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대 입시과정에서 9월 점검사항

남경윤의 의대칼럼

미국의대 입시과정에서 9월 점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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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 시기이므로 활기차고 희망에 부풀어 있는 아름다운 시간이다. 의대처럼 8월초에 신입생을 받아들여 학기가 시작되는 교육제도도 있고 8월말이면 개학을 하는 초중고교들도 제법 많지만 대학생들의 한 해는 보통 9월에 시작되므로 미국교육제도에서는 새로운 시작을 상징적으로 9월로 잡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의대입시를 치르고 있는 학생이라면 이 9월에 어떤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어야 하는지 함께 알아본다. 이것을 기준으로 삼아 심리적 부담감을 없애거나 제대로 부담감을 갖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게 되기 바란다.

 

계획을 잘 세워 미리 의대입시에 대비한 학생이라면 6월초에 일차 지원서를 제출하고 7월과 8월에 2차 지원서를 작성해 각 의대에 모두 보낸 상태에서 8월 중순부터 지원한 의대 중 한 곳으로부터 첫 인터뷰 초대를 받고 긴장하고 있을 상황이다. 100% 모든 학생이 이런 상황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일반적인 의대에 지원한 일반적인 학생이라면 본인이 거주하는 주의 주립의대 한 곳 정도의 인터뷰 초대는 당연히 받았어야 하는 시기가 9월이다. 

 

물론‘9월 중에도 1일과 30일 중 어느 시기를 기준으로 말하느냐’고 까지 파고들자면, 일단 9월 1일이라면 한군데 정도에서 왔거나 아직 안 왔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9월 30일을 기준으로 의대 인터뷰에 전혀 초대받지 못한 상황은 이번 사이클의 의대입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고 봐도 좋다. 만약 그 이유가 원서를 늦게 제출한 경우라면 그나마 변명거리는 있다. 늦게 지원했으니 늦게 인터뷰에 초대받을 거라고 위안을 삼으며 기다리겠으니 마음이라도 편하다. 하지만 6월초에 일차 지원서를 냈고 7월에 열심히 2차 지원서를 냈으나 9월이 다 가도록 인터뷰에 초대받지 못하고 있다면 문제가 있으니 그 문제점을 조속히 파악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문제는 학생마다 다 다를 수 있으나 MCAT CARS(영어 독해력 측정 부분) 성적이 안 좋다면 목 빼고 기다려 봐야 기쁜 소식이 잘 안 올 것이다. 또한 별로 안 좋은 CARS 성적으로 인터뷰에 초대받았다면 정말로 인터뷰 준비를 철저히 해서 꼭 합격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CARS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이 30곳의 의대에 지원했다면 3곳 이상의 의대로부터 인터뷰에 초대받을 확률은 극히 저조하다. 그나마도 인터뷰 초대의 실질적인 이유가 의대가 인터뷰에 초대한 학생들이 다양성을 갖추었다며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들러리로 초대했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으니 인터뷰에 초대받았다고 너무 기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 외에 본인의 일차 지원서에 적힌 15가지의 특별활동 시간들을 가볍게 계산해 보면 인터뷰 초대가 안 오는 이유가 쉽게 보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대학 4년간 연구실에서 보낸 시간이 총 4,000시간이라고 적은 학생이 환자들과 보낸 시간, 즉 클리니컬 경험을 적은 시간이 400시간이라면 이 학생은 과연 의대에 왜 진학하고자 하는지 누가 봐도 의문일 것이다. 그나마 성적도 좋고 리더쉽도 좋아 보인다면 인터뷰에는 초대해서 도무지 왜 이런 시간활용 패턴이 생겼는지 들어볼 관심이라도 있을 수 있지만 성적을 비롯해 매력적인 부분이 그리 많지 않은 학생이라면 굳이 의대 인터뷰에 초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의대에 불합격하면 그냥 일반 대학원에 진학해 평생 연구실에서 사는 것이 더 어울릴 학생이므로 학생 개인을 위해서도 그게 더 좋고 인류를 위해서도 그런 학생은 의대에 가지 않는 것이 긍정적인 일이 되겠다. 

 

인터뷰에 초대받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단순히 대학시절 학점이 그리 좋지 않은 경우가 되겠다. 만일 한인학생이 3.6도 안되는 학점으로 대학을 졸업했고 특히 과학과목은 평균학점이 3.5에 못 미치는데 MCAT 성적도 간신히 상위 20%에 턱걸이 했고 환자와 함께 지낸 시간보다 연구실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다면 애초에 의대에 지원한 일이 잘못된 결정이었다. 무모한 건지 무지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행을 바라며 의대에 원서를 내는 학생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매년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다. 지난 사이클 의대입시에서 고배를 마시게 되면 그 전에는 부모가 하는 얘기는 무시하기 일쑤였지만 그 때는 오히려 부모가 권해주는 도움의 손길에 의지하여 필자와의 인터뷰에 참가하는 재수생들의 면면을 살펴보며 얻은 정보이니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다. 

 

그나마 한번 실패하고 필자가 되었든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이라도 도움을 받아 결국 의대에 진학한 학생들은 성공사례가 되겠지만 끝까지 무모하고 무지한 고집을 부리다가 나이 30이 되어서 그 때 부모님 말씀대로 할 걸 그랬다며 한숨짓는 학생도 우리 한인사회에 아주 많다. 장성한 자녀라고 무조건 그 뜻대로 하게 두는 것이 부모의 최선은 아닐 수도 있다. 무모하거나 무지한 자녀라면 부모가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필자의 칼럼 제목이 “미국에서 의대 보내기”로 정해졌다. 모든 학생을 필자가 지도할 수 없으므로 각 가정에서 부모가 가르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위의 세 가지 이유가 인터뷰에 초대받지 못하는 가장 일반적인 경우에 든다. 만일 자녀와의 대화에서 위의 세 가지 상황이 감지된다면 과감하게 현재의 삶의 패턴을 버리고 본인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추구해야만 한다. 운이 좋다면 그 보완책이 이번 사이클에 의대에 합격하게 도울 것이다. 설혹 그렇지 않더라도 10 개월도 안 남은 다음 사이클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게 해 주리라 믿는다. 내년이 되어 문제점을 찾는다면 아마도 다시 실패하는 입시를 겪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올 8월에 의대 신입생이 된 학생들 중 세 번 이상 혼자서 실패하다 필자를 찾아와 도움을 받은 학생이 2명이나 된다는 사실이 기쁜 일인지 안타까운 일인지 잘 모르겠다.

 

9월에 점검하여 보완을 시작하는 것은 성공적인 의대입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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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윤  |  의대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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