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2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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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주기 <다시 봄이 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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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요즘 음원차트에 장범준의 벚꽃엔딩이라는 노래가 등장해야 비로소 봄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벚꽃엔딩 훨씬 이전부터 해마다 봄이면 유행처럼 인용되는 유명한 문구가 있다. 

 

바로 영국 시인 T.S 엘리엇(Thomas Stearns Eliot)의 <황무지, The Waste Land> 라는 시의 첫 구절,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April is the cruellest month)'이다. 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1차 세계대전 이후 삶의 방향과 의욕을 잃은 채 살아 있으면서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이 사는 현대인의 황폐해진 정신세계를 묘사한 이 시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현실이 되었다.

 

오는 4 16일은 세월호 참사 2주기다.

세월호 참사는 2014 4 16일 오전 8 50분경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부근 바다에서 인천을 떠나 제주로 향하던 청해진 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전복되어 침몰한 사고다사고 발생 이틀 후인 18일 세월호 선체는 완전히 바닷 속에 가라앉았는데, 이 사고로 탑승인원 476명 중 172명이 구조되고 295명이 사망했으며 9명이 실종되었다. 희생자 대부분은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었다.


사고 발생 2년이 지난 지금 한국사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 3월의 세월호 참사 2차 청문회를 보면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3 28~29일 이틀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차 청문회를 개최했다.

 

청문회 첫째 날.

증인으로 참석한 조준기 조타수(참사 당시 직책 기준)와 강혜성 여객부 선원에 따르면 승객들을 선내에 대기시키라는 청해진해운의 지시가 있었고, 이후 조타실에 있었던 선원들은 승객 처리 방안에 대해 회의한 끝에 선내 대기시키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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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 중 : 권영빈 특조위원 -> 강혜성 여객부 직원

-오전 926분쯤 박지영이 양대홍에게 무전이 왔다고 무전기 건네고 양대홍이 CC라고 얘기했다. CC는 은어로 채널체인지 준말. 채널을 5번으로 바꾸라는 의미다. "지금 조타실인데 10분 후에 해경 올거야. 선사에서 대기하라는 지시 왔어. 추가 지시 있을 때까지 구명조끼 입히고 기다려"라고 말한거 맞나.

▶사실이다.

 

-이 얘기하고 10분 뒤 해경 왔나.

▶맞다.

 

-그럼 양대홍은 여객부 사무장인데 여객 있는 데서 긴급조치하고 활동해야 하는데 왜 조타실에 올라갔을까.

▶뭔가 전달할게 있어서거나 상황 확인하러 갔을거다.

 

-왜 채널을 바꾸라고 했을까.

▶뭔가 다른 사람이 듣지 않아야 할 말을 전달하려고 한 것 같다.

 

-선사 지시 이런 내용이 들으면 곤란한 내용인가.

▶당시 그렇게 판단했다.

 

-해경이 10분 후 도착할 거라는 사실도 양 사무장에게 들었나.

▶그렇다.

 

-증인은 양 사무장이 선사의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이거 진짜인가.

▶그렇게 전달받았다.

 

-증인은 이 사건 후에 여러번 조사받았다.

▶그렇다.

 

-이렇게 보면 사고 당일 자필진술서 쓰고 법원, 해심원, 검찰, 해경 조사받아. 이런 과정에서 양대홍 사무장에게 "선사로부터 대기지시를 받았다" 이런 얘기 한번이라도 했나.

▶없다. 특조위 조사에서만 했다.

 

-심경 바뀐 이유가 뭔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죄송함 느끼고 있다. 조사 받으면서도 조사관들이 윽박지르거나 하지않고 인간적으로 대해줘서 그런 과정에서 마음이 움직였다.

 

-선원들 퇴선한 시각이 오전 945분이다. 그 시간에도 증인은 승객들 보고 밖으로 나오지말라 방송했다.

▶그게 아니고 현재 위치에서 움직이지 말고 대기하라는 방송을 했다.

 

이 증언에 따르면 앞서 이루어진 검찰의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청해진해운의 책임은 세월호의 무리한 증·개축, 수익 증대를 위해 과적과 부실 고박(화물을 단단히 묶음) 등에만 한정됐고 정작 인명구조에 대한 결정적인 책임은 피해간 셈이 된다. 사고 당시 퇴선 안내방송만 했더라면 더 많은 학생과 승객들이 살 수 있었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기 때문이다. 선내 대기 명령의 고의성에 대한 추가조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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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둘째 날

@녹취록 중 : 권영빈 특조위원 -> 김현태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 부단장


-해양수산부와 상하이샐비지(세월호 인양업체)의 계약 조건 중에 모든 공식문서와 보고서는 국문본과 영문본을 동시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 계약 내용을 알고있나.

▶그렇게 써 있다면 알고 있다.

 

-증인! 지금 지위가 부단장 아닌가. 그런데 지금 답변은 계약서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냐.

▶그 부분은 본 적이 없다.

 

'인양 보고서 국문본 존재 여부'를 묻는 특조위원의 질문에 해양수산부 직원들의 무책임한 답변에 청문위원은 물론 유가족들도 목소리를 높여 항의했다그밖에도 기존에 나왔던 국정원이 기재돼 있는 세월호 보고계통도, 국정원 지적사항 외에 2012년 청해진해운이 일본에서 세월호(나미노우에호)를 사올 때 관련 기관 담당자들의 연락처를 정리한 문건이 제시됐다. 여기에는 '운항관리규정 심의'와 관련한 기관 인물로 국정원 서모 실장이 적혀 있다. 운항관리규정 심의는 해경과 운항관리실(해운조합), 항만청, 한국선급, 선박안전기술공단이 포함된 위원회에서 심사하도록 돼 있다. 국정원은 심의와 관련된 기관이 아닌데도 세월호 내부 문건엔 포함된 것이다. 이에 대해 청해진해운 관계자들은 "모르는 문서"라고 했다.

 

국정원과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접대 등을 해온 정황도 드러났다. 그러나 김재범 청해진해운 기획관리팀장은 "점심을 먹다 보면 서로 얼굴을 마주치게 돼 국정원에서 밥을 사는 경우가 있다.그러면 나중에 저도 사고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청해진해운의 국정원 담당자 아니었느냐는 추궁에 김씨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하자 같이 증인으로 나온 홍영기 청해진해운 대리가 오히려 반박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김씨는 또 세월호 참사 당시 국정원과 연락을 주고받은 통화기록이 나왔는데도 "통화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제1차 청문회에 이어 이번 제2차 청문회에서도 증인들의 여전한 '모르쇠' 태도는 유가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되었고, 두 번의 청문회를 거치는 동안에도 의문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았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세월호 증선 과정에서 한국선급, 해경 등의 유착이 있었고, 국정원이 선박 중·개축과 사고에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질적인 갑을관계로 인한 무책임이 사고 원인이 된 점을 확인했다. 인양 문제에서 해수부 임원이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지 말고 인양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정부가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한 데 책임과 의무를 가져 선체를 인양하라"면서 "더 많은 것을 밝히기 위해 특조위 조사권한을 강화하고 특검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사권을 가지지 못한 반 쪽짜리 특조위 활동 마저도 6월에 마무리 될것으로 보여 기한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당장 7월로 예정된 세월호 인양 이후 선체 조사도 필요한데 청문회에서 드러나듯 인양과정 역시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고있다.인양과정에서 소외된 유가족들은 지난 해9월부터 세월호 선박 인양 작업 현황을 보기 위해 사건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동거차도 산 정상에 천막을 치고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한 주요 언론의 의도적인 외면과 4.13 총선 이슈에 가려져 2차 청문회는 물론이고 세월호 2주기조차 사람들의 주목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방해는 계속 되고 있어 어버이연합,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들은 세월호 특조위 사무실 앞에서 해체를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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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416세월호 작가 기록단은 참사의 당사자이자 '사회적 화자'로 인정받아야 할 10대들의 목소리를 기록해왔고 이를 최근 <다시 봄이 올 거예요: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 이야기>라는 책으로 엮어냈다.

세월호참사 이후 6개월간 단원고 희생학생 유가족들의 기록을 함께 했으며 그 중 부모 열세명을 인터뷰하여 엮은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 출간 이후 작가단은 누구의 어떤 이야기를 듣고 사회에 전해야 할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다가 바로 세월호 참사를 직접적으로 겪은, 겪고 있는 10대들을 떠올렸다.

 

작가단은 책 발간의 취지를 ‘희생학생의 형제자매들과 참사를 겪은 단원고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에서 각각 다른 위치를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한 구조과정과 세월호 참사 이후 전 과정에서 '나이 어린 사람들'을 대하는 사회의 폭력적 태도를 경험한 이들이기도 합니다.’ 라며이들의 생생한 육성을 기록하는 작업은 이들이 단지 어른들에 의해 대변해석진단치유되는 존재이기를 벗어나 주체적인 '사회적 화자'이자 증언자가 되는 과정이리라 생각합니다.’ 고 밝혔다.

 

또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스토리펀딩을  통해 <다시 봄이올 거예요> 1권을 전국 중고등학교 도서관에 보내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4800)

 

정신의학 전문의 서천석씨는 트라우마를 이길 힘은 관계에서 온다. 안정적인 관계가 주어진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트라우마에서 자기 힘으로 걸어나온다. 지지해주는 건강한 관계의 수가 많을수록 상처도 깊게 남지 않고, 상처를 받았어도 회복이 빠르다. 결국 사람은 사람에 의해 구원받는다.’ 고 말한다

 

망각을 강요하는 부도덕한 자본의 탐욕과 생명 경시의 잔인한 ‘황무지시대에 만물이 소생하는 진정한 봄을 우리 곁에 다시 소환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들 기억의 힘 뿐인듯 하다.

 

 

Vol.65-03252016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8-10-12 09:43:55 에듀인포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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