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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K-좀비' <킹덤> 그리고 '코로나19'

관리자 0 95 04.15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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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로 인해 가주 지역 전체에 'Stay at Home' 명령이 떨어진 지 2주가 지났다. 

우려했던 대로 미국내 COVID19 확진자의 수는 3월 31일에 19만명을 넘어섰고, 캘리포니아주에서도 8천명 이상의 확진자와 18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상태다.

 

앞으로 이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백신은 커녕, 몇 년 안에 치료제가 개발될 가능성도 그다지 높지않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바이러스가 더 이상 숙주를 찾을 수 없을 때까지 '물리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면서 감염과 전염을 막는 것뿐이다.

 

바이러스 때문에 전 인류가 하나의 민족이 되어 버렸다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바로 '방콕족' 이다. 반강제적으로 '방콕족'이 되다 보니,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 괴로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영화와 TV를 시청하느라 인터넷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사용량이 폭증한 가운데 금융위기 이래 최악으로 주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주식은 연초대비 10%이상 올랐다.

 

넷플릭스에서 지난 3월 13일 공개된 한국 드라마 <킹덤> 시즌 2의 인기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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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 미스터리 스릴러물로 '싸인', '유령', '시그널' 등의 극본을 쓴 김은희 작가의 작품이다. 

 

지난 2019년 1월 25일에 시즌 1이 공개 되었을 때는 회당 300만달러의 제작비와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등의 화려한 캐스팅 그리고 '조선시대'와 '좀비'라는 조합 자체가 화제가 되었다면, 이번 시즌 2는 좀비떼들과의 속도감 있는 격전 신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이라는 전혀 예상치 않은 현실과의 싱크로율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의 자매지인 옵저버는 <킹덤> 시즌 2를 두고 " '왕좌의 게임'의 정치적 음모와 '기생충'의 계급 갈등을 좀비와 함께 섞어놓은 드라마" 라고 소개했다. 넷플릭스의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로 관심을 모은 <킹덤>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과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포브스지는 "<킹덤>을 보면 코로나19가 좀비 바이러스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할 것"이라며 "최고의 좀비쇼"라고 호평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공포에 떨고 있는 팬데믹 상황과 맞물려 <킹덤>이 더 큰 관심을 얻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킹덤>은 서양 귀신의 대표적인 모델인 '좀비'를 한국 정서와 버무려 이전에 없던 장르의 확장을 꾀했다. '좀비'를 한국으로 그것도 조선 시대로 가져와 그저 물어뜯고 죽이는 잔혹물이 아니라, 한국 전통의 미(美)와  현재의 우리 모습을 생각해볼 수 있는 철학적 사유까지 담아낸 고급스러운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킹덤>은 K-드라마가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음은 물론, 미국에는 서부극, 일본에는 사무라이극이 있다면 우리에게도 사극이라는 하나의 장르가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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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권력을 쥔 위정자들의 끝없는 탐욕과 그로 인해 헐벗은 백성들의 애환, 극한의 상황에서 그들을 구하려는 일행의 고군분투, 목숨을 걸고 백성을 구는 진정한 군왕의 모습 등 다양한 인간군상의 향연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시즌 1의 6부작이 15~16세기 조선에서 어떻게 역병이 탄생하고, 좀비가 창궐하게 됐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줬다면, 시즌 2의 6부작은 앞서 깔아놓은 복선을 타고 빠르고 줄기차게 앞으로 달려나간다.

 

또 시즌 1이 조선 '갓'의 멋스러움을 드러냈다면, 시즌 2는 피로 물든 궁궐이 주 배경인 만큼 한국의 건축미가 화면 곳곳에서 돋보인다. 창덕궁과 창경궁을 부감으로 그린 동궐도(東闕圖)를 인상 깊게 본 김은희 작가는 시청자들에게 한국의 조형미를 보여주기 위해 좀비를 지붕 위로 유인해 추격전을 벌이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한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인 넷플릭스는 별도로 시청률이나 시청자 수를 발표하진 않지만 <킹덤> 시즌2는 '오늘 한국의 톱 10 콘텐트' 1, 2위를 지키고 있으며, 북미 영화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의 신선도 100%, 인터넷영화데이터베이스인 IMDB 평점도 8.9점에 달한다. 시즌 1(8.3점)은 물론 '기생충'(8.6점)보다 높은 점수다.

 

앞서 언급한 대로 <킹덤>의 인기몰이는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 콘텐츠를 더 많이 감상하게 된 상황이 호재가 된 것도 사실이다.  

 

동래(부산)에서 창궐한 역병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이를 막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 시국에서 더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몇몇 장면이나 대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추가한 것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현상황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전염병이라는 소재의 공통점보다도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인간의 욕망'이라는 이 작품의 메시지가 더욱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킹덤>을 통해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군상의 다양한 면모를  코로나 19사태에 처해 있는 지금 우리들의 모습과 비교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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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고 있다. 그 적은 국적과 인종을 가리지 않고 인간을 공격한다. 이 순간 인류는 운명공동체일 수밖에 없다. 

 

공동체의 위기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가? 사회적 연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이 순간에 혹시라도 공포와 이기심의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있지는 않은가?

 

마스크와 휴지, 총탄을 사재기 하고,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가짜뉴스를 퍼트리며, 가짜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약을 팔거나 특정 국가 또는 인종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있지는 않은가?

 

'좀비'가 등장하는 드라마가 현실의 반영일 리 만무하겠지만, 전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다. 서로를 물고 뜯는 탐욕은 물론, 일말의 죄의식도 없이 악을 전염시키는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추위가 물러가고 봄이 오면 이 모든 악몽이 끝날 것"이라는 극중 대사처럼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무지와 탐욕이 영혼을 지배하는 '현실의 좀비'들이 발붙일 수 없도록 밝고 따뜻한 연대의 세상이 만들어지기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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