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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light Saving Time (DST), 서머타임 100년

관리자 0 48 03.22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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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도 아껴야 잘 산다?

Daylight Saving Time (DST), 서머타임 100년

 

올해로 미국에서 시행 100주년을 맞는 데이 라이트 세이빙이 지난 3월의 두번째 일요일부터 시행이 됐다.

흔히 서머타임으로 불리는 일광절약시간제(DST·Daylight Saving Time)는 낮이 길어지는 여름철에 표준시를 한 시간 앞당기는 제도로, 낮 시간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한다는 취지에 따라 미국에서는 애리조나 주일부 와 하와이 주 전체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시행 중이다. 

유럽에서는 서머타임이라고 하고, 미국에서는 '데이라이트 세이빙 타임(Daylight saving time, DST)', 한국어로 번역하면 '일광절약 시간제’다. 유럽에선 이달 25일부터다.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10월 마지막 일요일부터 이듬해 4월 첫 번째 일요일까지 서머타임제를 유지하며 한국에서는 1948년과 1988년 두 차례 시행한 적이 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인간은 건강하고 부유하고 현명해 진다” 라는 말을 남겼다는 미국의 과학자이자 정치인이었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1784년 프랑스에서 대사로 근무하면서 당시 파리 사람들이 비싼 양초값 때문에 겨울 저녁시간을 보내는데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파리 주민들이 일찍 일어나 태양이 떠있는 오전 시간을 많이 활용한다면 초의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발표한 적이 있다. 그래서 프랭클린이 서머타임의 창시자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실질적인 공로가 있는 사람은 뉴질랜드 곤충학자인 조지 버논 허드슨(George Vernon Hudson)이다.

 

1881년 뉴질랜드로 이주한 허드슨은 1895년 뉴질랜드 왕립 협회에 서머타임제를 제안했다

낮에는 우체국에서 일했던 허드슨은 저녁 때 집에 돌아와 곤충 채집에 몰두하곤 했다. 하지만 그에게 여름 하루는 너무 짧았다. 이에 허드슨은 ‘여름에 두 시간을 앞당기고 대신 (자신이 곤충을 채집하지 않는) 겨울에 다시 두 시간을 늦추면 어떨까’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서머타임을 생각해내게 됐다고 한다.

그가 작성한 제안서에서 허드슨은 여름철 시간을 두 시간 앞당기게 되면 ‘이른 아침부터 일광을 활용할 수가 있게 되고 크리켓, 정원 가꾸기, 자전거 타기 등 야외 활동을 더 오랜 시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제안은 ‘혼란스럽고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후 1907년 영국의 건축업자 윌리암 윌렛(William Willett)이 ‘일광낭비(Waste of Daylight)’라는 소책자 출판을 통해 “여름철 시계를 약 80분 정도 앞당기면 오후와 저녁시간 레저활동의 기회를 증대시킬 수 있다”며 또다시 ‘일광절약시간제’를 제안했으나 법제화에 실패했다. 연료 절약과 건강 증진을 내세우긴 했지만 윌렛 역시 일과 후 골프를 즐기고 싶은 욕심이 더 컸던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가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던 1916년 4월 독일에서 석탄 사용을 줄이고 공습에 대비한다는 목적으로 처음 서머타임이 시행됐다. 5월 영국이 그 뒤를 따랐고 이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유럽의 다른 나라들이 이어서 시행했고, 미국은 1918년 3월에 서머타임제를 채택했지만 전쟁이 끝난 후 미국에서는 국민들의 끊이지 않는 불평으로 서머타임제가 폐지됐다.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이 서머타임 대신 ‘전쟁시간제(War Time)’라는 이름으로 같은 정책을 부활시켰다. 전쟁이 끝난 뒤 일부 지역에서만 주법에 따라 정책을 시행해 혼란이 야기되자 의회는 1966년 동일시간제법(Uniform TimeAct)에 따라 서머타임을 전국적으로 시행했다. 4월에 시작해 10월에 끝나던 ‘서머타임’은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 때 신에너지법이 통과되어 2007년부터 현재와 같은 매년 오전 2시를 기점으로 3월 둘째 주 일요일부터 11월 첫째 일요일까지 시행하는 방식으로 확대되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는 한국, 일본, 아이슬란드 등 3개국을 제외한 27개 나라가 시행 중이며, 유럽과 북미, 중동과 남반구 일부 지역의 70여 개국에서도 서머타임을 실시 중이다.

 

그뤠잇? or 스튜핏?

그러나 낮시간을 강제로 늘리는 것에 대한 논쟁이 그치지 않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 달 7일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에 서머타임제의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폐지 여부를 검토할 것을 건의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채택한 결의안에서 서머타임제가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지적하며 집행위에 "매년 3월 말부터 10월말까지 60분을 앞당김으로써 (일상생활에서) 자연적인 일광을 극대화하는 수십 년 된 관행인 서머타임제의 이점에 대해 재평가하라"고 요구했다. 유럽의회는 또 작년 10월 연구보고서에서 서머타임제는 운송산업에 이익이 되고 실외 레저활동을 도우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지만 인간의 바이오리듬을 방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 서머타임제에 관한 법을 수정하려면 유럽의회는 물론 EU 회원국 정부의 다수가 동의해야 한다.

 

서머타임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미국 교통국은 서머타임 실시로 가정용 전기사용량을 1%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미국 에너지부는 전력 소비량이 약 0.5% 감소할 것이라고 밝힌적이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도 서머타임 실시로 매년 약 7960억 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제적 효과 무용론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워싱턴대학의 핸드릭 울프 교수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7년 동안 서머타임을 시행하는 곳과 시행하지 않는 두 지역의 전력 소비량을 비교한 결과, 전력 소비량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머타임 시행 지역의 밤 전력 소비량은 감소하지만 아침에는 오히려 증가하므로 전체적인 전력 소비량에서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었다.

예일대 매슈 코첸 교수는 인디애나주의 서머타임 시행 전후 전력 소비량을 비교한 결과는 서머타임이 오히려 전력 수요를 높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가정에서 조명을 밝히는 전략 소비량은 극히 일부이고, 냉난방을 위한 전력 소비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코첸 교수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특히 인위적으로 시간을 조정하면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서머타임을 폐지로 몰아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인위적인 시간대 조정이 단기적 수면장애와 심장마비의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2016년 핀란드 투르쿠대 연구진의 조사에서는 서머타임 시행 이틀내 뇌졸중 발생률이 8% 증가했고, 특히 암 환자의 뇌졸중 발병 소지는 25%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연령대의 뇌졸중 가능성도 20%나 늘었다. 수면부족으로 하루 중 아침에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뇌졸중의 발병 우려가 커진다는 의미다.

앨라바마 대학의 연구에서는 서머타임 시행 직후 월요일과 화요일에 심장마비 발병률이 평소보다 1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체는 계절 변화에 매일 매일 조금씩 적응한다”면서 “갑자기 인위적으로 시간을 바꾸는 것은 모든 종류의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국가에서는 건강상의 이유로 서머타임을 해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오레곤대학의 데이비드 와그너 조직심리학 교수는 수면이 근로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하며 서머타임제의 폐해를 지적했다. 그는 “물리적인 시침을 바꾸기는 쉽지만, 몸의 시계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며 “수면 시간을 바꾸는 데는 일반적으로 며칠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머타임제를 시행하면서 일주일간 수면량이 약 40분가량 줄어든다고 밝혔다.

줄어든 수면시간은 도덕과 관련한 문제에서 판단력을 흐릴 수도 있다. 동시에 공식 업무에서도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서머타임 개시 이후 월요일에 재판관들이 판결문을 읽는 시간은 평소보다 5% 더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그너 교수는 서머타임을 시행하면 심장마비 발병률이 5%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줬다. 특히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블루칼라 직군에서 뚜렷했다.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머타임 이후 광산업에서 일하는 블루칼라 직군은 부상으로 인한 사망률이 6% 증가했다.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부상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미국 경제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매년 4억34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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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1월에는 서머타임이 해제되면 폭행 사건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는데 CBS뉴스는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을 인용해 서머타임이 끝나면 폭행 사건이 증가한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서머타임 해제 뒤 시계를 한 시간 당기면(오전 2시를 오전 1시로) 각종 폭행 사건(assaults)은 종전과 비교해 3% 가까이 늘어난다. 반면 매년 3월 초 서머타임이 시작되면 폭행 사건은 되레 3% 줄어들어 대조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수면장애는 반사회성과 범죄 행위를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리처드 페리 대학 아드리안 라이네는 "(서머타임 해제 후) 잠을 더 자도 폭행 공격적 행동이 늘어났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서머타임을 시작할 때는 사람들 모두 자신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짜증과 화가 났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하지만 그 순간 공격적인 충동을 느끼더라도 당장 피곤해 폭력적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ABC방송은 7일 “심장마비 건수가 시간 조정이 있는 봄에 늘어나는 등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와 핀란드 등 유럽에서도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이유로 ‘서머타임’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가하면 일 년 내내 따뜻한 햇볕을 볼 수 있어 ‘선샤인주(Sunshine State)’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플로리다 주는 최초로 1년 내내 일광절약시간제를 유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플로리다 주 의회 상원은 최근 '연중 일광절약시간제 법안'을 33대 2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켜 릭 스콧 주 지사에게 보냈다. 이 법은 '햇빛 보호법’(Sunshine Protection Act.)으로 불린다. 일부 주는 아예 시간대를 옮길 것을 건의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와 메인, 뉴햄프셔주 등은 동부표준시에서 대서양표준시로 시각을 고정해 일상 중 해가 떠있는 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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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의 애나 스완슨 기자는 지도 제작자 앤디 우드럽의 일출과 일몰에 관한 그래픽을 통해 일광절약제에 따른 효과는 위도와 경도에 따라 다르며 미 전역이 고른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뉴욕시, 워싱턴 DC,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위도 40도에 위치한 곳은 한 여름을 제외한 기간에는 해가 뜨기전 어두울때 일과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주 높은 위도 지역에 거주하는 핀란드인들의 경우 별 이득이 없다. 이 때문에 핀란드가 번거로우면서도 실익이 거의 없는 서머타임 폐지를 위해 적극 나섰다. 7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유럽의회에 적극 청원에 나섰다. 핀란드 북부 지역의 경우 여름에는 해가 온종일 지지 않는다. 겨울에는 아예 해가 뜨지 않는다. 이런 만큼 서머타임은 시간과 노력의 낭비라는 것이다. 그러나 핀란드는 개별 회원국의 서머타임 폐지를 금지하는 2000년 EU 지침에 묶여 있다. EU 단일 시장 내에서 통일된 시간대 조정으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브라질도 서머타임 완전 중단을 검토 중이다. 브라질은 1931년 첫 시행 이래 1967년까지 11차례 서머타임을 실시했고, 1985년부터는 해마다 시행해 왔다. 브라질 정부 관계자는 "서머타임은 낮을 더 많이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한다는 취지와 달리 생체리듬 파괴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뇌졸중 등 질병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의 일광절약제를 언급한 기사 말미에 실시한 독자 투표의 결과가 흥미롭다. 14일 저녁 현재, 8천 여명의 응답자중에 현상태 유지를 원하는 사람들이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머타임, 일광절약제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 될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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