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용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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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용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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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용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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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살고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돈을 벌어야만 한다. 어떠한 교육을 받든, 어떠한 직업을 갖든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돈을 벌고, 돈을 쓰는 경제행위를 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쓸 지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살면서 수없이 마주하게 될 ‘금융문제’ 또는 ‘경제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경제 교육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이 경제교육의 수단으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바로 용돈이다. 용돈은 경제 교육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자칫하면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으므로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지 무척 고민이 된다.

 

빌 게이츠는 2007년 한 인터뷰에서 자녀들에게 매주 1달러의 용돈을 주고 있다고 했다. 세계적인 갑부가 1달러라니 너무 적지 않느냐는 질문에 빌 게이츠는 대신 스스로 용돈을 버는 길을 마련 해주고 있다고 했다.

 

또, 용돈 교육으로 유명한 석유 재벌 록펠러 가문의 록펠러 2세는 자녀들에게 이웃자녀들을 기준으로 한 금액의 용돈을 매주 주고 용돈 기입장을 적게 하고 꼬박꼬박 검사를 했다고 한다. 방침을 잘 따른 아이에게는 5센트의 보너스를 그렇지 않은 자녀에게는 벌금 5센트를 내게 했다고도 한다.

 

빌 게이츠와 록펠러 가문의 방식만이 반드시 정답인 것은 아니다. 또 많은 아동 교육전문가들과 금융전문가들이 다양한 방식의 용돈 운용 방법을 내놓고 있으며, 거기에는 공통적인 것도 있고, 전혀 상반된 주장들도 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고, 자녀가 스스로 관리하게 하는 목적이 부모가 버는 돈의 소중함을 알고, 돈을 벌고, 쓰고, 저축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용돈에 대한 원칙을 살펴보고 내 자녀를 위한 용돈 정책을 수립해보자.

 

용돈의 5원칙

 

▲ 일찍 시작하라.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것에는 대부분 이견이 없다. 다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의견과 자녀가 요구할 때까지 시작하지 말라는 의견이 있다.

 

자녀가 기본적인 수리 능력과 화폐단위에 대한 구분을 하기 시작하는 4~5세가 되면 바로 시작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과, 그런 능력에 추가적으로 ‘돈이 내가 원하는 것을 얻게 해준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의견이다.

 

성인의 돈에 대한 습관은 이미 7세에 이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영국의 임상심리학 박사 엘리자베스 킬비 박사는 “금융 교육은 반드시 각자 적절한 나이에 시작해야 해야합니다. 돈을 셀 수 있고 가족들과 함께 돈을 토론의 주제로 삼을 수 있다면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도 말했다.

 

▲ 적당한 액수를 협상하라. 

 

아이들이 용돈을 요구하는 경우 적당한 액수를 함께 의논하라. 자녀와 합의를 하고 자녀들이 확실한 목표에 도달하거나(스스로 재정적 책임감을 보인다거나 할 때까지) 용돈을 올려달라고 협상을 요구해 올 수 있을 때까지 합의된 용돈 액수를 유지하라.

학년이 올라갈수록 용돈도 더 필요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동시에 자신을 위해 어디에 돈을 쓰는지에 대한 책임 또한 증가한다. (예; 욕실용품, 액세서리, 이때는 ‘용돈 계약’을 맺는 것이 좋다. 용돈 계약서에 용돈을 얼마나, 언제, 어떻게 줄지, 용돈을 어디에 쓸지 규칙을 정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셀룰러폰 요금을 부모가 80% 부담하면 아이가 20% 부담한다고 하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쓴다.

 

‘용돈 계약’을 맺은 초기에는 부모가 아이에게 용돈을 관리하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용돈의 지급 간격은 초등학교 저학년은 일급 또는 3일에 한번, 고학년은 주급, 중학생은 격주 또는 월급, 고등학생은 월급이 무난할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자녀가 중학생이더라도 주급으로 주다가 그 기간을 점차 늘려 나가는게 좋겠다. 또, 용돈의 액수는 자꾸 바뀌지 않는게 좋으며, 가능하면 부모 중 누구라도 한 사람에게 일임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계약서에 적힌 대로 용돈을 쓰는 법, 저축하는 법을 실천하게 하기 위해 용돈 기입장 이나 통장을 이용하도록 한다. 록펠러 2세처럼 용돈 기입장을 평가하고 왜 용돈이 모자랐는지, 왜 남았는지, 남은 돈은 어디에 쓸지, 용돈을 사용한 곳은 타당한 지 등을 얘기해 보자.

용돈을 주고 그냥 방치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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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일로부터 용돈을 분리하라. 

 

이것은 논쟁이 많은 부분이다. 많은 경우가 집안일을 한 대가로 용돈을 주어 왔고, 지금도 그런 가정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 전문가들은 이 방법의 부작용에 대해 주목하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먼저, 아이들이 집안일을 도왔을 때 보상을 받는다면, 돈이 필요할 때는 단지 집안에서 해결하면 된다는 믿음을 키우기 쉽다.

부모에게 협력하거나 도운 대가로 용돈을 주게 되면 그 기준이 너무나 불명확하고 복잡해진다. 지급이 보류되거나 지연될 경우에는 자녀가 실망감을 느낄 수도 있다.

 

또, 용돈의 여부와 관계 없이 가족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방을 정리한다거나 다른 집안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단, 여기서 집안일을 하지 않으면 용돈을 줄 수 없다는 식 의 태도는 곤란하다. 이것은 부모의 권력을 바탕으로 한 조건부 위협일 뿐이다.

 

정기적으로 정해진 용돈을 줌으로써 스스로 절제하는 능력과 목표를 설정하는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집안일을 하거나 기타 부모를 돕는 행위는 부족한 용돈을 더 벌 수 있는 기회로 활용 하게끔 하는 것이 좋겠다.

 

▲  책임과 목표를 갖게 하라.

 

용돈을 지혜롭게 소비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자녀에게 3개의 캔디자(Candy Jar)를 준다.  하나는 저축용, 하나는 소비용, 나머지 하나는 자선(기부)용이다. 스스로 자신의 용돈을 분배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용돈의 50% 는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10%는 교회나 단체에 기부를 하고, 나머지 40%는 소비하게 하는 것이다. 분배를 쉽게 하기 위해 잔돈이나 동전을 용돈으로 주는 것도 좋다. 내가 낸 몇 달러가 아프리카 어린이 몇 명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아이는 돈의 가치를 제대로 알게 되고 자긍심도 갖게 된다.

 

다음에는 50%를 꾸준히 저축했을 때보다 약간 더 높은 저축목표액을 설정하도록 독려한다. 그러면 소비하기로 한 40%의 일부를 저축에 투자함으로써 그 목표를 달성하려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예산 관리(Budgeting)의 가치와 지연된 만족감(Delayed Gratification)을 배우게 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싼 물건에 대한 욕구가 생길 수 있다.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저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당연히 결정한 저축 목표보다 큰 무엇 (예; 책, 콘솔게임기, 아이패드, 여행 등..)을 위해 돈을 쓰고 싶다는 뜻을 보일 수도 있다. 그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고, 정크푸드나 쓸모 없는 장난감에 돈을 낭비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 협박하지마라.

 

용돈으로 아이를 통제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말을 안들을 때마다 ‘용돈은 없다’ 는 식으로 대응하면 아이가 자신의 가치나 자신이 하는 행동을 모두 돈과 연계해서 생각하게 될 수 있다. 돈과 처신(행동)은 연결되어서는 안된다. 돈을 관리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아이들의 감정이나 행동을 관리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상으로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용돈의 다섯 가지 원칙을 알아보았다.

이 원칙들에 입각해서 각자의 상황에 맞는 용돈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해 보자.

실제로 조사된 미국 부모들의 용돈 정책은 앞서 나열한 원칙에 일부 부합되지 않을뿐더러, 상당부분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차이일 수도 있고, 미국만의 고유한 사회적 특성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겠으나, 교육선진국인 미국 조차도 자여의 용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널리 확산되지는 못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앞으로도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미국의 다른 부모들은 용돈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다음 자료를 참고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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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에 대한 미국 부모들의 설문조사 결과

 

▲  미국의 부모들 50%는 자라면서 용돈을 받아보았고, 60%는 현재 4세에서 17세 사이의 자녀에게 용돈을 주고 있다.

 

▲  평균적인 용돈의 액수는 연령에 따라 달라지는데 4~9세는 일주일에 4달러 10센트, 10~13세는 8달러 70센트, 14~17세는 주당 16달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 부모의 나이에 따라 용돈의 정도도 차이가 있다. 조사 당시(2013년 11월) 37세~48세 사이인 부모는 자녀의 나이에 따라 최소 5달러 40센트에서 최고 18달러 80센트를 매주 주고 있었으나, 49세 이상인(베이비붐 세대) 부모는 최소 3달러 10센트에서 최고 14달러로 더 적었다.

 

▲  용돈은 엄마보다 아빠가 좀 더 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4~9세 아이에게 아빠는 일주일에 4달러 70센트, 엄마는 3달러 50센트가 적당하다고 밝혔다.

 

▲  또 다른 특정은 빈부격차에 따른 용돈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연소득 3만 5000달러 미만 가정의 4~9세 아이들의 일주일 용돈은 4달러 10센트였고,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 가정의 일주일 용돈은 4달러 40센트로 30센트의 차이가 날 뿐이었다. 오히려 고등학교 자녀들의 용돈은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 가정은 16달러 70센트를, 중산층 가정의 부모는 17달러 30센트를 주고 있었다.

 

▲ 정치적인 성향에 따른 차이도 있었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의 부모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진보성향의 부모보다 1~3달러 정도 용돈을 더 적게 준다.

 

▲ 도심지역의 부모들은 시외나 시골 지역의 부모들 보다 일주일에 2~3달러 더 많이 주는 편이었다.

 

설문조사를 통해 분석된 미국 부모들의 용돈 정책

 

>> 용돈은 돈의 개념을 익히는 중요한 수단이다. (90%)

>> 정해진 용돈 이상을 벌고 싶다면 자녀 스스로 일해야 한다. (90%)

>> 용돈은 반드시 집안 일을 도울 때만 준다. (86%)

>> 단, 집안일을 도왔다고 용돈을 바래서는 안 된다. (73%)

>> 행실(행동, 처세)이 나쁘면 용돈은 삭감된다. (74%)

 

열심히 일하고, 무조건 아끼고 저금하면 부자가 되는 줄 알았던 산업화 사회를 살았던 부모들이 부모가 된 지금은 돈이 돈을 벌고, 아이디어가 돈을 버는 정보화 시대이다.

 

금융상품이 쏟아지며, 세계경제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가정 경제가 세계 경제의 직접적인 영 향을 받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첨단 정보화 시대에 경제 교육은 필수다. 경제학 원론이나 최신 금융상품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경제 교육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인내심과 자신감을 기를 수 있도록 변화된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경제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어린시절 꾸준히 운동을 한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도 건강한 체력을 갖게 되듯이, 어린 시절부터 좋은 경제 습관을 꾸준히 기른다면 건강한 경제 관념과 능력을 갖게 될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데니스 한 기자

 

Vol.15-201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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