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의대교육에 관련된 정황

남경윤의 의대칼럼

2019년도 의대교육에 관련된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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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냉정하기만 한 의대입시에 임하는 수험생들은 정부 정책이나 의대들의 정책이 바뀌거나 바뀔 기미만 보여도 긴장하며 주시하게 된다. 해가 바뀌면서 시행되는 새로운 정책이나 기준들에 따라 그에 따른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당연한 일이므로 매년 이맘 때면 올해는 어떤 정책이나 입법사항이 소개되고 있는지 관심이 쓰이게 되니, 2019년 의대입시에 영향을 미칠 주변환경에 대해 알아보자.

 

필자가 반복적으로 소개하고 있고 최근 들어 가장 주시하고 있는 사항은 레지던시 교육에 대한 연방정부의 자금지원에 관한 것이다. 10년 전에도 예견되었던 의사 부족현상에 대한 궁극적 해결책은 레지던시 교육과정에 대한 문호를 넓히는 일이다. 의대가 더 많아져야 의대 졸업생이 늘어나고 그 다음 단계로 그들을 제대로 레지던트로서 교육시켜 현장에 투입할 수 있어야 의사 부족현상이 궁극적으로 해결된다. 

 

사실 의대를 늘리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레지던시 교육기회를 늘리는 것은 더 힘든 일이다. 현장에서 직접 가르칠 전문의가 확보되어야 하고 가르칠 병원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이게 모두 금전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지난 20년간 진전이 없었다. 의대 숫자는 그 시간 동안 약 30여 곳이 늘어났으니 절반은 성공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의대 졸업생이 4,000명 이상 늘어난 것에 비해 이들을 교육시킬 병원(Teaching Hospital)에서의 레지던시 포지션이 제자리 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오히려 의대 졸업생들이 전공의 교육을 받기 위해  병원에 취업하는 과정인 레지던시 매칭만 힘들게 만들었으므로 더 안 좋아진 상황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의사로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서는 의대만 졸업해서는 불가능하다. 의대를 졸업한 의학박사는 전문의의 지도와 감독하에 전문 분야별로 정해진 시간만큼의 교육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이 레지던시 과정이다. 이 레지던시 과정을 마쳐야만 비로소 개업도 할 수 있고 계속 큰 병원에 남아 휄로우 과정을 거쳐 의대교수로 활동을 할 가능성도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사로서 환자를 돌보며 살아가는 준비를 하는 과정 중에 가장 궁극적이고 중요한 순간이 

'레지던트로서 어떤 병원에서 트레이닝을 받느냐'는 것이고 원하는 레지던시 과정에 취업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의대생 시절이라고 보면 된다. 

 

즉, 좋은 의대에 진학하고자 노력하는 이유는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원하는 레지던시 매칭에 도전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한국에 계신 할머니도 이름을 알만한 명문의대에 가야 온 가족이 어깨에 힘주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온 가족이 자랑스러워 하는 일을 하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지만 의대 진학이 마지막 관문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히 알아야 하겠다. 

 

마치 명문대학에 진학한다고 해서 의대 진학이 보장되지 않듯 명문의대에 진학한다고 해서 최고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 교육받을 기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확률적으로 더 나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마치 대치동에 살면 더 좋은 교육환경에 처하는 것이 사실일 수 있지만 더 많은 노력을 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무튼 의대에 합격하는 순간부터 레지던시 매칭을 준비하는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것이 의대생의 숙명이라는 것은 이제 모두 충분히 인지하리라 믿는다.

 

이 레지던시 교육과정을 의대 대학원 과정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표현을 한다. 레지던시 교육과정은 GME(Graduate Medical Education)라 불리며, 각 분야에서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의대를 졸업한 새내기 의학박사들에게 의학의 전문교육을 시키는 과정이다. 인턴, 레지던트, 휄로우들이 바로 이 GME 과정에서 교육받고 있는 학생이라고 보면 된다. 조금 무리는 있지만 직역하자면 의학 대학원 교육과정이라고 번역할 수 있으므로 약 2년 전 칼럼에서 메디컬 스쿨을 굳이 의학 대학원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지 않으니 그저 의대라고 부르기를 권했던 이유이다. 

 

오늘 강조하는 내용은 GME 과정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금을 늘려서 향후 5년간 15,000 개의 레지던시 자리를 새롭게 창출하자는 "Resident Physician Shortage Reduction Act of 2017"이 공화/민주 양당 의원 25%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발의되었으나 아직도 2019년 1월 현재 표결에 붙여지지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4년전 $29 빌리언이었던 NIH(National Health Institute) 기금을 현재 $39 빌리언으로 늘리도록 의회가 허용한 것과 대비되는 현상으로 $1 빌리언이 한화 1조원이니 4년새 의학연구기금이 한화로 10조원이 넘게 늘어났다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그러나 이 소식이 그저 기쁘기만 한 소식이 아닌 이유는 전공의 교육에 쓸 기금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PSLF(Public Service Loan Forgiveness) 제도를 없애려고 시도하는 의회의 움직임도 있었으니 암울한 얘기다. 이 PSLF 제도는 의대 졸업생이 무의촌 보건의로 근무하는 등의 공익에 부합된 근무를 하면 의대 학자금 채무를 탕감해 주는 제도인데 이를 없앤다는 의미는 보건소 의사를 해도 경제적 이득이 없으므로 일자리를 못찾은 의사는 더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조짐이다.

 

전공의 교육비 지원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연구 기금은 활발히 지원되고 있고, 무의촌 의사확보를 위한 기금은 위태롭다. 이 상황을 해석하자면 능력이 뛰어난 의대생은 연구 기회가 점점 더 늘어나니 레지던시 매칭의 기회도 훨씬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가까스로 의대에 진학한 학생은 의대 졸업생이 늘었으므로 레지던시 매칭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뿐 아니라 학자금 탕감의 가능성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취업난이 심해지면 뛰어난 취업 준비생보다는 준비가 상대적으로 덜 된 취업 준비생이 더 힘들어지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게 2019년 현재 미국 의료교육 현장의 현실이다.

 

그러므로 영어 독해력을 증진시켜야만 한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강조했고 이유도 반복적으로 설명했다. 매력적인 의대생만이 뛰어난 레지던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하고 마무리는 영어 독해력을 증진시키라는 필자의 조언에 무심한 학생들도 의대 2학년생이 되면 절감할 것이다. 단지 그때 깨우치면 늦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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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윤  |  의대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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