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 년전 미국에 사는 아시아인들의 전형적인 모습 (출처 : 워싱턴 포스트) 

미국에 사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미국 사회에서 성공을 거두는 이유가, 미국인들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아시안 특유의 높은 교육열 때문만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브라운대 경제학과 내서니얼 힐거 교수는 미국 사회가 아시안들에 대한 차별을 줄이고 아시안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에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한다.

힐거 교수는 인구 센서스 자료를 활용해서 1900년대 초부터 중반까지 미국의 백인, 흑인, 아시안들의 인생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아시안 남성은 1940년에는 같은 지역에 태어난 흑인보다 돈을 훨씬 덜 벌었고 1970년대에는 백인 남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하다가 1980년에 이르러서는 백인 남성보다 훨씬 더 많은 수입을 얻었다. 힐거 교수는 아시안들의 성공 요인으로 꼽는 가정의 높은 교육열과 교육에의 투자는 이러한 소득 급상승 현상을 충분히 설명해주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1940년 아시안 남성들은 비슷한 교육 수준의 백인 남성보다 수입이 적었으나 1980년대 이 격차가 거의 사라졌고, 1980년에는 고등학교를 중퇴한 아시안들도 백인 수준의 수입을 얻게 되었다는 것을 예로 들고 있다.

힐거 교수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에서의 인종 차별이 점차 약화되고 차별을 조장하는 사회적 제도가 점점 해체된 점을 주목했다. 즉,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성공 요인은 아시안들의 우수한 교육과 더불어 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고 사회적 지위가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았다. 아무리 교육열이 높더라도 사회적 제도 자체가 기회를 주지 않는 분위기에서는 임금 수준과는 상관없이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적다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의 성공한 아시안들의 성공 비결은 공부를 열심히 했거나 유교주의의 가치때문만이 아니라, 미국 사회가 아시안들을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