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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수스는 인종차별주의자인가? Was Dr. Seuss a racist?

관리자 0 446 2017.10.28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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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된 책 

지난 28일 워싱턴포스트는 멜라니아 트럼프가 ‘책 읽는 날(National Read a Book Day.)’을 축하하기 위해 보낸 10권의 책 선물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한 초등학교 사서가 "인종주의적"이라고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6일 멜라니아 여사는 가능하면 더 많은 어린이들이 책을 읽도록 돕기 위해  교육부가 각 주별로 선정한 학업 성취도가 높은 초등학교 1곳마다 10권씩의 책을 선물로 보냈는데 케임브리지포트(Cambridgeport) 초등학교도 그 중 한 곳이었다. 이번에 선물한 10권의 책은 ‘네가 갈 곳(Oh, the Places You'll Go)’을 포함해 닥터 수스(Dr. Seuss)의 그림책 10권이다. '네가 갈 곳'은 멜라니아가 아들 배런이 어렸을 때 아들과 함께 수없이 읽었던 책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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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이미지출처=소에이로 글 중 https://goo.gl/yUDRA2 

 

 

하지만 케임브리지리포트 초등학교의 사서 리즈 핍스 소에이로(Liz Phipps Soeiro)는 멜라니아에게 보낸 서한에서 "닥터 수스의 그림책 그림들이 인종주의적 개념들을 담고 있으며 위험한 천편일률적 생각들을 포함하고 있다"며 선물을 거절했다.

 

멜라니아여사가 책 선물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국제무대에 데뷔하게 된 멜라니아 여사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미국식 학제로 운영되는 국제학교를 방문, 유치원 수업을 참관하고 교사와 교직원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닥터 수스의 책을 선물했고, 6학년 학생들과 운동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도서관에서 노래 ‘린 온 미’ 연주에 맞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소에이로는 아동 출판사 The Horn Book의 블로그에 장문의 글을 올려 멜라니아 여사의 기증을 거부한 이유를 밝혔다. 

(https://goo.gl/yUDRA2

 

그는 닥터 수스의 책 '모자 쓴 고양이'의 묘사가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에 기반을 뒀다는 일부 아동 문학 전문가들의 주장을 언급하며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라면 세계 정상급 자원과 기회를 갖고 있지 않으냐. 조금만 걸어나가면 의회 사서이자 대단한 아동 문학 사서인 칼라 헤이든 박사를 만날 수 있다. 헤이든 박사가 더 뛰어난 책을 추천해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소에이로는 또 케임브리지 지역 학교는 연간 학생당 지출 예산이 2만달러에 이르며 자신이 재직 중인 학교도 "9천권 이상의 장서와 도서관학 전공자 사서를 두고 있다"면서 굳이 이런 학교가 아닌 "벳시 드보스 교육장관의 정책으로 소외되고 악화된" 학교에 기증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필라델피아, 시카고, 디트로이트 등지의 학교들이 교육선택제와 사유화 정책으로 문을 닫고 있다며 "자신의 권한 밖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이 책을 받아야 한다고 트럼프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또 자신이 추천하는 10권의 도서를 공개했다.(https://goo.gl/Ra1pRV) 이에 대해 케임브리지 학교 당국은 성명을 내고 "사서가 학교나 학구를 대변해 기증을 받거나 거부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학교 트위터 계정을 통해 소에이로가 추천한 책들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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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출처=트위터 @Cport_Special 

 

닥터 수스는 인종차별주의자인가?

‘닥터 수스’라는 필명으로 전세계에 알려진 시어도어 수스 가이젤(Theodor Seuss Geisel, 1904~1991)은 2008년 워싱턴 포스트가 '미국 초등학교 1학년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이라고 발표한 <초록 달걀과 햄(Green Eggs and Ham,1960)>의 작가다.

해마다 3월 2일은 미국교육협회가 지정한 책 읽는 날인  '리드 어크로스 아메리카 데이(Read Across America Day)’인데 1997년부터 시작된 이 기념일은 공휴일은 아니지만 미국 전역에서 즐기는, 특히 학교 차원에서 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각종 행사가 펼쳐지는 독특한 날이다. 미국교육협회가 '범국민적 책 읽기 운동'을 위해 특별히 3월 2일을 선택한 이유는 이날이 그 유명한 닥터 수스의 생일이기 때문이었다.

 

가이젤의 고향인 매사추세츠 주 스프링 필드(Springfield)에는 그를 위한 박물관이 있다. 1800년대 지어진 스프링필드 박물관이 지난 6월 닥터 수스 박물관(The Amazing World of Dr. Seuss Museum)으로 변신한 것이다. 박물관 오픈을 기념하며 개최한 어린이 도서축제에 3명의 동화작가(Mike Curato, Mo Willems and Lisa Yee)가 참가를 거부했다. 박물관 입구 벽에 그린 닥터 수스의 그림을 문제삼았다. 

 

닥터 수스의 첫  작품으로1937년 출판된 ‘멀베리 거리에서 본것 같아(And To Think That I Saw It On Mulberry Street)’에는 중국인으로 묘사된 인물이 등장 한다. 원본에는 ‘Chinaman’으로 되어 있는데 이후 동양인을 비하했다는 항의를 받고 작가는 Chinese man으로 바꿨지만 변발을 하고 작은 눈을 가진 남자가 젓가락을 들고 걷고 있는 그림은 달라지지않았다. 이번에도 이 그림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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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이미지=springfieldmuseums.org/about/dr-seuss-museum/ 

 

북페스티벌 참가를 거부한 세 명의 작가는 벽화 속 이 그림은 적절하지않다고 주장했고 지난 5일 박물관 대변인 Karen Fisk는 이 그림을 벽화에서 삭제하고 다른 그림으로 대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14일로 예정되어 있던 축제는 취소되었다. 

 

박물관측의 성명서에는 닥터 수스의 초기 작품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고정관념이 존재하는 것을 인정했지만 이후 작품들 

‘The Sneetches’ 와 ‘Horton Hears a Who’를 언급하며 작가는 다양성과 공정함을 존중했다고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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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가 되기 이전 가이젤은 시사에 관련된 삽화들을 그렸다. 이 삽화에서 묘사된 일본인들의 모습 역시 차이나맨과 다르지 않다. 작은 눈, 낮은 코를 가진 전형적인 아시아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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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Dr. Seuss. "Waiting for the Signal From Home." Cartoon. Dr. Seuss Went to War: A Collection of Political Cartoons. San Diego: UC SanDiego Libraries, 1999. Web. 13 Nov.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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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Dr. Seuss. "What Have You Done Today To Help Save Your Country From Them?" Cartoon. Dr. Seuss Went to War: A Collection of Political Cartoons. San Diego: UC San Diego Libraries, 1999. Web. 13 Nov. 2014.

 

 

닥터 수스의 인종차별적인 경향을 지적하는 대표적인 학자로 캔사스 주립대의 필립 넬(Philip Nel) 교수가 있는데 그는 저술한 세 권의 책을 통해서 수스가 가지고 있는 편견에 대해서 설명한다. 하지만 가이젤이 살았던 시대를 생각해보면 닥터 수스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세우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넬 교수 역시 20세기 초 대중문화의 일반성에 대해서 언급한다. 멀버리 스트리트의 중국인 그림은 2017년에는 불쾌함와 우려를 자아내지만 가이젤이 그 그림을 그렸을 1937년에는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닥터 수스는 당시 사회 문화의 산물이었고 가이젤에게는 시대를 뛰어 넘는 비범함은 없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이 그렇듯.

 

어떤 작품이나 작품이 탄생한 시대적인 배경과 함께 이해되곤 한다. 하지만 작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가이젤의 첫 작품이 그의 마지막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그는 좋은 작가로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다. 

 

닥터 수스 측(Seuss Enterprises)은 최근 일련의 일들에 대한 성명서를 통해 작가의 “성장”을 강조하며 닥터 수스의 말로 마무리를 한다.  “It’s not how you start that counts. It’s what you are at the fin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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