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대 진학을 위한 인터뷰 초대의 의미

남경윤의 의대칼럼

미국의대 진학을 위한 인터뷰 초대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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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로부터 인터뷰 초대, 즉 II(Interview Invitation)을 받았다는 의미는 굉장히 크다. 그 학생의 인생이 객관적으로 높이 인정받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진학하기 어렵다는 미국의대가 관심이 있어 만나보자는 초대장을 보냈으니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노력에 대한 찬사를 들은 것이다. 

 

하지만 II를 받은 것은‘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질문한 가정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듯 싶어 조심스럽지만 인터뷰의 정확한 의미를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므로 객관적 사실을 전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의대 인터뷰에 초대받았다면 거의 합격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이다. 

물론 합격에 한걸음 가까이 접근한 것은 맞지만 '거의 합격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자료인 2017년 의대 신입생 분석자료를 각 의대별로 간략화시켜서 전달하자면, 약 10:1이 넘는 경쟁을 이겨내고 인터뷰에 참여하게 되면 그후 약 5:1의 경쟁률을 이겨내고서야 합격을 한다고 되어 있다.

 

6,337명이 지원한 밴더빌트 의대는 587명을 인터뷰에 초대했고 최종적으로 99명이 입학했다. 7,458명이 지원한 하버드 의대는 885명을 인터뷰에 초대했고 최종적으로 165명이 입학했고, 8,579명이 지원한 알바니 의대는 587명을 인터뷰에 초대했고 최종적으로 134명이 입학했다. 주립의대인 센트럴 미시건 의대에는 5,393명이 지원을 했고 그 중 423명이 인터뷰에 참여해 총 103명이 입학했고, 최고명문 주립 의대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샌프란시스코(UCSF) 의대에는 8,137명이 지원했고 505명만이 인터뷰에 참여해 최종적으로 161명이 입학했다. 

 

5군데의 사뭇 다른 처지의 의대들의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그 편차가 제법 크긴 하지만 아주 극단순화 시킨 평균값을 알아보면 7,180명이 한 의대에 지원하면 그중 597명이 인터뷰에 초대되고 최종적으로 132명이 한 의대에 입학한다고 나오고 있다. 

 

다시 극단순화시키자면 원서를 낸 10명 중 1명만이 인터뷰에 초대되고 인터뷰에 다녀온 5명 중 1명만이 의대에 입학한다는 수치를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열에 하나와 다섯에 하나 이론은 의대마다 다 다른 조건을 무시하고 극단순화시킨 수치이므로 특정 의대의 정확한 통계는 MSAR(Medical School Admission Requirements)를 참고하기를 권한다. 

 

자, 그러므로 인터뷰에 초대되었다는 사실은 자랑스러운 일이 맞다. 아울러 진짜 경쟁은 이때부터 시작된다는 것도 인지해야 하겠다.

 

각 의대는 인터뷰에 초대하는 기준이 각양각색이다.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은 영어 독해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절대로 합격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나머지는 참 다양한 기준이 적용된다. 

 

하버드 의대에 합격했다고 해서 UCSF에도 쉽게 합격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굳이 HMS와 UCSF를 비교한 이유 중에는 UCSF가 캘리포니아 주립의대이기 때문이다. 

 

주립의대에는 그 주의 주민인 학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과 더불어 주립의대이다 보니 전 세계를 돌보고자 하는 학생보다는 해당 주의 주민들을 돌보고자 하는 기본적인 성향이 있는 학생이 유리하다는 점도 참고할 사항이다. 또한 합격을 시켜도 해당 의대에 입학할 확률이 지극히 낮은 학생은 아예 인터뷰에 조차 부르지 않는 경향도 있다. 올 의대입시에 임한 필자의 제자들 중 아주 좋은 결과를 예상하고 있는 학생들은 벌써 보스턴 의대(Boston University Medical School)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럴 줄 알면서도 왜 BU 의대에 지원했는지 문의하는 부모들도 있기에 부연설명하자면, 지원할 학교를 선정할 때 의도적으로 BU를 포함시키곤 하는데 이 학생들이 BU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으면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는 중간점검을 하기 위한 포석이다. 필자가 학생들을 지도함에 있어 몇 가지 중간 점검을 통하는 요령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 되겠다. 

 

아무튼 지원한 모든 의대로부터 인터뷰 초대를 받는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처음부터 요행수를 바라는 일이라고 생각하자. 나를 좋아해 주는 의대 5군데 인터뷰에만 참여할 수 있다면 그중 한 군데는 분명히 합격할 것이라고 믿고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극단순화시킨 통계의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독자도 있겠지만 5군데 인터뷰에 다녀오고 의대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이라면 아마도 영어발음이 너무 안 좋아서 그 학생을 인터뷰한 교수가 그 점을 지적한 경우라고 보면 된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병장제대 이후 미국에 유학와서 학부생활부터 다시 시작한 필자보다도 영어발음이 더 안 좋은 한인 프리메드 학생들이 제법 있다. 요즘처럼 인터뷰 준비를 집중적으로 시키는 시기에 영어발음이나 표현법을 잡아줘야 하는 학생들이 남들보다 더 인터뷰 내용에 신경을 쓰게 되는 이유가 바로 그들은 발음만으로도 남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의대 인터뷰에 초대받으면 기뻐할 일이니 자녀들의 노고를 치하해 주자. 하지만 냉정하게 진짜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선별되는 32개국에 포함되어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것도 참 힘든 일이다. 오죽하면 전통적인 축구강국인 이탈리아가 2018년 월드컵 본선에도 못 올랐겠는가? 하지만 절반의 확률인 16강에만 올라도 경사라고 할 정도로 예선을 통과한 국가들 간의 경쟁은 치열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터뷰 초대를 받았다면 본선에 오른 셈이고 이제부터 나보다 준비가 덜 된 학생은 없다고 생각하자. 

 

"내가 누구"이고 "왜 의사가 되고자 하는지"에 대해 솔직하고 냉정한 준비를 해야만 끝에 가서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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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윤  |  의대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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