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 달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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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 달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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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11개의 제각각 다른 박스 중, 1가베 상자 안에서 여러 가지 색의 끈 없는 공과 끈 있는 공들을 보게 된다프뢰벨은 구의 법칙에서 모든 물질은 점에서 시작하여 그 내재 되어 있는 힘으로 인해 구()의 형태가 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그 구의 형태는 태양 같은 천체물과 같은 액체공기와 같은 기체 등 자연 전체 모습을 포함하고 있다” 라고 말하고 있다.


아주 어린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 신기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처음에는 선과 지그재그를 그리다가 아이가 자라면서 스스로 선의 끝부분이 출발점과 만날 수 있음을 발견한다.외부 공간을 분리하는 수 많은 고리 모양을 그리다가 마침내 원을 그리게 된다.

 

원을 발견함으로써 우리는 어쩌면 우주의 질서를 갈망하는지도 모르겠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아이가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과 구별할 때 원의 발견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이렇듯 공의 모든 것을 아이들이 맘껏 탐색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라 하겠다.

 

여러 탐색 방법 중 하나로오늘은 아이들이 끈 달린 공을 하나씩 들고 열심히 돌리고 있다위로 아래로점점 세게 점점 느리게오른손으로 왼손으로다양한 변화를 느끼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그저 세게 잘 돌리기에 집중한다자신의 구심적 운동성을 공과 함께 느끼고 있는 것이다그런 후에 내가 선생님 돌리는 걸 자세히 보라고 요구한다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돌렸기 때문에 생긴 원심력의 잔상들로 아이들은 매우 놀라워한다그 모습을 그림으로 또는 말로 표현하라고 했을 때내가 경험한 아이들 모두 똑 같은 의미의 그림을 그린 경우는 없었다기본적으로 대관람차 (Ferris wheel) 모양 – 수 십 개의 공과 끈 그리고 끈을 잡은 손 – 이지만 공의 개수에 집착하여 그리거나공과 끈 보다는 돌리는 손을 크게 강조하여 그리거나 아니면 한 개의 공과 끈 만을 그리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중 자코모 발라 (Giacomo Balla)도 흐르는 시간의 표현속도의 아름다움운동성의 호기심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 했다거슬러 올라가 보면 동작이 그려진 책장을 빠르게 넘기며 보는 플립북 (Flipbook) 그림 놀이는 18세기에 영화 메커니즘으로 이어진다이 움직임에 자극을 받으면서 이탈리아에서는 자코모 발라를 포함한 미래주의라는 흐름이 생겨났다

 

새로운 문명 즉 기계산업에 영향을 받아 여러 시점에서 움직임을 파악하거나지금보고 있는 것과 과거의 기억을 같이 한 화면에 넣기면 선을 겹쳐 표현하기 등의 회화이론을 생각한 것이다아이들은 이 그림을 참 좋아한다검정 강아지의 귀 꼬리 발의 움직임그 옆에 걷고 있는 주인의 다리 또 서로 연결된 줄의 넓은 움직임을 잘 관찰하고 상상해 보기도 한다하지만 때로는 검정 톤 이라 그런지 강아지와 지네가 결합된 미래 생물이라고 하면서 이름까지 만들어 주기도 한다 어떤 아이들은 제목에서 보듯이 화가가 움직임에 대한 표현을 고민한 것 같다고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 아이들도 있다.


 

살아 있어 운동하는 모든 생물체처럼 아이들도 각자 내재해 있는 에너지가 있다각 아이들이 자신을 들여다 보고 그것을 이성적 또는 감성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공과 움직임의 요소를 빌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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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abgo.edu@gmail.com


vol.62-03112016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1-25 07:07:05 김경희의 교육칼럼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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