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뉴스

교도소 재소자들 명문대생과의 토론 대결에서 승리

관리자 0 60 05.02 07:47

- 팀원 중 고졸 재소자는 한 명뿐  

- 신문기사, 책 탐독하며 배틀 준비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기적 같은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9일 '동부 뉴욕 교도소'에서 열린 토론대회에서 초록색 수의를 입은 재소자 팀이 케임브리지대 팀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 토론대회는 재소자들에게 교육을 통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바드 칼리지의 프로그램 '바드 감옥 이니셔티브, BPI(Bard Prison Initiative)'의 일부다.

 

현재 뉴욕주 전역의 6개 교도소에서 운영되고 있는 BPI의 학업프로그램은 수감자들을 자발적인 학습으로 이끌어 줌은 물론, 노력여하에 따라 바드 칼리지에서 준학사 및 학사 학위까지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번 대회의 토론 주제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핵무기를 보유할 권리가 있는가'였다. 교도소의 재소자 팀은 이 권리를 옹호하는 쪽에, 그리고 케임브리지대 학생팀은 반대편 입장이 되어 각각 치열한 논리 대결을 펼쳤다.

 

각각 3명으로 구성된 두 토론팀의 교육 수준과 지적 능력, 토론 준비 여건 등 여러 객관적인 요소를 볼 때 이 대결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릴 만했다.

 

구성된 지 6년밖에 안 되는 재소자 팀에서 고등학교 교육을 제대로 이수한 사람은 18세 때 사람을 쏴 죽여 2급 살인죄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레지 채트먼(39) 단 한 명뿐이었다.

 

인터넷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교도소 내에서 신문기사 복사물과 별볼일 없는 교도소 도서관의 책만으로 토론을 준비한 재소자팀과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케임브리지대가 보유한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저명한 토론팀의 대결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해 보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재소자팀은 케임브리지 팀에 논리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재소자 팀은 몇몇 강대국에 핵무기를 보유할 권리를 주는 것은 엘리트주의의 소산이며 제국주의를 부채질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선 케임브리지대 팀은 모든 국가에 핵무기 보유 권한을 줄 경우 테러리스트와 범죄적 국가들이 손쉽게 핵무기를 손에 넣을 것이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핵무기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심사위원들은 숙고 끝에 재소자 팀의 손을 들어줬다. 재소자 팀은 세계적인 비핵화는 사실상 어렵다는 현실 인식 위에 논리를 전개했지만, 케임브리지 팀은 '비핵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논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토론이 끝난 뒤 케임브리지 팀의 한 참가자는 채트먼에게 다가가 "당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고 NYT는 전했다.

 

BPI의 재소자 팀이 세계적인 명문대를 누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팀은 지난 2015년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명문인 미 하버드대 학생들과 '미국의 불법 체류자들에게 합법적인 미국인과 똑같은 공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느냐'를 놓고 토론을 벌여 완승한 바 있다. 그 전년도 2014년에는 미 육군사관학교 생도들과 토론 대결을 펼쳐 승리하기도 했다.

 

재소자 팀이 지금까지 치른 10차례의 토론 대결에서 패배한 것은 단 두 차례 뿐이다. 지난 6년간 일부 팀원의 형기가 만료돼 출소하는 등 인적 구성에 변화가 있기도 했지만, 실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팀의 명맥을 유지해왔다.

 

기적같은 스토리가 널리 알려지면서 다른 교도소의 일부 재소자들로부터 '동부 뉴욕교도소'로 이감시켜 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고 한다.

 

하버드대 학생들을 꺾으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 팀은 교도소 교육 최고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것은 물론 교화 및 형벌 개혁의 상징으로도 인식된다고 NYT는 전했다. 

 

PBS 방송은 이 팀의 성공 스토리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올가을 방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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