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3시간 엄마 냄새 > (2)

윤필립 칼럼

< 하루 3시간 엄마 냄새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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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양육의 333 법칙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하루 3시간 이상 아이와 같이 있어 주어야 한다. 발달의 결정적 시기에 해당하는 3세 이전에는 반드시 그래야 한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떨어져 있다 해도 3일 밤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3년을 채웠는가 채우지 못했는가의 차이는 아이가 정상적인 발달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된다. 하루 최소 3시간 부모의 온도와 냄새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자란다.


애착이란 아기와 양육자 사이의 정서적 유대를 말한다. 아기가 따뜻하고 친근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만족과 즐거움을 느낄 때 형성된다. 애착이 안정되게 형성된 아기는 '나는 보살핌을 받을 만한 사람이야. 엄마는 좋구나, 내가 필요할 때 언제나 엄마가 있네. 세상은 살 만한 곳이네'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살 만하다고 느낄 때 아기의 마음은 세상에 뿌리내린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대상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이 인간의 기본적 동기가 충족되지 않으면 아기는 올바른 인간으로 자랄 수 없다. 식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양질의 햇빛, 공기, 물, 산소가 필요하듯이 아이가 자라기 위해서는 양질의 엄마가 필요하다. 애착이 불안정한 아이는 조금만 어려운 일이 닥쳐도 쉽게 흥분하고 좌절하고 울고 보채며 자주 아프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독립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부모나 주변 사람들에게 의존한다. 애착이 심하게 불안정하거나 아예 애착이 형성되지 않으면 마음이 튼튼하게 뿌리내리지 못해 건강한 줄기를 뻗지 못한다. 그 결과 성격과 정서에 문제가 생겨 삶이 위태로워진다.


아이를 많이 웃게 해주는 것은 낙관적인 아이로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일관적이고 규칙적인 방식으로 보살펴서 세상에 대한 통제감을 경험하게 해주었다면 이후에는 많이 웃게 해서 만족스러운 감정을 자주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요즘 아이들에게서 발견되는 잘못된 연결 고리는 부모에게서 찾을 수 있다. 부모가 아이의 눈을 오랫동안 맞춰주지 않기 때문에 시선이 분산되고, 시선이 분산되니 주의도 분산된다. 부모의 눈이 금방금방 돌아가니 아이의 눈도 돌아간다. 나는 아이의 주의 산만은 부모가 만든 병 중 하나라고 말한다. 부모의 일정한 온도와 냄새, 일관되고 긍정적인 목소리를 받지 못한 아이들은 대변을 볼 때도 이리저리 주변을 살필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심리학자의 실험에 따르면, 즉각적인 욕구를 참은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더 집중력 있고 논리적이고 계획적이며 성적과 대인 관계, 스트레스 관리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이를 근거로 더 큰 만족과 보상을 위해 욕구 지연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성공의 지표가 된다고 주장했다.


책을 읽어주면, 먼저 아이의 정서가 안정된다. 책 속 이야기와 그림을 통한 심리적 이완 효과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좀 더 중요한 요인이 있다. 바로 책을 읽어주는 시간 동안 엄마의 냄새와 온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와 엄마는 서로에게 거울 같은 존재이다. 엄마의 감정, 행동, 말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아이와 많은 시간을 같이 있어도 불안 수준이 높아서 지나치게 안달복달하는 엄마라면 아이가 안정적인 정서를 갖기 힘들다. 아이가 늘상 보고 듣는 것이 불안과 관련된 감정과 행동이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는 한결같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부정적인 메시지로 사고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 영향이 미친다. 어릴 때 반복한 사고는 지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듣고 보았기에 그렇게 산다. 냉정하고 폭력적인 부모를 보고 자라면 이 사람의 세계에서 폭력은 물처럼 흔한 것이 된다. 생애 초기에 특정한 상황에서 학습한 경험은 다른 상황에까지 확대되는 일반화가 된다.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며 단추를 잘 끼웠다면 그다음은 부모의 언행일치, 즉 일관성이 중요하다. 메시지는 긍정적인데 막상 부모의 행동이 그렇지 않다면 아이는 혼란에 빠진다. 언행일치는 특히 아이가 자랄수록 점점 중요해진다. 엄마는 정말 말을 조심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속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이상하게 말을 거칠게 한다. 습관적으로 하는 말을 한번 들여다보자. 아이에게 부정적인 메시지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에 버금갈 만큼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아이에게 죄책감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죄책감은 자기 가치감, 도덕심, 애타심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죄책감을 갖고 있으면 스스로 떳떳하지 않고 항상 눈치를 보며 기죽어 지내기 때문에 자기 가치감을 느낄 수 없다. 내가 죄가 많으니 당연히 남도 많을 것이라고 여겨서 항상 남을 의심하거나 깔보며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는 도덕심도 발달하지 못한다. 반대로 스스로 당당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남들도 나만큼 훌륭하다고 여기며 자연히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애타심이 발달한다. 어려서부터 고귀하고 당당하게 대접받은 아이가 그런 어른이 되고, 죄 없이 무결하고 고귀한 아이로 인정받아야 죄책감을 느낄 행동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돌아가도, 아이에게는 엄마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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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필립  |  필리핀 중앙교회 담임목사, 아브라함 신학교 총장 

              저서 : ‘그들에게는 예수의 심장이 뛰고 있다', ‘하나님의 지팡이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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