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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놀이- 서울 반디유치원 심재정 원장

관리자 0 628 2016.11.23 10:38

아이들은 놀면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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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손등 위로 모래를 쌓아 둥그렇게 이글루를 만들며 부르던 노래를 기억하시는지.

 

놀이터 한 구석에 친구들과 둘러 앉아 누군가 먹다 버린 '하드' 막대기를 주워 작은 흙더미에 세워두고 가위 바위 보로 정한 순서에 따라 야금야금 흙을 치워가다 결국 막대기를 쓰러뜨린 사람이 지는 놀이도 있었다.

장난감이 그리 많지 않아 돌멩이를 모아 흙장난을 해도 친구들과 함께라면 즐거웠던 그런 시절이었다.

이제는 흙장난도 세련 되어져 모래놀이 전용 장난감과 도구들을 챙겨 바닷가로 놀러 가곤 한다.

 

세대가 변하고 환경이 아무리 달라져도 아이들에게 가장 즐겁고 또 필요한 것이 “놀이”라는 것은 변치 않는다.

 

놀면서 치유된다.

때문에 심리치료 과정에 ‘놀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해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눈부신 발전을 보인 놀이 치료는 놀이의 모든 치료적인 장점을 이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임상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연구조사를 보면 이혼, 죽음, 격리, 입원, 만성적인 질병, 흡수된 스트레스 경험, 신체적 성적인 학대, 가정내 폭력, 그리고 자연 재해와 같은 인생의 스트레스 요인과 관련된 문제를 가진 아동들이 넓고 다양한 사회, 정서, 행동 그리고 문제를 배우는 놀이치료를 통해 효과를 얻는다고 한다. (Reddy, Files-Hall & Schaefer, 2005)

 

놀이 치료는 단지 언어적 행동뿐만 아니라 아동의 행동 전체에 반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아동이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아동들의 현실세계에서 경험은 종종 놀이를 통해 전달되는데 언어적 표현이 어른보다 미숙하기 때문에 대화보다 놀이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과거 일을 설명하면서 갈등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모래놀이치료

여러 가지 놀이치료 방법 가운데 모래놀이치료(Sand play Therapy)가 주목을 받고 있다.

모래놀이치료는 영국의 아동심리학자이자 임상심리 전문가 로웬필드 

(Margaret Frances Jane Lowenfeld, 1890 -1973)에 의해 고안되어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프(Dora Kalff)에 의해 발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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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모래상자 안에서 모래와 작은 피규어(figure)들을 이용해 자신의 내면의 역동의 세계를 자유롭게 표현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통합해 갈 수 있도록 하는 자연스러운 자아치유과정이다. 모래놀이치료는 상징을 이용하며, 비언어적인 성격을 갖고, 진단적이고 일방적 이라기보다 허용적이고 신뢰가 바탕이 되는 치료자와의 만남 속에서 자신의 문제를 언어화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유롭지만 보호된 장소"를 제공받는다. 그리고 그 보호된 공간 안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창출함으로써 무의식과 의식의 조화를 이루어 자아를 발견, 성장시켜가게 된다는 것이다.

 

즉, 모래놀이치료는 모래상자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아동의 심리적 갈등, 좌절, 분노, 슬픔, 불안, 기쁨, 즐거움을 표현함으로써 자기의 마음과 접촉하고 그 내적 세계를 외적 세계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치료자와 함께 공유하는 경험을 통해 아동이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치료방법이다.

 

최근에는 전문적인 임상심리분야에서 활용되는 치료 방법으로서의 모래놀이를 일상적인 교육환경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치료가 아닌 놀이의 개념으로 모래놀이를 활용하고 있는 유아교육 전문가 심재정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어떤 일을 하시는지 소개를 부탁한다.

한국에서 23년간 유치원 교사를 했고, 14년간 유아교육과정 장학사로 활동하면서 공립유치원 원장을 했다. 현재는 반디유치원 원장으로 있다.

 

- 미국에 오신 이유는?

가든그로브에서 유치원을 운영하고 계시는 이재정선생님의 요청으로 모래놀이 교실 세팅을 도와주러 왔다.

 

모래놀이가 심리치료의 방법으로 알고 있는데 일반 유치원에 도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모래놀이는 치료(therapy)가 아닌 놀이(play)로서도 좋은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모래를 만지면서 촉감으로 얻는 정서적 안정감이 크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큰 교육적 효과가 있다. 특히 선생님이 관여하는 부분이 적어 아이들의 자기주도적 활동이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다. 심각한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대신 평범한 아이들의 스트레스 관리와 자존감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 아이들에게도 스트레스가 있는가? 무엇이 스트레스인지.

어른들과는 다른 긴장감이 아이들에게도 있다. 엄마가 제일 큰 스트레스다.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고 또 가장 많은 일을 함께 하지 않는가. 가장 필요한 존재이면서도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 엄마가 스트레스라니 좀 충격이다. 모래놀이가 심리적인 측면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가.

모래상자는 엄마의 자궁을 의미하기도 한다. 모래를 만지고 그 안에서 놀면서 얻는 안정감을 얻는다. 또 모래놀이에 함께 하는 선생님이 있는데 놀이에 직접적인 개입은 하지 않지만 관찰자이기도 하면서 심리적인 지지자 역할을 한다. 자존감이 약한 아이들은 피규어 선택에서도 쭈뼛거리며 눈치를 본다. 이럴 때 ‘할 수 있다, 믿고 있다, 잘하고 있다.’ 지지해주면서 기다려주고 공감해주는 역할이다. 아이들은 이런 존재를 통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인정 욕구를 보상받는다.

 

- 실제로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굉장히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이는 아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공통적으로 아이들의 만족감이 대단히 크다.

일주일에 한번 40분동안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내 마음대로 세계를 창조하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면서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 놀이를 마치고 나가면서 “ 선생님, 저는 꿈을 이뤘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던 친구도 있다. 모래놀이를 하고 난 후 가정에서도 갈등 상황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학부모의 이야기도 들은 적 있다.

 

- 모래놀이가 그렇게 눈에 보이는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 놀랍다. 

미국에서는 양로병원 같은 곳에서도 모래놀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어른들도 모래놀이를 해보고는 큰 반응을 보인다. 처음에는 아이들 놀이고 또 경험이 없어서 소극적이고 당황하기도 하지만 피규어들을 선택하고 배치하면서 스스로의 마음 속에 큰 변화를 경험한다고 한다. 모래놀이를 하다가 울거나 화를 내는 일도 많다. 그런데 놀이를 마치고 나면 마음이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한다. 가족단위로도 모래놀이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구청의 지원을 받아 청소년 지도 프로그램에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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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놀이가 심리적인 치유효과가 있는 것은 그 근원이 치료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이해된다. 그 밖에 교육적인 효과는 없는지.

모래놀이는 일반적인 교구들과는 다르다. 시작부터 놀이를 마치고 뒷정리를 하는 과정까지 포함된다.  전인격적인 교육이 이뤄진다. 우선 창의력이 개발된다. 아이들이 우주에 온 것 같다, 꿈을 꾸는 것 같다고도 한다. 기본적인 규칙만 지킨다면 누구에게도 간섭 받지 않는다. 자기주도적인 활동이다. 인성이나 창의력은 하루 아침에 변하지않는다. 심리적인 안정감 위에서 나를 표현하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서서히 발전해나가는 것이다. 주도적인 놀이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순화하고 조절 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을 존중하는 태도를 형성해서 바람직한 사회관을 갖고 성장하게 된다.

 

- 끝으로 가주교육신문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아이들은 자발적인 놀이를 통해서 편안함을 느끼고 좀 더 직접적으로 그리고 충분히 스스로를 표현하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이 그들의 경험과 감정을 "놀이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자기 치유과정이라 할 수 있다.

 

성인들이 말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듯이 아이들은 놀이라는 자연스런 형태로서 자신들의 의사를 전달한다. 아이들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거나 혹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데 놀이는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감정을 전달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놀이 자체가 아이들에겐 언어인 셈이다. 유아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선행학습을 통해 억지로 뭔가를 개발시키는 것보다는 잘 노는 아이가 잘 자란다. 자연스럽게 크는 아이가 가장 행복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유아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교육학자 프뢰벨(Friedrich Fröbel) 은 놀이 그 자체가 교육이라고 했다. 

“play is the highest development in childhood, for it alone is the free expression of what is in the child’s soul…. children’s play is not mere sport. It is full of meaning and import.” (The Education of Man, 1903, p. 22)

아이들이 보다 안전하고 더 재미있게 잘 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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