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대기자 명단에 오른 가정의 참고사항

남경윤의 의대칼럼

의대 대기자 명단에 오른 가정의 참고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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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입시에서 인터뷰에 다녀온 학생이라면 세 가지 경우 중 한 가지에 속하게 된다. 합격, 불합격 혹은 대기자 명단이다. 대기자 명단을 의대마다 다르게 표현하고 있지만 Waitlisted라고 부르든 아니면 Alternative Pool에 들었다고 표현하든 모두 조금 더 두고 보자는 의미이다. 중요한 점은 대학입시에서의 대기자 명단과 달리 의대입시에서의 대기자 명단은 합격의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이다. 만일 대기자 명단에 오른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계속 노력해야 하겠으며 이런 경우에 참고하면 좋을 점들을 정리해 봤다.

 

지난 9월에 인터뷰에 다녀왔든 아니면 이번 1월에 인터뷰에 다녀왔든 합격통지를 받은 학생의 숫자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학생들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다. 인터뷰에서 만나보니 이 학생은 정말 해당 의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경우에만 불합격 통보를 하는 곳이 의대이다 보니 실제로 인터뷰 다녀오고 바로 불합격 통보를 받는 학생은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학생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화 중에 질문에 대한 답은 하지 않고 다른 얘기만 반복적으로 한다면 대기자 명단에 오르지 못하고 바로 불합격 통보를 받을 것이다. 

 

혹은 영어구사력이 너무 떨어지는 학생도 마찬가지이다. 영어 발음이 조금 액센트가 있는 정도는 무관하지만 질문을 못 알아 듣거나 의사표현을 어색하게 하는 지원자들은 의대 진학이 어려울 것이다. 인터뷰에서의 대화를 통해 학생이 추후에 환자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미루어 짐작하게 되므로 신뢰를 주지 못할 모습으로 소통하는 지원자를 받아줄 의대가 없는 것이다. 절박한 상황의 환자가 믿고 의지할 의사와 대화하는데 영 믿음을 받지 못한다면 얼마나 불안하겠는지는 자명하다. 다시 말해 대기자 명단에 오른 학생을 바라보는 의대의 심중은 버리기는 아까운 인재이지만 더 매력적인 학생들을 먼저 합격시키고 나서 남는 자리를 채울 때 다시 고민해 보고싶다는 것이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자부심을 갖기는 갖되 아직 원하는 결론이 나지 않았으니 좀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보일 수 있는 길을 찾아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시간을 보내며 이를 해당 의대에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며 지내야 재검토를 할 때 선발될 수 있다.

 

재검토를 하는 시기는 벌써 시작되었다. 2018년 2월 28일 오후 3시 현재에도 여러 의대에서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는 학생들에게 합격을 공지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아직까지는 합격통지를 받고 이를 수락할지 여부를 알려주는 Composite Response를 2주 내에 보내면 된다. 특별한 서류는 아니고 합격을 수락하고 해당 의대에 진학하겠다는 것과 Criminal Background Check에 동의한다는 표현에 체크해서 보내면 되는 형식적인 서류이다. 물론 다른 의대에 진학할 결정을 한 학생이라면 진학하지 않겠다는 란에 체크해서 보내면 된다. 2주 내에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다면 자동으로 불합격 처리가 되므로 원하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는 무책임한 행동이므로 진학하지 않을 학생이라면 합격통보를 받자마자 진학하지 않겠다는 의사표현을 하게끔 지도하고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하지만 대기자 명단에 오른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합격통보를 받게 되는 시기는 5월 중순이다. 이때가 바로 추가로 합격생을 발표하는 정점이 되는 이유는 4월 30일이 갖는 의미와 연관이 있다. 모든 의대 합격생들은 4월 30일까지 본인이 진학할 단 한 곳의 의대를 결정해서 통보해야 하도록 요구된다. 남들보다 더 잘 준비한 학생들은 지원한 대부분의 의대에 합격하는 것이 현실이므로 이들이 4월 30일에 한 곳만 선택하고 나면 각 의대는 그때서야 합격생 중 진짜로 진학할 학생의 숫자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으므로 나머지 자리를 대기자 학생들로 채우게 되며 입학정원의 절반 가까운 학생들은 대기자 명단에 있던 학생들로 채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하버드 의대조차도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은 대기자 명단에서 올라와 합격한 학생들이니 경쟁이 덜 치열한 의대일수록 대기자 명단에서 합격할 확률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점을 기쁘게 받아들이자.

 

4월 30일에 다가갈수록 각 의대는 현황 파악이 되므로 4월 중순부터 대기자 명단에서 추가합격생을 발표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여행을 하는 학생들은 주의해야 한다. 이때는 전화로 합격을 통보하고 결정을 할 시간을 일주일 밖에 안 주게 되므로 나중에 여행을 끝내고 전화 메세지를 듣고는 유럽여행 중이라 연락을 못 받아서 이제 연락한다며 그 자리를 달라고 하면 그 자리는 벌써 다른 학생에게 넘어가는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만일 4월 부터 6월 사이에 여행을 계획하는 학생이라면 대기자 명단에 오른 의대에 이메일로 대리자 지정을 하고 떠나기를 권한다. 예를 들어 4월 15일부터 5월 14일까지 유럽여행이 예정된 학생이라면 아버지를 대리인으로 지정한다고 해당 의대에 연락하면 된다. 그 대리인의 이름, 관계, 전화번호를 적고 여행기간을 명시하여 그 기간 중에는 해당 대리인이 본인을 대신해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내용을 적어 보내면 해당 의대에서는 아버지에게 전화하여 합격사실을 알려주며 후속 조치에 대해 안내를 할 것이다. 자녀가 로밍을 해서 가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걱정을 하자. 시차가 있어서 연락이 안 될 수도 있고 여행지가 전파가 제대로 안 잡히는 산 속일수도 있다. 의대합격을 통보 받지 못해 진학하지 못하면 말이 안된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대기자 명단에 오르고도 꾸준히 노력한 학생에게만 해당된다. 대기자라고 포기한 학생들이 합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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