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대 진학을 위한 비법

남경윤의 의대칼럼

치대 진학을 위한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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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진학을 위한 비법 아닌 비법들은 이미 넘치게 공개했으나 치대 진학에 대한 얘기가 부족하다는 여러 가정의 지적에 따라 오늘은 치대 진학에 도움이 될 만한 얘기들을 해보려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말해온 바와 같이 의대와 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의 마음가짐은 오직 환자만 바라봐야 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므로 굳이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고 믿지는 않는다. 그래서 필자의 제자들 중에 현재 NYU 치대에 다니는 학생에게 부탁을 했다. 치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치대 생활의 현실과 입학준비를 위해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써서 보내 달라고 부탁했고 그 학생은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왔으므로 여러 가정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저는 지금 NYU 치대 1학년을 다니고 있는 Korean-American 학생입니다. 치대 공부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냥 할 게 정말로 많아요. 그 누구든, 하루에 앉아서 8시간 이상 수업 끝나고 공부할 마음을 먹으면 누구든지 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대의 trap은 lab 시간입니다. 특히 NYU 치대에서는 그렇습니다. NYU는 general dentist (특별히 전문 분야를 택하지 않고 웬만한 치술을 할 수 있는 치과의사)를 최대한 배출해내고 싶어하는 학교입니다 (제 생각에는). 그래서 처음부터 학생들에게 wax-up (양초 녹여서 이빨 모형 만드는 것)과 drilling 기술들을 가르치는 랩 시간이 1학년 1학기부터 있습니다. 손재주가 빠른 사람들은 빨리 익히는 기술들이지만 손재주가 상대적으로 느린 사람들에게는 힘든 시간이 될 수 있지요. 그렇다고 선생님들이 야무지게 가르쳐 주나요? 아닙니다. 한 학년에 380명 정도 있는 학교에서는 어림도 없는 소리입니다. 저도 금손은 아니지만 호기심이 많고 흥미를 빨리 찾아서 더 노력하게 되면서 아직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익히긴 하였습니다. 각 lab 시간마다 선배 TA들이 도와주는데 항상 물어보고 더 배우려고 하여서 도움이 되는 tip들은 다 흡수하고 별로 맞지 않는 tip들이나 엉터리 조언은 걸르면서 수업을 다니고 있습니다. 주말에도 lab이 문을 열어서 시험기간 피해서 연습하러 온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선배들에게 인사 열심히 하면서 틈틈이 lab에서 잘할 수 있는 tip들도 미리 물어보고 말씀 주시면 잘 새겨 듣고요. 이 lab 시간을 잘못 보내면 공부하고 외워야 되는 시간에 따로 lab에 들어가서 연습을 더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는 힘들 수 있습니다. 특히 2학기 때 practical들을 보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점수에 큰 반영되어서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요. 제가 권하고 싶은 것은 dental shadowing도 중요하지만 혹시 dental tech lab에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꼭 잡으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아주 단순한 철자오류를 제외하고는 필자가 전혀 손대지 않고 학생이 보내온 원문 그대로를 소개하므로 "금손"과 같은 표현이 나오지만 누구라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진솔하고 생생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의 내용처럼 치대공부 자체가 어려워서 힘든 일은 없다. 의대공부와 마찬가지로 공부할 양이 엄청나게 많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학생으로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일이 익숙한 학생이라면 무리없이 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치대생으로 아니 치대 지망생으로서 꼭 챙겨야 할 사항으로 '빠르고 좋은 손재주'를 이 학생은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정기적으로 다니고 있는 치과에는 해당 치과의사가 만들어 놓은 레고 작품들로 온통 장식이 되어 있고, 또 다른 치과의사인 필자의 대학 선배는 손재주가 녹스는 걸 방지할 겸 취미생활로 클래식 기타를 손에 달고 산다. 손재주 함양은 치과의사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라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사항인데 앞에서 소개한 치대생의 편지에서도 그 중요성이 대단히 강조되어 있으니 모든 가정에서 꼭 주지하기 바란다.

 

여기서 손재주보다 더 중요한 한 가지를 다시 짚고 가고자 한다. 치대 공부가 어렵지는 않지만 할 게 정말로 많다는 학생의 말에는 영어 독해력의 중요성에 대한 뼈저린 소감이 깃들어져 있다. 이 학생도 필자의 지도를 받던 시절에 독해력 증진이라는 절대절명의 과제를 놓고 많은 시간을 투자한 적이 있었고 이 글에는 적혀 있지 않지만 필자와의 통화에서는 그 때 그 시간이 없었더라면 현재 그 많은 양의 공부를 하기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그 때 그렇게 영어 독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줘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다. 치대생도 그렇게 느끼는데 의대생이야 말할 것도 없이 더 뼈저리게 느끼는 사항이다. 많지는 않지만 필자와 함께 준비하여 최고의 데이터 분석학 과정이나 MBA 과정에 입학한 소수의 비 의학관련 대학원 전공자들도 필자가 특히 독해분야를 강조했던 이유를 실제로 대학원에 진학하고 나서 한 번 절감했다고 한다. 실제 본인의 전문분야에서 활동하며 남들보다 많은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습득하는 자신감에서 오는 장점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며 필자 곁을 떠난 지 10년이 훨씬 지나고 나서도 연락을 해오고 있으니 필자가 참 잘했다고 믿게 된다. 어려운 것 아니다. 미국에서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가로 살아갈 우리 한인 2세 학생들이 제대로 된 영어 독해력을 갖춘다면 그들이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성실함과 영민함으로 그들이 원하는 삶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영어 독해력이 오늘 소개한 학생처럼 한글을 적을 줄 아는 학생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학생이더라도 부모가 영어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자녀와 해주지 못한 모든 가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우리 한인사회의 약점이라는 점을 인지하기 바란다. 이미 어려서 도서관에서 살게 한 가정에서는 해결한 문제점이고 다음 세대에서는 분명히 나아질 점이지만 일반적으로 2018년의 한인사회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고 풀어야 할 숙제이다. 하버드 대학에 다니는 우리 한인 2세나 유학생들도 다른 하버드 대학생들에 비해 이 영어 독해력에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이야기이지 우리 한인학생들이 글도 못 읽는다는 얘기가 아니다. 지금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는 내 아이에게 영어로 세상을 가르치지 않았더라도 내 아이는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가정의 자녀가 바로 문제가 심각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굳이 의대나 치대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챙겨주자. 한국에서 자란 학생이더라도 각자 다른 한국어 독해력을 갖추듯 미국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영어 독해력이 저절로 뛰어나 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제발 잊지 말자.

 

이 학생의 편지에서 대인관계과 사회성의 중요성이 충분히 강조되어 있다고 느끼는 현명함이 바로 여러분의 뛰어난 독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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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윤  |  의대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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