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이 답하지 않거든, 세상이 답하게 하라 > (1)

윤필립 칼럼

< 대한민국이 답하지 않거든, 세상이 답하게 하라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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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있고 수입이 좋다는 이유로 선택하는 직업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질리지 않고 평생 할 수 있다. 고생은 일종의 인생 근육이라 생각한다.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굴곡도 겪고 고생도 해야 삶에 탄력이 생긴다. 사람 몸에 근육이 없어지면 작은 자극에도 쉽게 무너지듯 삶에도 근육을 키우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 


현재 아시아 7개국 8개 도시, 12개 지점(싱가포르, 자카르타, 쿠알라룸푸르, 마닐라, 방콕, 상하이, 베이징, 한국)

규모의 회사 CEO SUITE의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김은미 씨의 라이프 스토리와 성공 노하우.


예상치 않은 기회는 매일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그 기회를 낚아채는 일은 우리 자신만이 할 수 있다. 그 기회를 한 번으로 끝내고 말 것인지, 더 크게 키워 삶의 전환점이 되게 할 것인지도 자신에게 달려 있다.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시련들을 만난다. 그러나 시련은 똑같은 모습이 아니라 매번 처음 만나는 얼굴로 다가와 사람들을 당혹시킨다. 그런 낯선 시련 앞에서 사람들은 휘청거리기 마련이다. 사람이란 약한 존재여서 아무리 많은 계획을 세워 놓는다 해도 그 계획이 물거품처럼 사그라지는 모습을 보면 낙담할 수밖에 없다. 고민의 시간을 뒤로한 채 다른 길을 모색하기로 결심했다.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 목표점이 분명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나리라'는 기대와 함께. 한국에서 받아주지 않는다면, 호주의 문을 두드려보자.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을 선호하겠지만, 실제로 대기업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는 그녀는 복잡한 조직 시스템으로 인해 실제로 본인이 프로젝트를 만들어 진두지휘할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고려해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를 선택하기로 했다. 거기에는 아직은 뱀이지만, 장차 용으로 키우면 되지 않겠냐는 자신감도 한몫했다. 처음 맡은 프로젝트는 한국의 시장성을 조사하는 일이었다. 발이 부르트게 돌아다니며 한국에 지사를 내는 것이 회사의 이익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심지어 변호사 자문을 구하기 위해 사비를 보탰다. 아무리 용을 써도 한국에서의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어쩔 수 없이 '시장성 없음'이라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눈물이 났다. 한국 지사가 필요 없다는 것은 즉, 그녀가 회사에 필요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승산 있음'이라는 보고서를 제출했으면, 정말 오픈했을 것이다. 그리고 회사 돈으로 한 2년 폼 나게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회사는 몇십 억의 투자를 하고, 실패하면 그 손실은 엄청날 것이다. 회사를 떠날 준비를 하던 어느 날 사장실에서 호출이 왔다. 매니지먼트 트레이닝부터 시작하자고 했다. 성실하게 회사의 입장을 생각한 그녀의 진심을 알아준 것이다. 게다가 그녀의 한 달 치 월급에 버금가는 사비를 들여 고용했던 법률회사가 보내온 추가 자료를 사장이 본 것이다. 그리고 1불 1센트까지 아껴 오히려 출장비를 남겨왔다는 사실 또한 그를 놀라게 한 모양이었다. 결국 사장은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 그녀를 채용해주었다. 그것도 말단 직원이 아닌 매니저급으로. 정말 회사 돈은 단 1불도 헛되이 쓰지 않았다. 그렇다고 잔머리를 굴려 '이렇게 하면 사장이 더 신뢰하겠지'라고 계산하지도 않았다. 진심으로 '내 회사'라고 생각했고, 그런 믿음이 쌓이면서 예상치 않은 계단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어디서든 진심은 통하는 법이니까.


입사 후,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려 노력했다. 어느 날, 회사에서 방콕 지점을 폐쇄할지 말지를 두고 회의를 했다. 태국이 후진국이고, 성과를 올리기 힘들 거란 생각에 다들 꺼렸다. 순간 기회의 신이 앞머리를 펄럭이며 눈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방콕 지사에 지원했다. "동양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한 번만 동양인인 저에게 맡겨 주세요." 한마디로 허풍을 친 것이다. "월급은 지금 그대로 주셔도 돼요. 일을 못 하면 언제든지 해고해도 좋아요. 대신 저에게 1년이라는 시간을 주세요." 사람들이 기피하는 곳에 가겠다고 나선 젊은 동양 매니저. 회사로서는 비용은 적게 들이면서 한 번 더 방콕 시장을 도전할 수 있는 기회였다. 결국 그녀를 방콕 지사장으로 임명했다. 그렇게 입사 6개월 만에 동양인 최초로 태국 방콕 지사장으로 임명되었다. 솔직히 말이 태국 지사장이지 남과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그녀에게 미쳤다고 했었다. 그녀의 모든 가치관은 세계명작전집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책들의 주제는 하나같이 똑같다. '남과 다른 선택을 해야 남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드시 망해가는 지점을 살려내 인정을 받으리라 결심하고 남과 다른 선택을 한 그녀에게 자신감을 계속 불어넣었다.


방콕 지사에 출근해보니, 회사는 그야말로 막장 중의 막장이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조차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난장판이었다. 당장 바꿔야 한다는 성급한 의지만 가득했지만, 그녀 자신부터 낮췄어야 했다. 그들에게 변화를 강요하기보다 긍정적인 동기를 심어줬어야 했다. 우선 목과 어깨에 잔뜩 들어간 힘부터 뺐다. 내 안에 있는 것을 그들에게 주기로 결심했다. 긍정적인 마인다, 열정적인 태도, 배려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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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필립  |  필리핀 중앙교회 담임목사, 아브라함 신학교 총장 

              저서 : ‘그들에게는 예수의 심장이 뛰고 있다', ‘하나님의 지팡이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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