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스페셜

미피(Miffy) 그리고 딕 부르너(Dick Bruna)

관리자 0 703 2017.03.01 21:27

1dd9e9806ab515e9a0334575847fcbaa_1488328
 

네덜란드의 국민 캐릭터이자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미피(MIFFY)'를 만든 딕 브루너(Dick Bruna)가 지난 15일(현지시간)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네덜란드의 출판사 메르시스(Mercis)는, 15일 저녁 브루너가 네덜란드 남서부 도시 위트레흐트(Utrecht) 의 집에서 잠자는 동안 평안하게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50개 이상 언어로 번역돼 8,500만권 넘게 팔리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미피와 딕 부르너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딕 부르너는

1927년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 주 위트레흐트 시에서 태어난 소년 헨드릭 브루너(Hendrik Magdalenus Bruna)는 출판사(A.W. Bruna & Zoon) 경영자이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항상 책과 그림을 좋아했다. 항상 자신만의 스케치북에 다양한 그림을 채워 넣으며 이야기를 만들어 붙이던 헨드릭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렘브란트와 고흐의 미술 세계에 푹 빠져 강렬한 색채의 화풍을 선호하며 유화 화가로서의 꿈을 키우게 된다. 

아버지는 출판사를 그에게 물려주고 싶어했지만 회사의 경영을 맡고 싶지 않았던 헨드릭은 아버지와의 타협을 통해 아버지 출판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게 된다. 헨드릭은 디자이너 ‘딕 브루너’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형태와 색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했다. 

 

1958년 그는 ‘검은 아기곰(Zwarte Beertje)’이라는 페이퍼 백 시리즈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오후에 텍스트를 읽고 제일 먼저 떠오른 색깔을 다음 날 아침 표지 디자인에 담았다고 한다. 종이를 잘라 붙이고,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처음에는 상당히 복잡하게 시작했다가도 최대한 단순해질 때까지 요소를 지워냈다. 1975년 그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독립하였고, 1982년까지 2000권 이상의 ‘검은 아기곰’ 시리즈 표지 디자인을 선보였다.

벨기에 작가 조르주 심농(Georges Simenon)의 ‘매그레(Maigret)반장 시리즈’의 소설 삽화 역시 그의 대표 작품이다.

                                                 

다른 작가들이 그러하듯 브루너 역시 이전의 작가들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전해지는데, 평면적인 색채와 형태가 특징인 페르낭 레제(Fernand Léger), 명확한 선과 단순한 색이 특징인 몬드리안(Piet Mondrian) 등의 작가들에게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1940년대 파리를 여행할 때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그림에 심취하기도 했는데 특히 마티스의 색종이 오리기 작업에서 가장 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후에 브루너는 “마티스는 내게 색의 사용법과 단순함을 가르쳐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영감을 바탕으로 딕 부르너만의 미니멀한 스타일이 탄생되었다.

 

미피는

큰 귀와 두 점으로 된 눈, X 표시를 한 입 등 단순한 얼굴을 지닌 미피 캐릭터는, 딕 브루너가 가족과 함께 휴일을 보내며 아들에게 토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다 떠오른 아이디어라고 한다. 큰아들 시어르크의 잠자리 동화를 위해 만들어졌던 미피는 그를 소재로 한 그림책 여러 권이 출간되고 캐릭터성이 발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드레스를 입은 4살 정도의 여자아이로 설정됐다.

처음부터 미피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니었다. 미피의 원작 제목인 네인쩌(nijntje)는 네덜란드어로 작은 토끼를 뜻한다. 영국 BBC에 따르면 ‘미피’란 이름은 미피 동화책을 처음 영어로 번역한 올리브 존스가 친근한 이름을 선택해 지은 것이라고 한다. 이후 미피는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1963년까지의 미피>

 

1963년까지는 지금의 미피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브루너는 간결한 형태와 선, 강렬한 색채의 조합이 담긴 정사각형 그림책의 틀을 완성했다. 최소한의 선과 하나 또는 두 가지의 원색을 사용하여 그려진다. 몇 가지의 색은 절대 사용되지 않는다. 또한 미피책은 각 16장의 페이지로 만들어지며, 한 페이지는 하나의 일러스트에 4줄의 이야기가 있다. 둘째 줄의 마지막 단어는 넷째 줄의 마지막 단어와 운율을 맞춘다.

 

브루너 컬러로 불리는 색들

AFP통신에 따르면 생전 인터뷰에서 브루너는 “작업을 위해 책상에 앉을 때 가끔 어린이가 서서 나를 정면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상상을 한다”며 “그래서 미피는 항상 앞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어린이들의 단순명쾌함에 나는 깊이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딕 브루너는 1953년 최초의 그림책 「사과」를 출판할 때부터 어린이의 눈에 비친 따뜻한 세상을 특유의 상상력으로 단순하게 표현해 왔다. 하지만 초기에는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데 스틸(De Stijl) 이미지가 가득한 그의 그림책에는 깊이가 있는가?”, “컬러의 대비가 강한 그의 책은 실제적 현실이 단순화된 디테일로 무마되는 것은 아닌가?” 혹은 “현실 자체를 보여주기보다 현실에 대한 관념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에 대해 브루너는 이렇게 반문하곤 했다. “왜 세상의 모든 나무들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녹색으로 그려져야만 하는가?”

그는 변화와 도전에도 성실했다. 그의 일러스트는 후기로 갈수록 성별 고정관념에서 빠져나와 여러 유형의 가족 관계, 차이와 다양성을 그리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비행사 엄마와 입양 가족의 컷에서 보듯 보수적인 시대에 활동을 시작했다는 한계를 딛고 미피를 좀 더 평등한 캐릭터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1dd9e9806ab515e9a0334575847fcbaa_1488328
 

 

그는 자신의 작업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 두 개의 검은 점(눈)과 작은 엑스(입)로 미피를 행복하거나 슬프게도 표현해야 합니다. 저는 그림 열두 개가 들어가는 책 한 권을 위해 적어도 백 개의 그림을 만듭니다.” 

미피는 시리즈를 거듭하며 스카프나 모자 등 의상 색상이 변하긴 했지만 외모는 변하지 않고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브루너는 미피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미피는 언제나 미피”라고 말한 바 있다.

미피 탄생 50주년을 맞아 2006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의 센트럴 뮤지엄에 그의 모든 작품을 담은 딕 브루너 하우스가 만들어졌다. 위트레흐트에는 그의 아들이 세운 미피 동상도 있다. 100권이 넘는 아동서를 쓰고 그린 브루너는 2016년 막스 벨트하우스 상 등 여러 상을 받았고,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도 받았다.

 

그는 또 평소 애니매이션 및 맹인 어린이를 위한 점자책 등을 발간하였고 심장병 어린이, 혈우병, 지체장애 아동을 위한 포스터, 우표, 유니세프, 적십자 활동 등의 공익 사업에도 꾸준한 활동을 했다. 

2011년 은퇴했지만 새로운 그림책을 만드는 작업을 다시 시작하는 등 은퇴 후에도 붓을 놓지 않았다.

미피의 출판사 메르시스(Mercis B.V.)의 대표 마르야 케르크호프는 성명을 통해 “지난 40년간 딕 브루너를 알고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피와 키티의 싸움

2010년 미피의 저작권을 관리하는 회사인 메르시스가  헬로 키티(Hello Kitty)로 잘 알려진 일본의 산리오(Sanrio)를 대상으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 산리오의 토끼 캐릭터 '캐시(Kathy)'가 미피의 표절이라는 것.  1976년 발표된 산리오의 토끼 캐릭터 '캐시'는 정면을 응시하는 기본 디자인, 눈과 입, 서 있는 모양새, 원피스 복장까지 미피의 닮은꼴이었다. 결국 2010년 11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법원은 이 소송에서 캐시가 미피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결, 벨기에, 룩셈브루크, 그리고 네덜란드에는 캐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산리오는 항소했지만 은퇴를 결심하고 잡음을 없애고 싶었던 딕 브루너의 요청에 따라 소송은 취하된다. 하지만  2011년 6월 회사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염려한 산리오는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지만 더이상 캐시의 캐릭터 상품을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1dd9e9806ab515e9a0334575847fcbaa_1488328
 

"나는 일주일에 7일 그림을 그립니다. 날마다 자기 예술을 한다는 건 아주 중요해요." 라고 했던 브루너는 120권이 넘는 그림책, 2,000점이 넘는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을 남겼다.

그림책 작가이며 그래픽 디자이너이면서 일러스트레이터인 딕 브루너가 어른의 시선이 아닌 어린이의 눈으로 창조한 세상 속에서 미피는 어린이들과 함께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지낼 것이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8-10-12 09:39:30 에듀인포에서 이동 됨]

태그 관련글 리스트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