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장애- 공부를 못하는 병(01)

완결된 칼럼

학습장애- 공부를 못하는 병(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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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등학교 1 학년인 은정이는 수업시간이 괴롭다.

책을 소리 내어서 읽을 때, ‘아버지’를 ‘아지버’로, ‘헬리콥터’를 ‘헤콜립터’로 읽은 적이 있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어를 뒤죽박죽 섞어서 말하는 경우는 자주 있다.

뿐만 아니라 책을 읽을 때 줄을 바꾸지 못해 자주 같은 내용을 읽곤 한다.

읽는 속도도 느리고 읽은 내용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글씨도 너무 악필이라 무슨 말을 적었는지 알기가 힘들 정도다.

그냥 말을 하면 잘하는데 글자를 적으면 엉뚱한 단어를 쓰고 철자도 많이 틀린다.

어머니가 집에서 연습을 시켜도 잘 되지 않아 고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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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습장애의 이해 

 

놀랍게도 공부를 못하는 병도 있다. 단순히 성적이 ‘좋다, 나쁘다’의 의미가 아니다. 그야말로 학습을 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이른바 ‘학습’, ‘공부’라고 하는 것은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모든 과정이 학습과 관련되어 있다. 배움, 학습은 자궁 안에서부터 시작이 되고 일생을 거쳐 발달한다.

 

만 3~5세경의 어린 아이들은 반복과 시행착오를 거쳐 배운다. 만 6~10세의 초등학생이 되면 아이들은 아직은 흑백논리로 사물을 보는데, 대개 이 때의 아동은 자신의 행동 결과를 충분히 예측하거나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청소년이 되면 인지기능이 더 섬세하게 발달하여 비판적 사고나 문제 해결, 빠른 의사결정 등이 가능해진다. 다른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고, 말이나 글로 쓰여진 지시도 이해하게 된다. 또한 다른 사람이 나와는 다른 생각이나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때도 일반적인 규칙이나 개념을 새롭고 낯선 환경에 적용하는 것은 아직 어려울 수 있다. 이처럼 아이들이 발달하면서 학습과 관련된 인지능력도 성장하게 된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능력이 필요하다. 우선 공부와 관련된 이해력, 집중력 등 지능으로 표현되는 인지능력의 발달이 중요하다. 집중을 유지하고 각성 상태를 유지하며 생각하는 기술, 문제해결 기술, 판단능력 등이 모두 인지영역에 포함된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글로 써서 표현하는 것, 숫자를 계산하고 이를 응용할 수 있는 것 등의 기본적인 과정들도 필요한 법이다. 읽기, 쓰기, 연산 등의 기초 학습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반복을 하면서 숙달되는 기간이 필요하고, 연습과정 동안 주의력과 동기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 중요한데,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는다면 다른 심리적 환경적 이유가 있는지도 찾아보아야 한다.

 

학습장애는 단순히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 공부를 ‘안 해서’ 성적이 낮은 것도 아니다. 학습장애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의욕이 있고, 지능이 낮지 않으며, 충분히 교육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안 되는’ 상태다. 이렇게 공부가 ‘안 되는’ 상태의 주요인은 글자와 숫자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측두엽, 두정엽의 발달에 문제가 생긴 것 때문으로 보인다. 단순히 심리정서적인 상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문제는 지속적인 학습에 어려움을 겪게 됨으로써 2차적으로 심리 정서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학교에 가서 배우는데 노력해도 잘 되지 않고 기본적인 읽기, 쓰기, 산수 계산에서 자주 지적당하고 야단을 맞는다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쉽게 좌절하고 실망하게 되며, 의욕이 떨어지는 모습으로 아이는 시들어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학습장애는 크게 3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읽기, 쓰기, 수학 각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들을 각각 읽기 학습장애, 쓰기 학습장애와 수학 학습장애라고 하는데 이들 중 특히 읽기 학습장애를 흔히 난독증이라고도 한다.

 

2) 학습장애아의 진단

 

① 읽기 학습장애아: 읽기 학습장애(난독증)의 경우는 글자의 해독과 내용의 이해 두 부분에서 어려움을 보일 수 있는데 글자해독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한글을 익히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보면 자음과 모음을 따로 배우면서 조합하여 글자가 되고 글자가 모여 단어가 되고 단어가 모여 문장, 단순한 문장에서 복잡한 문장의 이해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글자 인식의 과정의 초기부터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지능이 정상이고 6개월 이상 한글을 익힐 수 있는 기회나 노력을 했는데도 7세 후반까지 한글을 읽기 힘들어하는 경우, 말이 늦었거나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 통글자는 빨리 익혔지만 낱글자는 잘 습득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경우에는 읽기 학습장애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한글 습득이 늦는 경우 그냥 방치하면 초등학교 3학년 이후에는 교정이 힘들 수 있다. 또한 읽기와 쓰기가 어느 정도 좋아지더라도 읽기의 유창성 등이 떨어져 공부를 결국은 싫어하게 된다.

 

② 쓰기 학습장애아: 쓰기는 생각과 느낌을 말이 아닌 글로 표현하는 의사소통의 또 다른 방법이다. 쓰기는 기능적인 글쓰기(보고 쓰기, 받아쓰기 등)와 창조적인 글쓰기가 있다. 맞춤법에 맞게 쓰고, 글씨를 안정적이고 신속하게 쓰는 미세 운동 기술이 필요하다. 창조적 글쓰기의 경우는 내용을 만드는 언어적 사고 능력과 기억능력, 주제의 선택과 내용을 조직화하는 복합적인 문제해결능력이 필요하다.

쓰기를 싫어하는 경우, 말로 하면 생각을 비교적 잘 표현하다가 글로 쓸 경우에는 어려운 경우, 쓴 글에서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단어선택이나 문장 구성에 오류가 많은 경우, 또한 어휘력이 부족하고 단어나 글자를 쉽게 빠뜨리는 경우, 글씨가 고르지 못하고 알아보기 어렵고 비슷한 모양의 글자를 혼돈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 쓰기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간단한 주제로 작문을 하면 맞춤법이 정확한지, 글씨의 모양이나 어휘력, 쓰기의 유창성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쓰기 학습장애는 읽기 학습장애와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

 

③ 수학 학습장애아: 수학 학습장애는 연습을 충분히 했는데 연산이 느리고 부정확한 경우, 자리값, 분수와 소수의 개념을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경우,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제를 수식으로 전환하여 스스로 풀기 어려워하는 경우에 수학 학습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숫자와 덧셈, 뺄셈, 나눗셈, 곱셈 등 연산 기호에 부주의하다. 또한 수로 표현된 것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모양, 위치, 순서 등을 헷갈려 한다. 숫자와 수학부호로 이루어진 수학 문제뿐만 아니라 말이나 글인 언어로 표현된 문제를 풀 경우에도 이를 숫자로 바꾸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보인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본적인 연산에서의 실수는 감소해도 여전히 속도가 느리고 복잡한 연산에서는 문제가 더욱 커지게 된다.

 

미국의 경우 학습장애아가 될 확률은 대략 2~10%라고 알려져 있다. 1985년에 시행된 한국의 한 연구에서 서울시내 초등학교 3∼4학년 1,154명을 조사한 결과, 3.8%의 아동이 읽기 학습장애를 진단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의학적 진단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는 적었다. 한국은 공부와 성적에 관심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학습장애가 진단되는 경우는 적었는데, 이는 주로 아이의 등수에 관심이 높고 행동과 사회성 문제 등에 일차적인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또한 읽기 학습장애의 경우 단순히 한글을 아예 읽지 못하는 경우로만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학습장애가 잘 진단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민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관심의 증가로 최근 4~5년 사이에 학습장애아로 진단되는 경우가 2배가량 늘었다. 학습장애의 문제는 빨리 발견하여 조절되지 않으면 청소년기와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3) 학습장애아의 지도요령부터는 다음 기사에.....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7-08 06:17:55 김태경 칼럼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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