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이 자주하는 오해

양민 박사 칼럼

학부모들이 자주하는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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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만 잘하면 된다? (성적만 좋으면 된다?)

 

명문대학에 진학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학교성적이다. 명문대학에 가겠다고 하면 높은 GPA 성적은 필수다. 그런데 명문대학일수록 성적 좋은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에, 다음으로는 성적받기 어려운 AP과목들을 얼마나  택하였는가가 중요하다. 그것으로 부족하니까 SAT (또는 ACT) 점수가 좋아야하고, SAT subject(과목별 시험) 점수도 중요하다.

일단 머리가 좋고 성실한 학생들은 위와 같은 학업에서 우월성을 갖게 된다. 90년대만해도 학교에서 몇 등 안에 들고, SAT가 만점 근처가 되면, 명문대 진학에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명문대를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이미 너무 많은 학생들이 학업 우수성(Academic Excellence)을 가지고 있다. 대학 측에서는 지원자 대부분이 이렇게 우수한 학생들일 경우에, 골머리를 앓게된다. 예를 들어서 UCLA만해도 신입생 평균 GPA가 4점 만점에 4.3점에 육박하고 있다. 이제 GPA 와 SAT를 거의 만점을 맞은 학생들이 명문대학에 우수수 낙방하는 것은 너무 잦은 일이 되었다.

 

성적 좋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경쟁 학생들과 차별을 가지려면 학과외 우수성을 보여야만 한다. 한인 학생치고 공부 잘하고 명문대를 목표로 하면서 학과외 활동을 등한히 하는 학생은 없다. 그래서 공부하랴 활동하랴 잠 잘 시간도 부족한 것이다.

문제는 하나 더 있다. 이렇게 해도 경쟁력 갖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남과 비슷해서는 이제 통계숫자를 채우는 데에만 사용되는 사람이 되어버릴 수 있다. 이제는 남들 하는 만큼으론 부족하다. 이제까지는 남들 하는 것보다 조금 더 하면 구별이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으로는 구별이 되지 않는다. 남들과 차별성을 갖는 개성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개성은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가서는 얻을 수 없다. 개성은 어려서부터 찾아내고 길러야만 한다.

십수 년 전에는 Well-Rounded 학생 즉, 모나지 않은 학생, 성적도 좋고, 학과외 활동도 골고루 좋은 학생이 명문대 진학에 유리하다고들 이야기하곤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골고루 갖춘 학생보다는 모가 난 학생, 신기한 학생, 보기드문 활동을 한 학생이 명문대 합격에 훨씬 유리하다. 예를 들면 스포츠 스타, 가수, 봉사왕, 산악자전거 선수, 마술사, 여행왕처럼 보기 드문 활동을 하는 것이 훨씬 합격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동양계 학생인 경우 더욱 그렇다. 

 

GPA와 SAT로 대학간다?

 

아직도 "GPA와 SAT로 대학이 결정된다."고 간단히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GPA와 SAT"는 Academics의 가장 중요한 필요 조건에 해당하지만, 명문대일수록, 충분 조건에 해당하지는 못하며, 결정적 요소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UC는 학생 선발에 최소한 14가지 인자들을 고려한다고 공언한다.

 

1.GPA, 2. SAT점수, 3. 필수과목 이상 과목수와 성적, 4. Honor 및 AP과목, 5. 열악한 거주지 보너스, 6. 12학년 학업, 7. 열악한 고교 보너스, 8. 특별히 우수한 학과목(들), 9. 특별프로젝트, 10. 학업 발전도, 11. 특별한 재능, 업적, 수상, 12. 특정 educational preparation programs 참여, 13. 어려운 사정, 14. 사는 곳 등이다.  

이 중에서 1.GPA 와 2. SAT점수는 중요하지만, 언제나 그 외의 조건들도 상당한 무게를 가지고 학생 선발에 영향력을 줄 수 있다.

 

하바드 대학의 경우, 학생 선발 조건들을 좀 더 정성적인 어휘로 설명한다. 

 

1. 학생의 성장정도와  잠재능력: 지금까지의 능력 발휘, 노력, 시간분배 능력, 자기주도력, 동기정도, 목표 유무, 탐구심, 인성과 성장 가능성 등을 포괄적으로 본다. 

2. 흥미와 활동: 삶을 통해 발견되는 열망, 교훈, 업적, 성공이나 실패 경험, 기회 포착 경험, 활동의 질, 헌신, 리더쉽 , 형편과 의무에 따른 불이익, 하바드에서 탐구하려는 것에 대한 이해 등을 본다.  

3. 개인의 인성과 인격: 발견되는 성격, 실행했던 선택들, 대기만성형인가 여부, 타인의 의견에 대한 태도, 성숙도, 성격, 리더십, 자신감, 인격의 따뜻함, 유머 감각, 에너지, 타인에 대한 관심, 어려울 때 대처 능력 등을 본다.  

4. 자기 대학과 공동사회에 대한 기여 가능성: 대학 생활의 자유와 프레셔에 잘 견딜지, 교우들에게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지, 이 대학에서 발전할지, 커뮤니티가 원하는 학생일지, 남들과 잘 어울리고 상호 유용한 관계를 갖게 될지 등을 본다.

 

이렇게 종합적으로 학생을 판단하기 위해 지원서로부터 GPA, SAT, AP, 학과외 활동, 에세이, 가정형편 등을 보고 추천서와 인터뷰도 감안하는데, 이 중 GPA와 SAT는 오직 "중요한 일부"일 뿐이다. 그러므로 GPA와 SAT 이외에 무엇을 보여줄 수 있으며, 특히 뽑힐 수 있는 이유로는 무엇을 보여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지혜로 고교 생활을 보내야 한다.

 

대입에세이 반나절이면 쓸 수 있다?

 

명문대일수록 에세이를 통해 학생의 진면목을 발견하고자 하여, 학교마다 고심하여 만든 Essay Prompt에 학생이 어떻게 응답하는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그래서 명문대 위주로 지원하게 되는 우수한 학생들은 자연히 많은 에세이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학생에 따라서는 써야 할 에세이 수가 20-30개에 이르러 구상하고, 쓰고, 닦느라 애를 쓸 수 밖에 없다.

쉽게 생각하는 학생은 대입 에세이를 학교 숙제로서 제출하는 많은 작문 중의 하나처럼 간단히 써버릴 생각도 하고 또 에세이 한 개를 쓰면 효율적으로 여러 학교에 리싸이클하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대입 마감 시한이 임박하여 UC의 경우에는 11월 말에, 그리고 여타 사립대학을 위해서는 12월 크리스마스 후까지 미루다가 시간에 쫒겨 허둥지둥 써 내는 학생이 많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물어보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학부모들도, 대개 관심사는 GPA, SAT 점수, AP 개수, Activities 개수에 멈추기 일쑤이다. 이런 것이 중요하고 에세이는 실제로 그리 중요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명문대일수록 에세이는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학원이나 컨설팅 업체가 알아서 에세이를 써줄 거라고 기대하는 경우도 있다. "어이쿠 제가 어떻게 써요, 프로가 써야지"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생각하여야 한다.   

프린스턴 대학 입학처장(Dean of Admissions)인 Janet Lavin Rapelye가 한 말 중에 정곡을 찌르는 말이 있다. "에세이는 학생의 세상을 엿보는 창문입니다."

 

잘 생각해 보면 학생을 뽑는 일은 사람을 고르는 일이다. 뽑는 사람 입장에서는 뽑고 싶은 이유를 가진 사람을 골라 뽑고 싶은 것이다. 에세이가 창문이라면 이 창문은 엿보는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셈이고 그로 하여금 안팍 구석구석을 잘 볼 수 있는 창문이어야 한다. 깨끗한 것은 물론이요, 크기와 위치 등 좋은 창문이 가질 조건들은 많다. 창문처럼 에세이를 통해, 쓴 사람의 언어구사력, 성격, 세계관과 인간관, 꿈과 이상, 평소 생각하는 바, 사고패턴 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게다가 얼마나 열심히 읽고 써왔는지, 이 에세이를 완벽하게 쓰려고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와 심지어 이 글을 쓰면서 이 글에 대해 얼마만큼 진솔했고, 이 글에 대한 자긍심은 어떠한지까지도 나름 파악하게 된다.

 

이렇게 학생을 잘 파악하도록 씌어진 에세이를 읽고 공감과 이해가 증진된다면 그 학생에 대한 선호도는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당연히 좋은 에세이는 학생의 합격가능성을 현저히 올릴 수 있는 마법과 같은 효력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에세이, 프로 학생 감별사들이 눈을 크게 뜨고 읽어내려갈 에세이, 합격 불합격을 가를 에세이를… 반나절 만에 쓸 수 있다고? 철자와 문법만 고치면 된다고? 글쎄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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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 민  (US Edu Con 대표)

  http://www.useduconsul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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