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가 잘 된 학생의 의대 인터뷰 초대 현황

남경윤의 의대칼럼

준비가 잘 된 학생의 의대 인터뷰 초대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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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가 잘 된 학생이더라도 지원한 모든 의대에서 인터뷰 초대를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최소한 필자가 지난 10여 년간 의대에 진학시킨 수백 명의 학생들 중 단 한 명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지원한 모든 의대에서 인터뷰 초대를 받지 못했으니 감히 단언할 수 있다. 

 

예외적인 그 한 학생은 10년 전쯤 필자가 완벽하지 못하게 지도해서 발생한 웃지 못할 촌극이므로 일반적인 경우에 해당되지 않으니 무시해도 좋다. 학생이 워낙 뛰어나므로 단지 8개 의대에 지원하게 지도했는데 다행히 모든 의대에 합격했고 본인이 원하던 의대에 진학했으나 그 이후로는 절대로 그렇게 지도하지 않고 있으며 그 이유는 잠시 후에 설명하겠다.

 

2019년 8월 신입생을 선발하는 2019 의대입시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3월 1일에 하버드 의대를 포함한 모든 의대가 합격생을 발표한 상태이다. 

 

10월 15일에 첫 합격자 발표를 하는 순간부터 현재까지 숨막히는 긴장 속에 진행되고 있는 이번 사이클도 희비가 교차하고 있겠지만 아직 원하는 의대에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은 물론이고 다수의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도 궁금해하는 사항이 있다. 

 

다른 학생들은 과연 얼마나 많은 의대로부터 인터뷰 초대를 받았고 그 중 얼마나 많은 의대에 합격을 했을지에 관한 궁금증이 바로 그것이다. 3달 후에 시작되는 2020년 의대입시 사이클에 지원할 학생들의 궁금증은 그 누구보다 클 것이고 아직 어린 고교생들조차 궁금해할 이 점에 대해 확실한 설명을 할테니 정확한 현실을 파악해 두면 마음을 다치지 않을 것이다.

 

일단 각 의대는 어떤 학생들을 원하는지 확실하게 알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자. 성적이 너무 안 좋은 학생을 안 좋아하는 의대가 있듯 성적이 너무 좋은 학생을 안 좋아하는 의대도 있다는 의미이다. 성적이 너무 안 좋은 학생을 안 좋아하는 의대는 많다. 얼마나 안 좋은 성적까지 받아주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보니 최상위권의 의대에 지원하고자 하는 한인학생이라면 3.9가 안 될 경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괜히 돈만 낭비하고 마음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사이클에 의대에 도전했다 단 한 곳의 의대에도 합격하지 못했던 학생을 도와 이번 사이클에 다수의 의대에 합격하게 했는데 이 학생이 합격한 의대는 중하위권 의대들이다. MIT라는 우수한 대학에서 상위권으로 보일 수 있는 학점이지만 내용을 보면 과학과목에서 많이 힘들어한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이므로 사실 그 성적으로 의대에 합격한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인터뷰에 초대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학생이 재수하는 기간동안 워낙 환자들을 도우며 보낸 시간이 많다 보니 결국 의대에 합격하게 된 것이다. 이 학생이 작년 6월에 의대에 지원할 당시 학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컬럼비아 의대도 꼭 지원하고 싶다고 해서 처음에는 쓸데없는데 돈 낭비하지 말라고 했으나 재차 컬럼비아 의대를 언급하며 부모님의 강력한 희망이라고 하기에 허락했다.

 

하지만 한인학생이 3.9가 안 되는데 탑 10 의대에 합격할 확률은 극히 드무니 나중에 마음을 다치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이 당부는 필자가 지도하는 학생들처럼 다른 학생들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며 지원하는 학생들에게도 적용되니 일반적인 경우에도 참고했으면 좋겠다. 

 

그 반대로 성적이 너무 좋은 학생을 안 좋아한다는 사실도 존재한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많은 의대들은 '너무 우수한 학생은 선발을 해도 끝내 해당 의대에 진학하지 않는 사실'을 수십 년간 반복적으로 겪었기에, 뽑아도 안 올 학생은 뽑지도 않는다는 의미이다. 

 

몇 번 예를 들었지만 보스턴 의대는 아주 뛰어난 학생은 애당초 불합격 처리를 해버리는 경향이 있으며 그 이유가 오지 않을 학생에게 자리를 낭비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라고 소개한 바가 있다. 자존심을 지키는 의대 고유의 문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통계학적 선발기준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이번 사이클에 필자가 지도한 학생들 중에는 보스턴 의대가 합격시켰지만 UCSF 의대를 비롯한 명문의대들에 또한 합격했으며 당연히 하버드 의대에도 합격하리라 예상되는 학생도 있으니 BU 의대에 합격했다고 더 이상 좋은 의대에 합격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 단지 진작에 불합격 소식을 들었다고 의아해하거나 불안해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알려주는 각 의대별 학생선발 기준의 일부일 뿐이다.

 

현재 하버드 의대에 재학 중인 A학생은 하버드 의대 외에도 쟌스 합킨스 의대와 스탠포드 의대에도 합격했을 정도로 준비를 잘했던 학생이지만 듀크 의대에서는 인터뷰 초대조차 받지 못했었다. 각 의대별로 학생 선발의 기준이 명확하다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있다. 바로 이런 현상 때문에 3.9 이상의 학점을 유지한 학생들이 단 한 군데의 의대에도 합격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성적이 좋은 학생을 좋아하는 의대의 선발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성적이 좋은 학생을 안 좋아하는 의대의 선발기준에도 부합되지 않는 어정쩡한 경우가 되겠다. 이래서 10년여 전에 한 학생을 8군데의 의대에만 지원하게 했던 것은 최선책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요즘의 필자는 한인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하버드나 MIT 등의 경우에 같은 학년의 4.0 학생을 여러 명 지도하지 않으려고 제한적으로 학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리 열심히 지도해도 한 대학에서 한인학생 한 명이 하버드 의대에 진학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하버드 MBA는 일년에 1,000명에 가까운 학생을 받아들이지만 하버드 의대는 일년에 총 165명의 학생만 받아들이고 그 중 한인학생은 평균 약 5명 남짓이니 하버드, MIT, 프린스턴, 컬럼비아, 유펜, 브라운, 다트무스, 쟌스 합킨스 등의 명문대학 출신의 한인학생 한 명씩만 가기에도 모자란 자리를 놓고 하는 경쟁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모든 의대가 동일한 기준을 갖고 학생을 선발하지 않기 때문에 의대에 지원할 때는 자신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여야 한다.

 

너무 비현실적으로 상향지원을 해도 무의미하고 너무 하향지원을 해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데 수십 곳에 지원하므로 학교를 마구 선정해도 된다는 마음가짐은 참혹한 결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원한 모든 의대에서 나를 좋아해 주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좋아하는 그 의대가 나를 좋아해 주면 행복한 의대생활을 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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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윤  |  의대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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