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입시 준비와 레지던시 매칭의 상관관계

남경윤의 의대칼럼

의대입시 준비와 레지던시 매칭의 상관관계

관리자 0

 

의대 진학을 꿈꾸는 학생이든 의대에 진학한 학생이든, MD 의대생이든 DO 의대생이든, 미국 의대에 다니는 학생이든 외국 의대에 다니는 학생이든, 의학을 공부하고자 하거나 공부하고 있는 모든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인 미국내 티칭 호스피털 레지던시 매칭에 관해 지난 2주 동안 여러분과 함께 알아봤다. 그 매칭의 순간을 제대로 준비시키는 것이 바로 필자가 의대생, 프리메드 대학생 및 통합과정을 준비하는 고교생의 멘토로 살아가며 매일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다. 

 

즉, 레지던시 매칭에 대비하는 일은 의대생이 되어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의대에 진학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그 순간부터 꾸준히 해온 모든 것들이 모여 결정되는 종합예술이므로 필자와 함께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모든 학생들은 궁극적으로 레지던시 매칭을 염두에 둔 멘토링을 받는다는 의미이니 오늘의 주제인 의대입시 준비와 레지던시 매칭 준비가 따로 떨어져 있는 과정이 아니라 연계된 일련의 행위라는 결론을 미리 전달한다.

 

굳이 불교철학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열심히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확률이 높아지는 인과관계는 세상 이치이므로 최고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매칭된 의대생들의 살아온 나날들을 보면 명문 의대에서 공부했을 확률이 높고, 그 이전에 명문 대학에서 공부했을 확률이 높고, 그 이전에 최우등으로 중고교를 졸업했을 확률이 높고, 그 집 아이 참 똑똑하다는 소리를 주변에서 들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을 확률이 높다. 

 

물론 어린 시절에 똑똑하다는 소리 한 번 안 들었고, 중고교 시절에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었고, 동네 주립대학을 거쳐 중위권 의대에서 열심히 준비해서 최고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매칭된 학생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단지 안타깝게도 필자는 아직 그런 한인 학생을 만나보지 못했으므로 그런 인생 역전 스토리를 여러 가정과 나누지 못하고 있다. 주변에 그런 성공사례를 알고 있거나 그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필자에게 연락을 주어서 다른 여러 가정들과 함께 그 기쁨을 나누며 성공사례에 대한 분석도 함께 나누어 우리 한인 가정들에 그런 기쁜 일들이 반복적으로 생기게 했으면 좋겠다는 진솔한 바람도 전한다. 

 

여하튼 대부분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학생의 학습능력은 거의 결정된다는 것이 필자가 관찰할 수 있었던 현상이다. 즉 필자와 함께 준비하여 MGH(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하버드 의대 부속병원 중 가장 권위있는 병원으로 한국식 관점으로는 서울대 부속병원과 유사한 권위)와 같은 최고의 티칭 호스피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매칭된 학생들 중 그 누구도 초등학교 4학년 때 신동 소리를 안 들었던 학생은 없었다. 범위를 조금 넓혀서 관찰해도 유사하다. 매년 필자가 지도하여 의대에 진학시키는 학생들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학생들은 10대 명문의대에 진학하고 있으므로 그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도 느낄 수 있는 점은 이미 초등학교 4학년 때 이들의 학습능력은 완성되었다는 확신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 온 학생도 하버드 의대에 진학할 수 있었고, 9학년 때 보딩스쿨에 혼자 와서 미국생활을 시작한 학생도 하버드 의대에 진학할 수 있었으며,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하루 종일 세탁소나 리커 스토어에서 일하느냐 제대로 못 챙겼던 학생도 하버드 의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이들 중 대다수는 갭이어도 없이 바로 의대에 진학한 경우이고 일부는 2년 이상의 갭이어를 갖고 준비했던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이미 수준에 오른 학습능력을 토대로 하버드, 프린스턴, MIT, 컬럼비아, 유펜, 윌리엄스, 웰즐리 등의 대학에서 최우등의 성적을 유지하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시간을 쪼개 쓰며 다양한 경험을 하는 대학 생활을 거쳤다는 것이다.

 

2015년도에 MCAT이 바뀌며 프리메드 필수과목이 늘어난 덕에 갭이어 없이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수가 줄긴 했지만 올해도 갭이어 없이 3학년 마치고 의대에 지원하여 하버드 의대에 합격한 현재 4학년 학생이 있으니 이들의 공통점은 어려서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이다. 한글로 책을 많이 읽은 학생도 이 범주에 해당한다. 독해능력은 상황판단능력의 다른 이름이므로 한글로 이해를 잘 하는 학생이 나중에 영어를 배웠다면 이 학생은 영어로도 이해를 잘 한다. 그러므로 9학년 때 미국에 처음 와서도 최고 명문대학을 거쳐 최고 명문의대에 진학한 후 최고 레지던시 과정에 매칭되는 일이 가능한 것이다.

 

레지던시 원서에 적는 내용은 의대시절의 활동만 속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시절의 활동들도 포함된다. 즉, 의대 진학을 위해 했던 모든 노력들이 고스란히 레지던시 지원서에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 점을 강조하는 색다른 이유가 또 하나 있다. 간혹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그리 도전적으로 공부하지 않아도 학점관리가 용이한 대학에 진학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가정이 있는데 이런 경우라면 이미 레지던시 매칭의 결과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꼭 명문의대나 최고의 레지던시 과정을 거치는 스트레스 없이도 의사로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삶의 모든 과정에는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는 점은 잊지 말자. 인생 뭐 있다고 내 아이를 그리 고달프게 살게 하냐는 부모가 10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사실도 인정하지만 아직도 최고를 항해 달려가는 총명한 젊은이들과 매일 그 하루를 어떻게 더 의미 있게 살지에 관한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노력과 희생이 감사하다. 언젠가 필자가 심각한 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마주할 그들의 전문성과 따뜻한 인간미가 벌써부터 절감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필자에게만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다가올 정해진 현실이라는 점이 더더욱 필자로 하여금 총명한 학생들에게 더 높은 이상을 추구하여 성취하게 만드는 조련사의 역할을 피로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

 

오늘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최고가 되는 비법이다. 그 분야가 의학이든 인문학이든 중요치 않지만 능력을 갖춘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든다고 믿는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0 Comments
Facebook Twitter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