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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카(Hannukkah) 이야기

관리자 0 101 2017.12.2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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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카(Hannukkah) 이야기 

 

빛의 축제(Festival of Lights)로 알려진 하누카(Hanukkah, 히브리어: חנוכה, 로마자 표기 Chanukah)는 유대인의 달력으로 9번쩨 달인 키슬레브(Kislev)월 25일부터 8일 동안 계속되는 축제일이다. 유대력은 음력이기 때문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달력인 태양력,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 기준으로 11월 말부터 12월 사이에 오며, 올해는 12월 12일부터 20일까지다. 하누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봉헌(dedication)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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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Hanukkah menorah> (출처:위키피디아 (2014, United Kingdom. Photo by Gil Dekel))

 

 

“예루살렘에 수전절이 이르니 때는 겨울이라 예수께서 성전 안 솔로몬 행각에서 다니시니”(요 10:22∼23)

 

하누카를 수전절이라고 하는데 수전절(修殿節, the feast of the dedication)은 한자로 된 단어로 얼핏 보면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지만 한자의 뜻을 헤아리면 이해가 된다. 닦을 수(修), 대궐 전(殿), 마디 절(節). 여기서의 닦는다는 의미는 몸과 마음 등을 닦고 다스리는(cultivate one's mind, 수련하는)것을 의미하며  ‘꾸미다’(decorate)나 ‘고치다'(repair)의 뜻으로도 사용되는 글자이고 대궐은 성전으로 해석되어 우리말로 성전을 수리한 명절이라는 뜻으로 수전절 혹은 봉헌절로 번역이 된다. 왜 성전을 수리하고 봉헌한 날로 이름이 붙었는지는 역사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하누카는 유대인의 역사 중에서도 성경에 등장하지 않는 신구약 중간사에 해당하는 시기와 그리고 예루살렘의 성전과 깊은 관계가 있다.

 

 

역사

 

알렉산더 대왕의 세계 정복으로부터 시작된 헬레니즘 시대(Hellenistic period)인 기원전 2세기경, 팔레스타인 지역을 지배하던 셀레우코스 왕조의 여덟 번째 왕 ‘안티오쿠 4세 에피파네스’(Antiochus IV Epiphanes, 215-164 BC)는 이전부터 시행되어 오던 유대인들에 대한 관용 정책을 폐기하고 할례와 성전 의식, 안식일, 토라 공부를 포함한 유대교의 풍습들을 모두 금지시켰다. 또한 유대인 동화 정책에 따라 예루살렘 성전을 그리스신들의 신전으로 바꾸고 제우스의 신상을 숭배할 것을 강요했는데 이 같은 정책은 유대인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이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안티오쿠4세가 로마와의 전쟁에서 패한 뒤 유대인들을 학살하고, 유대인이 부정하게 여기는 돼지고기를 제물로 쓰고 난 후 먹도록 했으며 제사 때 쓰는 양의 피를 돼지의 피로 바꾸어 제단에 피를 뿌리라는 명령을 내린 사건이다.

 

예루살렘에서 북서쪽으로 25킬로미터쯤 떨어져 있는 국경 지역에 모디인(Modi’in)이라는 작은 마을에 유서 깊은 제사장 가문인 하스몬(Hasmonean) 가의 수장인 마타티아스(Mattathias)라는 나이 든 제사장이 다섯 명의 건장한 아들과 살고 있었다. 그는 이방신 숭배를 거절했으며 배교한 유대인과 에피파네스의 사신들을 살해하고 아들들과 함께 도주했다. 그 후 유대인들을 규합해서 게릴라전을 펼치며 안티오쿠4세에 대항했는데 그의 사후 셋째 아들인 유다 마카비가 지도자가 되어 유명한 마카비 반란(Maccabean revolt,167–160 BC)을 이끌었다. 마카비(maccabee)는 makav ‘망치’라는 뜻의 히브리어에서 나온 말로, 혁명군의 우두머리인 유다의 대단한 용기를 나타내기 위해 유대인들이 지어준 이름이라는 설이 전해진다.

 

삼 년간의 전쟁 끝에 성전을 되찾은 유대인들은 이교도 우상을 치우고 다시 자신들의 신께 성전을 봉헌하며 축제를 열어 기쁨을 나눴는데 이 모습은 가톨릭과 정교회 및 개신교 일부 종파에서 정경으로 취급하는 구약성경인 마카베오기 상권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유다와 그의 형제들과 이스라엘 온 회중은 해마다 그때가 돌아오면, 키슬레우 달 스무닷새부터 여드레 동안 제단 봉헌 축일로 기쁘고 즐겁게 지내기로 결정했다.”(마카베오기 상 4:59)

탈무드(Talmud)에는 ‘마타티아스의 셋째 아들인 유다 마카베오(Judah Maccabeus)와 유대인 지도자들이 혁명을 일으켜 그들의 성전을 되찾았다’고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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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비의 승리가 이어지자(기원전 147년) 셀레우코스는 유대(이스라엘 땅을 지칭하던 당시의 명칭)의 자치권을 되돌려 주게 되었고, 셀레우코스 왕국의 몰락(기원전 129년)과 함께 유대인들은 독립을 쟁취했다. 그 후 약 80년간 지속된 하스몬 왕조(Hasmonean dynasty)의 통치 하에 유대 왕국은 솔로몬 시대에 크게 뒤지지 않을 정도의 영토를 탈환했다. 유대인의 지배 하에 정치적 통합이 이루어지고 유대인들의 생활은 풍요로웠다.

 

 

빛의 축제, 9개의 촛불

 

하누카 기간에는 화려하고 거창한 행사를 벌이는 대신 가족들끼리 모여 식사를 하고 선물을 주고 받으며 촛대에 불을 밝혀 창가에 놓아 둔다. 하누카의 상징과도 같은 촛불은 메노라(Menorah)라고 부르는데 여기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유대인들은 되찾은 성전을 정비한 뒤 신께 봉헌하는 과정에서 부정한 것들을 몰아내기 위한 의식을 행하며 성전을 상징하는 촛대 메노라에 불을 붙이려 했다. 성전을 뒤져 이방인이 손을 대지 않은 순수한 기름 한 병을 발견했지만 기름은 하루 동안 메노라를 밝힐 양밖에 되지 않았다. 대제사장은 우선 그 기름으로 메노라에 불을 붙이고 기름 제작에 들어갔는데 메노라의 불빛은 놀랍게도 새로운 기름을 채우지 않아도 8일 동안 유지됐다고 한다. 유대력으로 기원전 164년 키스레브월(12월) 25일에 생긴 일이었다. 유대인들은 이 신비로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성전을 탈환한 날부터 8일 동안을 봉헌절로 축하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메노라의 기적을 기려 하누카를 ‘빛의 축제’라고 부르며, 하누카 기간이 이어지는 8일 동안 메노라에 불을 밝히는 것이 전통으로 이어지게 됐다.

 

다윗의 별과 더불어 유대교를 상징하는 메노라는 원래 가지가 일곱 개의 촛대지만, 하누카에는 가지가 아홉 개인 하누카 메노라, 즉 하누키아(Chanukiah/Hanukiah)에 불을 밝힌다. 하누키아 중앙의 긴 것은 다른 촛대를 켜기 위해 사용되기 때문에 종(servant)이라는 뜻의 '샤마쉬'(shammash)라고 부른다. 메노라를 켜는 일반적인 방법은 첫째 날에는 샤마쉬, 봉사의 초를 먼저 켜고 그의 오른쪽 첫 번째가 되는 초를 점화하며, 이틀째, 삼일째 차례대로 한 개씩, 오른쪽 바깥쪽 초에서 중앙 쪽 초로 더해가며 불을 붙여 제 8일이 되는 날은 9개의 촛대 모두 불을 켜게 된다. 사실 이 촛불을 켜는 방식은 힐렐 학파(the school of Hillel)와 샤마이 학파(the school of Shamai) 사이의 논쟁거리였으며 각기 다른 방법을 주장한다. 순서야 어찌되었든 하누키야는 길쪽을 향한 창가에 두어 모든 이들과 함께 하누카의 기적을 기념한다. 중세기에 들어서며 하누카 촛불은 유대인에게 중요한 의식으로 자리잡았다. 돈이 없다면 남에게 꾸던지 겉 옷을 팔아서라도 하누카 촛불을 밝혀야 했던 것이 당시 유대인의 풍습이었다. 또 촛불이 켜있는 동안 여인들에겐 일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하누카의 음식과 놀이

 

하누카에는 기름(특히 올리브유)로 굽거나 튀긴 음식을 먹는 전통이 있다. 일반적으로 하누카에 유대인들은 감자전과 비슷한 ‘라트키’(latkes) 요리를 해서 염소 치즈에 찍어 먹는 것을 즐긴다. 감자전 외에도 기름에 튀기는 도넛 ‘수프가니오트’(sufganiyot)을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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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ㄴ수프가니오트 (이미지출처 : 위키피디아) 

 

즐거운 명절에 놀이가 빠질 수는 없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드라이델(Dreidel) 혹은 히브리어로 사비본이라고 불리는 납으로 만든 팽이게임이다. 우리나라의 것과 달리 특이하게 사각 형태의 옆면을 갖고 있는 이 팽이는 사람들이 하누카가 되기 2~3주 전부터 납을 녹여 만든 것이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네 개의 면에는 각각 히브리어 알파벳 נ(Nun, 눈), ג(Gimmel, 김멜), ה(Hay, 헤이), ש(Shin, 신)이라는 네 글자가 적혀있어 각각의 면에 쓰여진 글자로 승부를 가린다. 

 

네 개의 히브리어 글자는 숫자로 계산하면 합이 메시아라는 단어와 같기 때문에 특별하게 취급되기도 한다. 또 ‘위대한 기적이 거기서 일어났다(nes gadol haya sham)’는 뜻의 히브리어 네 단어의 첫 글자들이기도 한데 이스라엘에서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거기’라는 뜻의 샴(sham) 대신 ‘여기’라는 단어 פ(Pey, 페이)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여기(이스라엘)에 큰 기적이 있었다.’라는 의미로 바꾼 것이다. 이 드레이들을 누가 가장 오랜 시간 돌리는지 겨루는 대회( the Major League Dreidel Spin-off)가 2007년부터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고 있다.

 

 

또 다른 전쟁

 

지난해 알자지라(Al Jazeera) 방송은 이스라엘의 권위 있는 랍비 단체가 호텔과 학교 등에 성탄 트리를 세우거나 송구영신 파티를 열지 말라는 내용의 경고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랍비 단체는 성탄 트리가 우상 숭배에 해당하며 이교도의 상징으로, 유대인의 율법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랍비 단체는 성탄절 대신 유대교 겨울 축제 기간인 '하누카'만으로 충분하다면서 성탄 분위기에 휩싸이지 말라고 주의를 시켰다. 기독교권뿐 아니라 다른 종교가 국교인 나라에서까지 일반화된 성탄절 트리를 놓고 정작 예수의 탄생지인 이스라엘에선 우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리건주 힐즈브로 교육구 역시 지난 해 ‘다양성 존중’ 명분으로 “교내에 성탄 장식을 하지 말라”는 권고문을 발송했다. 한 학부모는 “산타는 미국 민속적인 캐릭터 중 하나”라며 “반 기독교적 분위기로 몰고 가려는 방침은 실망스럽다”고 토로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할러데이”로 인사를 대신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반전은 대통령 선거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7일 올해 백악관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을 배제한 '트럼프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 시절 사용된 ‘holiday' ‘Seasons Greetings' 등의 단어를 쉽사리 찾아볼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선포한 소위 '크리스마스 전쟁'이 반영된 결과다. 그는 당선 시 정치적 올바름을 버리고 연말에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를 반드시 쓰겠다고 선언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하누카 파티를 주재하면서 전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라고 선언했던 자신의 결정에 대해 과장되게 자화자찬했다고 폴리티코와 더 힐, 워싱턴포스트(WP)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수백 명의 참석자들과 함께 하누카 파티를 열었다. 하지만 올해는 유대교로 개종한 장녀 부부 등 우호적인 인사만을 초청 다른 해보다 참석자들의 수가 줄었다고 NYT는 전했다. 

 

하누카는 그리스 통치 하의 작은 유대민족의 가문이 그리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과 그리스 헬레니즘에 대한 유대 믿음의 영적 승리라는 두 가지 의미를 축하하는 절기이다. 유대 기독교 학자로 유명했던 알프레드 에델샤임(Alfred Edersheim)은 하누카 명절의 날짜 키스레브월 25일이 초대교회에 의하여 크리스마스 날짜로 수용되었다고 주장한다. 예수님은 종종 자기 자신의 육체를 성전과 동일시 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크리스마스는 진정한 성전, 예수님의 몸이 봉헌된 날이라는 것이다. 

하누카가 끝나면 바로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된다. 최근 이스라엘과 예루살렘을 둘러싼 공기는 한층 무거워졌고 사람들은 예민하다. 그래서 올해는 더욱 더 간절하게 어느 날짜 누구의 종교이든 명절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정신을 잊지 않으며 서로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들의 현명한 사회적 합의를 기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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