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진학에 운동경력이 미치는 영향

남경윤의 의대칼럼

의대 진학에 운동경력이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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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메드 학생이 운동할 시간이 어디 있겠냐는 생각을 하는 부모나 학생이 제법 있다. 자녀를 필자에게 맡겨 의대 진학을 준비시키고자 필자와의 인터뷰에 데리고 오는 부모 중 대부분은 자녀가 인터뷰를 통과해서 필자의 학생이 되기로 결정하는 순간 자녀에게 더 이상 운동하느라고 시간 낭비하지 말고 남 선생님과 상의해서 열심히 의대 진학준비를 하라고 덕담을 하는데 이 훈훈한 분위기를 깨는 건 언제나 필자의 몫이다. 하던 운동을 계속 열심히 하면 의대 가는데 큰 도움이 되니 공부도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지만 할 수 있다면 운동도 열심히 하라고 말하니 부모의 입장이 어색해지는 것이다. 모든 학생이 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시간안배를 잘하는 학생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므로 할 수 있는 학생만 하라는 것이고 의대에서도 그런 점을 너무 잘 알고 있으므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좋은 결과를 낸 학생들을 선호하고 있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하기 전에, 운동이 아니라 그만 두어야 하는 대상이 되는 학생도 있고 드물지만 게임이 그 대상이 음악이 되는 프리메드 학생도 있다. 하지만 굳이 운동을 예로 드는 이유는 음악활동이나 그 외의 어떤 특별활동보다 실질적 이득이 되는 특별활동이 운동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학생은 더 나은 체력을 갖게 되겠고, 그 체력은 의대 진학을 준비할 때에도 도움이 되고, 의대에 진학해 엄청나게 많은 양의 공부를 할 때에도 필요하고, 몸이 상당히 고달플 레지던시 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하던 운동이 있다면 당연히 계속 하라고 독려하는 것이다. 

 

시간관리능력을 확실하게 인정받는 효과도 생긴다. 학생이 하는 운동의 종류가 무엇이든, 학교를 대표해서 하고 있든 아니면 취미생활로 하고 있든, 그 단체의 대표가 되어 하고 있든 아니면 일반 멤버로 하고 있든 그 운동을 꾸준히 즐기며 다른 구성원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지내왔다면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사고를 겸비한 젊은이로 보이고 이런 학생을 싫어할 의대는 없다. 

 

게다가 그 운동이 단체운동이라면 팀웍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갖추고 있다고 판단되는 효과도 있다. 물론 팀웍의 중요성은 리서치 경험을 통해서도 보일 수 있지만 운동에서도 보이고 리서치 경험에서도 보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개인운동이라도 상관없다. 강한 의지와 성실성은 어떤 스포츠맨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특성이라는 것을 모를 사람은 없다. 강한 의지에 인내력을 갖추고 성실하게 임한다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는 것이 의대교육의 특성이다.

 

하지만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크지 않다. 타임 매니지먼트 능력을 높이 사주는 이유는 공부할 건 당연히 다 하고서 운동도 열심히 했기 때문이지 운동만 하고 공부는 등한시했다면 의대에 진학하는 건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전업 학생이 공부를 등한시하는 걸 이해해 주고 긍정적으로 바라봐 줄 전문교육기관은 없다. 의대도 그런 전문교육기관 중 하나일 뿐이지 의대만이 학습능력을 중요시하는 건 아니다. 자신의 본업인 학업을 등한시 한 학생은 책임감도 없고 인내력도 부족해 보인다. 부모도 인정해 주지 않고 주변의 친구들에게도 능력 있는 모습으로 대접받지 못하며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학습능력이 남들보다 부족하다면 휴학을 해서라도 선행학습과 부족한 부분을 챙기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성의라도 보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뛰어난 두뇌를 갖고 태어나지는 않지만 누구라도 확실한 목적과 그 목적을 세우게 된 동기가 강하게 부여되어 있다면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할 수는 있다. 물론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학생이라면 그것도 어려울 수 있으니 가장 중요한 부분은 건강을 챙기는 것이다. 체력이 안 받쳐 준다면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런 경우라면 당연히 휴학하고 건강을 챙긴 다음 학교로 돌아가는 것이 맞다. 휴학하기 주저된다면 수업을 조금씩 들으며 긴 싸움을 준비하는 것이 맞다. 건강을 증진시키는 일에 먼저 시간을 투자하고 남는 시간에 공부하는 게 맞다. 10년이 걸려도 의대에는 갈 수 있지만 20대에조차 건강하지 못한 학생이라면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고 그 포기대상 중에는 의대도 포함될 확률이 높다.

 

명석한 한인학생들의 전형적인 모습 중에는 공부할 시간이 조금 부족해야 성적관리가 잘 되는 모습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운동에 할애하는 시간은 걱정이 없다. 피곤해서 공부가 되겠냐고 걱정하는 부모들도 20대 초반에는 중년이 된 지금과 달랐다는 것을 상기하자.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고도 학교로 돌아가서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 정도까지 심각한 운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단지 필자와 함께 노력해서 최고명문 의대에 진학한 학생들 중에는 MIT 테니스 챔피언도 있었고, 하버드 축구선수도 있었으며, 복싱을 즐기던 여대생도 있었고, 주짓수 동호회장도 있었다. 수영선수 출신과 아이스하키 선수생활을 했던 학생도 흔하고 럭비선수로 활동했던 여학생도 있고, 마라톤을 수차례 완주한 학생들도 여럿이고, 대학생활 4년 내내 단 하루도 한시간 이상 근력운동을 하지 않고 보낸 적이 없는 학생도 있다. 이들 대부분이 4.0에 가까운 학점을 유지하며 리서치와 봉사는 기본이고 자신만의 또 다른 관심영역을 탐구하고 즐기며 대학생활을 했고 원하던 의대에 진학했다는 것이다. 운동 외에도 코넬 힙합클럽 회장과 콜럼비아 힙합클럽 회장도 있었고, 브라운에서 4년 내내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고 명문의대에 합격한 학생도 있듯 자신만의 관심분야에 시간을 쏟는 학생들이 아끼는 시간은 공부하는 시간이 아니라 자칫 술자리에 뺏겼을 시간을 아끼게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운동을 제대로 안 하며 성적관리가 안 되는 학생들을 분석해 보면 술자리에 할애하는 시간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으니 운동을 하라고 권하는 것이 휠씬 안전하고 건설적인 대학생활을 하게 만드는 조언이다.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지만 의대에서도 좋아하는데 운동을 그만 둘 이유는 찾기 어렵다는 것이 필자가 10년 넘게 "미국에서 의대 보내기"라는 칼럼을 쓰면서 얻은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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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윤  |  의대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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