년부터 거의 동결상태에 머무르고 있으므로 병원들의 레지던트 신규채용에서 한계가 있는 것이다. 향후 5년간 15,000명의 레지던트를 늘리자는 법안이 의회에 상정되어 있으나 통과가 쉬워 보이지는 않으니 이제는 의대입시보다 레지던시 매칭이 더 큰 화두가 되어야 마땅한 때이다.

 

의대에 보내 놔도 자녀교육에 관한 걱정은 참 끝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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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윤  |  의대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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