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레지던시 매칭을 원할 때의 주의사항

남경윤의 의대칼럼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레지던시 매칭을 원할 때의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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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레지던시 매칭에서 외국 의대를 졸업한 학생들의 매칭 성공률이 너무 낮다 보니 필자는 미국에서 의사생활을 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무턱대고 미국을 벗어나 다른 나라의 의대에 진학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시간을 더 투자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으나 미국 의대의 문턱이 자신에게는 너무 높아 다른 선택을 꼭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으므로 그런 경우에 주의해야 할 사항을 꼭 집어주고 싶다. 진학하고자 하는 의대를 졸업하면 미국 레지던시 매칭에 지원할 자격이 주어지는 의대인지를 확인하라는 점이다.

 

이번 주제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질문은 아니지만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번 주제와 일치하는 한 학생의 질문을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메일 받아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현재 의대/치대 지망을 하고 있습니다. 의대를 가고 싶지만 치대로도 의사생활을 할 수 있으면 길을 열고 싶습니다. 현재 미국, 영국, 동유럽, 카리브해, 서유럽 등 전부 알아보고 정보를 찾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알아보는데 정보가 많이 없어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용을 들여 유학원에서도 상담을 해봤는데 정보가 없었습니다. 

 

경제적 문제라도 걱정없이 선택할 수 있으면 폭 넓게 학교를 찾아보겠는데 경제적인 문제도 같이 있어 학교를 찾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의사 생활을 하고 싶은 곳은 영어권 나라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영어권 나라에서 의대를 졸업하기에는 경제적 문제가 너무 커 도전해 볼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영어권 나라에서 의사를 하는 게 모든 사람의 목표라는 건 알지만…저는 꼭 외국에서 의사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길 하나는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계속 찾아보는 중입니다. 현실적인 말과 다른 길이 있다면 컨설팅을 꼭 받고 싶습니다."

 

이 학생의 메일에는 위에 소개한 부분 외에도 얼마나 절실하게 모든 옵션들을 찾아왔는지 잘 알 수 있게 하는 내용도 있었다. 본인이 피력했듯 정말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의대를 찾아본 듯싶게 동유럽과 서유럽 의대를 비교했고 우크라이나나 리투아니아 등의 나라에서 의대에 진학하는 옵션까지 고민한 흔적이 역력해 이 학생의 이메일을 읽은 후 도무지 어떤 답을 줘야 할지 한참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 아래와 같은 답글을 주게 되었다.

 

"강한 의지는 잘 느껴지지만 현실적으로 경제력이 받쳐주지 않는 상태라면 미국의대/치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합격하지 않는 한 미국 내에서 의대/치대에 진학하기는 어려울 듯싶구나. 하지만 자네가 만일 뛰어난 학습능력과 봉사정신 및 실험경험과 리더쉽을 보유한 학생이라면 유학생 신분으로도 장학금을 받으며 미국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가능하니 참고해. 뛰어난 학습능력의 기준은 한국의대에 합격할 정도는 기본이라는 의미이고 그 외에 탁월한 영어실력도 겸비해야 하겠다.

 

또 한 가지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은 의대를 선택할 때 미리 챙겨야 할 사항이다. 만일 자네가 생각하는 그 많은 나라들의 의대 중 한 곳을 졸업한 후에 미국에서 의사생활을 하고 싶다면 그 의대가 미국에서 인정해 주는 의대인지는 미리 알고 결정하도록 해. The Educational Commission for Foreign Medical Graduates (ECFMG)에서 미국 레지던시 매칭에 참여를 인정하는 의대인지를 확인하면 되니 참고해서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 최선을 다해 목표를 이루기 바란다."

 

한국에 사는 한 젊은이가 숱한 고뇌를 안고 보낸 메일에 대한 답글로는 많이 부족하지만 필자가 진심을 담아 해줄 수 있는 현실적 조언은 진학하기로 결정한 그 의대를 졸업한 후에 미국 레지던시 매칭에 참여조차 할 수 없을 때 겪을 수도 있을 그 안타까움만은 미연에 방지하도록 돕고 싶은 마음을 담은 것이었다. 이 학생이 왜 한국을 떠나려고 하는지도 모르고 어떤 이유에서 영어권 나라에서 의사로 살고 싶은지도 아는 바가 없지만 적어도 필자가 잘 아는 미국에서 의대가기와 미국에서 레지던시 매칭하기를 토대로 전해준 조언이다. 아울러 이 학생이 언급한 이 세상 모든 나라들의 그 많은 의대들에 대해 필자는 아는 바가 없다. 그저 미국에서 의사로 살아가고자 하는 학생들이 그 꿈을 이루게 돕는 멘토로 살아갈 뿐이다. 

 

질문을 했던 학생에게 꼭 필요한 답을 주지 못한 듯싶어 마음이 무겁지만 그 학생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학생들이 한국에 매우 많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적이 있어 제대로 된 지침 하나는 전하고 싶었다. 진학하고자 하는 의대를 졸업하면 ECFMG Certificate을 받을 수 있는 의대인지는 꼭 점검하여 향후 미국에서의 의사생활 가능성은 열어놓으라는 조언의 무게감은 10년이 지나서라도 누군가에게 아주 무겁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World Directory of Medical Schools, 줄여서 World Directory라고 하는 웹사이트에 가서 해당 나라를 치면 그 나라 자체에서 인정받은 모든 의대들이 뜨겠고 각 의대 링크를 따라 들어가서 해당 의대 정보 페이지에서 보이는 4가지 탭들 중 가장 우측에 존재한 Sponsor Notes라는 탭을 클릭하면 이 의대가 미국의 ECFMG(Educational Commission for Foreign Medical Graduates)이 인정해 주는 의대인지 적혀 있거나 아무 말도 안 적혀 있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만일 아무 말도 적혀 있지 않다면 그 의대에 진학해서 성공적으로 졸업해도 평생 미국에서 의사로 살아갈 가능성은 없다. 

 

외국 의대학생은 미국의사면허시험의 첫 단계인 Step 1을 보려고 신청할 때부터 ECFMG Certificate을 제출해야 하는데 재학 중인 의대가 위에서 설명한 대로 World Directory에 등재되어 있지 않거나 등재는 되었더라도 ECFMG sponsor를 받지 못하는 의대라면 Step 1 시험을 볼 수조차 없다는 의미이다. 즉, 이런 의대를 진학하는 순간부터 미국에서 의사로 살아가는 꿈은 꾸지도 못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야 하겠다는 의미이다.

 

모든 꿈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꾸지도 않은 꿈이 이루어지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니 우리 자녀들이 꿈은 꼭 꾸도록 돕자. 눈 감고 꾸는 꿈 말고 눈 크게 뜨고 꾸는 꿈을 꾸도록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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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윤  |  의대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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