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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이 들려주는 침묵의 노래

관리자 0 383 2017.10.10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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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남가주는 주위 가까운 곳에 모하비 사막이 있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하루만에 다녀올 수 있는 거리 안에서 다양한 사막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주민이라면 데스밸리 국립공원이나 죠슈아 트리 국립공원, 모하비 국립공원 등의 이름을 많이 들어보았거나 한두 번 방문해 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정작 사막 깊숙이 사람의 발길이 드문 곳을 경험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듯싶다. 

 

왜 나는 사막이야기를 하는가? 지난 10여 년간 사진 여행, 하이킹과 캠핑을 통해 모하비 사막의 여러 곳을 다니며 체험한 느낌들을 아직 가보지 않은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이다.

 

생텍쥐페리의 그 유명한 명작인 어린왕자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그리고 집이건 별이건 혹은 사막이건 그들을 아름답게 하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지내가 지금 여기서 보고 있는 건 껍질뿐이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 시절 이 글을 처음 접하였을 때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사막이란 공간이 나에게 주는 느낌이란 단순히 피상적이었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되었고 처음 몇 년간은 그저 사막이라는 곳은 나에게 삭막하고 뜨겁고 공허한 공간으로 다가왔을 뿐이었다. 처음 우연히 차를 몰고 사막 한복판을 가로질러 가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 사람은 커녕 지나가는 차 하나 보기 힘든 적막한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었고 공포심마저 들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혹시라도 전화도 터지지 않는 이런 곳에서 무슨 사고라도 나면 아무도 모르겠지라는

 

그러나 그 후 오래지 않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처음에 느꼈던 그 공허함과 적막감이 도리어 내가 사막을 자주 찾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일 년에 적게는 십여 차례, 많게는 수십 번을 때로는 지인들과 함께하거나 대부분은 나 혼자서 하는 은밀한 여행을 즐기면서 말이다.

사막에서는 모래 언덕 앉으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인가 침묵 속에서 빛나는 것이 있는 것이다.”

 

어린왕자에 나온 이 구절이 언제부터인가 몸과 마음으로 느껴지게 되었다. 우리 인간에게는 숨겨져 있는 감성이 있다고 한다. 흔히들 오감이라고도 하는데, 일상 속에서 바쁘게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감성과 오감은 많이 퇴화되어 있을 것이다.

 

사막이 주는 힘이란 바로, 숨어 있던 인간의 감성과 오감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주위 360도가 열려있는 공간, 그리고 오직 바람 소리만이 귀를 스치는 그 공간에 조용히 있다 보면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던 오감의 문이 자연스럽게 열리게 된다. 주위 사방에 보이는 것이라곤 나즈막한 잡목과 낮은 구릉들, 빨려들듯 밀려오는 저녁 노을과 완벽한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별빛들, 조용한 아침의 적막을 깨고 들려오는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 , 입 촉각으로 전해져 오는 기운을 만끽하다 보면 시간의 흐름은 사라지고 침묵은 어느새 나와 일체가 됨을 느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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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화로 대표되는 물질문명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너무도 많은 자극과 공해에 노출되어 있다. 도시의 다양한 소음들, 밤에도 꺼지지 않는 불빛, 매캐한 공기, 우리는 이러한 공해를 당연한 것으로 알고 살아 간다. 인류의 역사에서 지금의 화려하고 편안한 도시 환경 속에서 우리가 살아온 기간이 과연 얼마나 오래되었을까를 생각하다 보면, 사람들이 왜 어둠속 별을 보며 감탄하게 되고, 모닥불을 들여다 보며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지에 대한 답이 있는 듯하다. 바로 우리 몸속 DNA와 무의식 속에 오래전부터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자연의 감성이 남아있기 때문은 아닐런지.

 

인간의 숨어 있는 오감과 감성을 일깨워 주는 길이 바로 자연으로의 회귀라 믿는다. 그저 바람 소리를 듣는 일, 붉은 석양과 별을 바라보는 일 나뭇잎의 속삭임을 온몸으로 느끼는 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을 우리는 외면하고 너무 바쁘게만 살아간다.

그러면 우리에게 숨어있던 감성을 일깨우는 것이 왜 중요한가?’ 라는 질문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와 의미에 대한 질문과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인생의 목적이라 생각하는 눈앞에 보이는 더 많은 물질과 더 나은 삶을 위해 100미터를 질주하듯 살아왔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순간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자체를 있는 그대로 느끼도록 해주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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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은 그 무엇의 방해 없이 온전히 내가 나의 존재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데 바로 우리의 내면으로의 여행을 도와주는 훌륭한 공간이자 길잡이가 된다고 믿는다.

올해는 봄과 가을 2회에 걸쳐 흥사단우들이 함께 모여 모하비 국립공원 캠핑장에서 동맹수련회를 진행했다. 흥사단은 단우들과 함께 모여 심신을 수련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는데, 사막 한가운데에서 행해지는 하이킹과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나누는 토론회는 분명 흥사단의 심신수련이라는 가치에 있어서, 다른 어떤 장소보다도 그 효과가 배가가 됨을 참여한 모든 이들이 공감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어린왕자에게도 사막은 작은 깨달음을 던져주는 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다 껍데기라고. 정작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인도의 영적 스승으로 존경받았던 크리슈나무르티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아무것도 지켜보고 있지 않는다. 그리고 그 아무것도 없음 속에 모든 것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아름다음 그리고 보이지 않는 침묵 속에 빛나는 그것을 찾아 나홀로 또는 지인들과 함께 사막으로의 여행을 떠나 보시는 건 어떨지!


민상호
LA 흥사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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