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윤의 의대칼럼

의대 진학을 중도에 포기하는 이유와 해결책

관리자 0 156 2017.09.1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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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공부해 왔고 바쁘게 프리메드 생활을 하던 자녀가 갑자기 부모에게 본인이 진심으로 의대에 진학하고 싶은지 확신이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대부분의 부모는 불안감과 안도감을 함께 느끼게 된다. 불안감의 원인은 의대 진학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우려에서 비롯되겠고, 안도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 힘든 프리메드 생활과 의대 생활을 안 해도 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안도감은 좋은 일이지만 진정 안도할 일인지와 불안감은 나쁜 일이지만 진정 불안해야만 할 일인지를 분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가정이 많으므로 몇 가지 일반적인 경우를 함께 살펴보기로 하자.

 

프리메드 과정을 열심히 밟던 학생이 의대 진학의 꿈을 접을 때는 대부분의 경우, 더 좋은 것을 찾아서 목표를 바꾸는 경우와 너무 힘들거나 자신이 없어져서 포기하는 두 가지 경우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외형적으로 이 두 가지 이유를 분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는 것이다. 자녀의 인생에 대해, 특히 집을 떠나 대학에 다니는 장성한 자녀의 모든 심리상태에 대해 부모가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인생 진로에 대해 변화를 갖고자 할 때 그 정확한 이유를 알아야 제대로 조언을 해줄 수 있으므로 알고 대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에 분별하기 어렵다 보니 부모와 자녀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들을 목격해온 입장에서 몇 가지 징후와 대처법을 정리해 봤다.

 

가장 흔한 경우가 특정 과목의 성적이 나쁘게 나온 경우이다. 예를 들어 유기화학에서 C를 받으면 많은 학생들이 본인의 능력이 의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이래서는 의대에 진학하지 못할 것이 뻔한데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이럴 때 부모와 소통을 잘 하는 자녀라면 공부가 많이 힘들다고 얘기할 것이며 아울러 의대에 안 가면 어떨지에 대해 운을 띄게 된다. 이 때 부모가 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은 한 두 과목에서 나쁜 성적을 받아도 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은 아직 열려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힘들면 그만 두라고 말하는 부정적 역할이 오히려 자녀에게 힘이 될 수도 있다. 누구보다 해당 학생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부모가 자녀의 성향에 맞는 조언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가 강조하는 것은 실제로 나쁜 성적 그 자체로 인생의 꿈을 접을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학생이 원하는 것이 진정 의대 진학이라면 긍정적 반응이든 부정적 반응이든 해당 학생에게 더 도움이 될 만한 반응을 보이며 용기를 주는 역할이 바로 부모의 역할이다.

 

본인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므로 진로를 바꾸겠다고 하는 경우에도 기뻐할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 좋은 가정에서 자라서 제대로 된 세계관을 심어주는 훌륭한 대학 교육을 받은 학생들 중에는 세계평화나 사회정의구현 등에 심오한 관심을 갖게 되는 일이 빈번하다. 의대 진학을 의욕적으로 준비하던 중에 혼두라스에 의료봉사를 다녀온 자녀가 그곳의 열악한 상황에 가슴 아파하며 학업을 중단하고 혼두라스의 빈민가에 살면서 그들을 위한 삶을 살겠다고 하면 과연 기뻐할 일인가 아니면 세상이 뒤집어질 일인가? 영화에서 그런 주인공을 보면 인류를 위한 멋진 삶을 산다고 칭찬할 수도 있겠지만 내 자식이 그런다면 그리 멋져 보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혹은 취미활동으로 하던 힙합댄스에 대한 재능을 남들이 인정해 주므로 전문 힙합댄서가 되겠다는 자녀에게 진정한 네 재능을 찾았으니 열심히 해보라고 말하기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적어도 명문대학에서 프리메드 생활을 열심히 하던 자녀를 바라보던 부모에게는 모진 갈등의 시간으로 느껴지는 것이 더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위의 두 경우는 여러 실화들 중에 골라 소개한 것들이고 이와 유사한 일들이 우리 한인사회에서 제대로 가정교육을 받고 좋은 대학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벌어지고 있다. 아니 의대에 합격하고 나서도 혹은 의대를 마친 학생들 중에도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한인사회가 건강하고 건전하게 발전하고 있는 현상이지만 해당 가정에는, 특히 그 부모에게는 쉽게 용납되기 어려운 일이다. 가능하면 학생들이 많은 것들을 직접 경험하게 권장하고 있으며,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강조하며 지도하는 필자도 위의 두 가지 경우에는 쉽사리 동의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그 학생들이 먼 훗날 혹시라도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선뜻 편을 들어주지 못했고 그 결정이 충분한 고민을 거친 현실감 있는 결정이 아닐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함께 했다. 그렇다고 반대만 한다고 생각을 바꿀 학생이라면 애초에 이런 생각을 하지도 않을 것이므로 현명한 조언이 필요하다.

 

무엇이 현명한 조언일까? 학생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내린 결론인지가 첫 번째 점검사항이다. 감성적인 사고와 순간적인 충동에 의한 결정에 인생을 송두리째 맡길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또 강조해야 한다. 그래도 그 길을 가겠다면 중간 점검을 하게 하자. 마치 의대 진학을 위해서도 병원봉사, 피지션 쉐도윙, 인턴쉽 등의 과정을 거쳐 본인이 평생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인지를 중간 점검하듯 오지에서 실제로 몇 달을 지내며 봉사하는 삶을 살아보거나 전문 댄서로 활동하는 갭이어를 갖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래도 그 길을 가겠다고 한다면 그 때는 부모와 자녀 간에 심오한 대화가 필요한 순간이다. 오지에서의 삶을 생각하는 자녀에게 제대로 그들을 섬기며 살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일단 목회자가 되라고 권하는 지혜도 부모의 몫이다. 물론 거기까지 할 수 있다. 부모의 눈물도 무기가 될 수도 있지만 최종 결정은 자녀의 몫이다.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내리도록 모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양보하지 말아야 할 부모의 몫이지만 말이다.

 

 

남경윤 - 의대진학전문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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