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 한국 테니스의 자존심 - 이형택 선수 인터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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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온 한국 테니스의 자존심 - 이형택 선수 인터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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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은 어떻게 만났나요?

 

대학 친구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알게 되었는데 1년 후쯤 사귀기 시작해서, 10년 연애하고 결혼 했어요. 그 때가 선수 생활 한참하고 외국에 많이 다니고 할 때니까 1년에 35번 정도밖에 못 만났어요.

 

순정파시군요. 2004년 결혼을 하셨으니 소위 가장 잘 나갈 때 결혼을 하셨네요.

 

사실 일찍 만났으니까 그 전에도 결혼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때만해도 운동선수가 여자를 만난다고 하면 성적이 잘나오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성적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다른데 신경을 쓰느라 그런다느니 그런 말들이 많이 있을 때니까 무척 조심스러웠었어요. 그래도 2003년에 투어 우승하고 나서 결혼을 했고 결혼 후에 최고 랭킹 기록도 났고 그래서 괜찮았죠.

 

결혼하시고 계속 선수 생활을 하시면서 투어도 많이 다니시고 했는데 아내와 함께 다니셨나요?

 

아니요, 외국 선수들은 그렇게들 많이 하는데, 그 당시 제가 투어 경력이 그리 길지도 않았고, 또 치열하게 싸워야 되는 상황이니까 시합에 나가면 저는 저만 생각하고 집중하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가족들과 같이 다니는 건 좀 부담스러웠었어요. 또 큰 애가 2006 4월에, 둘째가 2007 8월에 태어났으니까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겠죠. 그러다가 나중에 은퇴 할 때쯤에 중국이라든지 일본, 호주 등 좀 가까운 곳에 같이 다녔었어요. 그때쯤엔 마음을 좀 놓고 즐기면서 다닌 것 같아요.

 

연애하실 때부터 부인께서 힘드셨겠네요.

 

, 아무래도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힘들 때 옆에 있어 주지도 못해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와이프가 무용을 전공했거든요. 그래서 일반 사람들은 아무래도 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잘 이해해 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시합을 좀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고,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아이들이 테니스를 해 본 적이 있나요?

 

지금 배우고 있어요. 일주일에 두 번 정도씩 했는데, 올해부터 세 번 정도로 늘릴까 해요.

 

재능이 있어 보이던가요?

 

..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막내가 제일 그래도 흉내는 내는데..

 

막내(5)는 테니스를 너무 일찍 시작하는 것은 아닌가요?

 

아니요. 뭐 선수가 되는 그런 게 아니고, 저 나이 때는 그냥 공을 가지고 튀기고 노는 것만으로도 운동 신경이 발달할 수 있는 거니까. 그냥 공을 가지고 논다는 개념이죠.

 

테니스를 너무 어릴 때 시키면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다거나 그런 건 없습니까?

 

아니요, 전혀. 뭐든지 너무 과하게 운동을 했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이지, 어느 정도는 관절이나 이런 데에 자극을 줘야 제가 일기로는 더 잘 큰다는 것으로 알고 있구요. 무리하게 무거운 것을 들도록 시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뛰어 놀게 하는 건데요.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체력이 좋아지면 공부하는 데에도 집중력이라든지 이런 것도 더 좋아질 수 있죠.

 

아이들이 테니스 선수가 되겠다고 한다면 시키실 겁니까?

 

. 시킬 겁니다. 저는 취미로라도 테니스하고 골프는 좀 가르쳐 주고 싶어요.

 

미국에서는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특별 활동으로 운동 같은 것을 하는 게 대학 진학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국 학부모들은 테니스도 많이 시키고 있는데요.

 

그래서, 한국에 있는 국제학교에서도 테니스를 많이 시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아이비 리그에 가기에는 좀 쉽지는 않지만, 아이비 리그도 테니스를 되게 잘해요. 디비젼 3 쪽으로는 한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좋은 대학들이 꽤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대학들을 겨냥을 해서 훈련을 해요. 우리나라 엘리트(국제 대회 입상을 목표로 양성한 엘리트 체육 선수들) 애들은 아이비 리그에 갈 수 있는 테니스 실력은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영어가 안돼서 못 가는데, 반대로 국제학교의 아이들은 공부는 되는데 공부하고 남는 시간에 테니스를 해야 하니까 테니스 실력이 디비전 1에 갈 실력은 안 되는 거에요. 그러니까 디비젼 3 쪽으로 겨냥해서 좀 많이 가죠. 디비전 2는 한국 부모들이 좋아할 만한 학교들이 많지 않구요. 선수 아이들은 테니스 실력은 되는데 영어를 못하니까 두려운 거죠.

 

한국이나 동양의 학생들이 체격 조건이 월등한 사양 친구들을 테니스 시합에서 이길 수 있는 비법이 있을까요? 그 경험이 가장 많으신 이형택 선수 아닙니까?

 

(웃음) 힘으로는 이길 수 가 없어요. 상대가 준비하기 전에 반 박자 빠르게 칠 수 있도록 훈련을 하면 좋아요. 상대가 준비하고 나서 100%의 힘으로 치는 것 보다 50%의 힘이라도 상대가 준비가 덜 되었을 때 치는 것이 성공할 확률이 더 높습니다. 그 다음엔 끈질긴 정신력이죠. 예전의 마이클 창이 서브 에이스로 이기는 친구가 아니었거든요. 끈질기게 물고늘어져서 상대방을 지치게 하는 스타일이죠. 한 번 그렇게 이기고 나서 다음 게임에서 또 만나면 "아으~ 쟤 하고는 붙고 싶지 않아." 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됩니다.

 

반 박자 빠르게 치려면 발이 빨라야겠네요.

 

그렇죠. 물론 예측력도 좋아야 하고, 그래서 그런 쪽으로 훈련을 하는 거에요. 힘을 키우기 위해 무거운 것을 드는 훈련 대신, 민첩성을 키우는 훈련을 하는 게 도움이 되겠죠.

 

테니스 이외에 취미는 어떤 게 있으시죠? 혹시 골프는 치시나요?

 

, 골프를 칩니다. 요즘은 좀 못 쳤는데요. 골프를 배우게 된 계기가

테니스를 계속 하면서 시합장, 호텔, 식당 이렇게만 맴돌다가 많이 지쳐 갈 때쯤이었는데 외국 선수들을 보니까 미국 같은데 시합을 오면 골프채를 들고 오더라구요. 시합이 없는 날에는 골프를 치는데 대회장에서 무료로 부킹도 해주고, 자체 대회 같은 것도 열고 재미있게 즐기는 것을 봤습니다.

그래서 저도 시작하게 됐는데, 무척 재미있더라구요.

 

스코어는 어떠신가요?

 

한참 칠 때는 싱글 이었는데, 베스트는 76. 지금은 80대 중반 일거에요.

테니스 선수 중에 골프를 잘 치는 선수들이 많아요. 테니스 하다가 프로 골퍼가 된 친구도 있고.

 

앞으로 미국에서 활동이나 사업을 하실 계획이 있으신지요?

 

,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재단(이형택 테니스 아카데미재단)과 연계해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이 많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방학 기간을 이용해 미국 쪽에 캠프를 운영 한다 던지 하는 계획 등을 구상중에 있습니다만,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절대 아닌 것 같구요, 여러 가지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검토해서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가주교육신문 독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201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앞으로 테니스 많이 사랑해 주세요~

 

어느새 어둑해진 하늘 탓에 서둘러 인터뷰를 마무리 했고, 기회가 되면 가족들과 함께 식사라도 하자는 평범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길을 건너는 이형택 선수의 뒷모습은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평범한 아빠의 따뜻한 모습이었다. 미국에서의 활동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이곳의 테니스 팬들도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면 좋겠다. 긴 시간 동안 성실하게 인터뷰에 응해 준 이형택 선수에게 감사를 전하며, 지루한 시간을 잘 참아 준 송은이와 미나에게도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데니스 한 기자

vol.6-20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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