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기, 보기, 그리기

완결된 칼럼

만지기, 보기, 그리기

관리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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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베에는 나무로 만든 세 가지 도형이 있다 - sphere, 원기둥 cylinder, 정육면체 cube.

 

수학적 학습 접근을 하기 전에 먼저 아이들에게 상자를 열어 보여 준다. 세 개의 주머니 안에 각각의 도형을 넣은 후 하나씩 만져 보게 한다. 눈으로 보지 않고 손으로 만져 어떤 모양인지를 알아 내야 한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가득한 반짝이는 눈으로 손을 조심스레 주머니 속에 넣는다. 아주 어린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이름은 잘 모르더라도 어떤 모양인지 금방 알아 차린다.

 

손을 주머니에서 빼고 그림을 그려 보라고 하면 입체 도형인줄 당연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원 circle, 정사각형 square 같은 평면도형을 그린다. 사물을 관찰하고 그린 것이 아니라 손으로 얼른 만져 본 후, 이미 자신이 알고 있는 도형과 연결시켜 재빨리 자신 있게 그린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그 도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아니라 머리 속의 일반화된 지식에 의존하여 그린 것이다.

 

이번에는 한 손은 주머니 안에 계속 넣고 만져가며 다른 한 손으로 그리게 한다. 반복을 한다는 추가 장점도 있겠지만 촉각을 시각으로 전환시키는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다. 이 과정은 집중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보지 못하므로 상상의 요소가 가미된다는 다른 점이 있다. 또한, 감각적 감수성이 직접 볼 때와는 다른 표현력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아이들 스스로 느끼게 된다.

 

놀랍게도 아이들은 입체 도형의 모양을 피카소처럼 표현해 그린다. 아이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모양인데도 빨리 주머니 속에서 꺼내기를 좋아한다. 보아야지만 속이 시원한가 보다. 그러므로 그 다음에는 도형을 꺼내 앞에 놔두고 도형을 보면서 그리게 한다. 아이들은 만지면서 그리기보다는 조금 발전된 형태를 그린다.

 

아이들이 '연습하지 않은 어른'보다 사물의 표현을 잘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보이는 대로 그리기 때문이다. 생각과 주저함이 배제되고 단순히 보이는 것에 집중되어지는 것이다. 실체 표현의 그림은 손으로 그린다기보다는 눈으로 그리는 것이다. 이렇게 사물을 잘 관찰하고 만지고 그리는 과정의 반복을 자주 한다면 싫증이 날 수도 있겠지만 가르치는 사람이 이와 같은 기본적 의도를 가지고 재미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도입한다면, 꼭 그림을 잘 그리는 테크닉 습득을 떠나 좋은 학습 자세의 기본이 될 수 있다.

 

 

아트 즉 눈썰미 교육을 어릴 적부터 받는다는 것은 똑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그 안의 에너지를 습득하게 되어 생각의 깊이를 더해 주는 일이며, 평생 풍부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밑천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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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abgo.edu@gmail.com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1-25 07:06:59 김경희의 교육칼럼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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