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의대 진학에 중요한 과목들

남경윤의 의대칼럼

(3) 의대 진학에 중요한 과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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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진학에 중요한 과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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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과학과목을 잘 하므로 의대 진학을 생각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은 필자가 부모들에게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질문 증 하나다. 이럴 때 필자는어려서 책을 많이 읽었나요?” 라고 묻는다.

 

과학 과목은 기본이고 차이는 영어독해력에서 나타나기 때문인데, 이 차이는 의대 진학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의대 졸업 후 레지던시 매칭에도 뚜렷하게 나타나니 꼭 명심하기를 당부 또 당부한다.

 

대학에 들어가서 프리메드 생활을 시작하면서, 의대 진학에 요구되는 필수괴목들을 듣다 보면 Organic Chemistry(유기화학)가 학생들의 발목을 잡는 첫 번째 걸림돌로 다가온다. 참고로 동부지역 대학들은 Orgo(올고)라고 부르고, 서부지역 대학들은 OChem(오캠)이라고 부르는 유기화학이 신입생들의 의대 진학 의지를 꺾는 일은 아이비리그 대학에서든 주립대학에서든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생전 처음으로 C 학점이 성적표에 적힐 확률이 가장 높은 과목이 바로 Organic Chemistry 이기 때문이다.

 

모든 생명체 유기물의 근간이 되는 탄소가 어떤 역할 및 반응을 하는지에 대해 공부하는 과목이, 프리메드 대학생 중 절반 이상을 의대 진학을 포기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의대 입시 경쟁률은 지금보다 몇배 더 높아졌을 것이다.

 

일부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서 신입생들에게 유기화학을 수강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놓은 것도, 지나치게 의욕적으로 의대 진학을 준비하지 말고 대학생활에 익숙해진 후에 수업을 들어서 중도에 의대 진학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자는 배려이다. 그 결과 그런 대학들의 의대진학률은 상대적으로 높다. 물론 학점 관리가 어려운 대학으로 명실상부 으뜸으로 꼽히는 프린스턴에서 신입생이 유기 화학에서 A+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학교 전체가 놀라는 일이고, 고교를 전교 일등으로 졸업하고 프린스턴에 진학한 학생이 유기화학에서 C를 받는 일은 일반적인 일이다.

그렇다고 의대 진학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재수강을 통해 바로 잡으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한 번도 공부를 못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학생들이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그 절망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므로 대학 신입생 시절에 유기화학을 수강한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일학년을 마치며 프리메드 생활을 접고있다.

 

그렇기에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서 해야할 일은 어려서부터 과학과목을 재미있게 그 원리를 이해하며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일이다. 그저 외워서 공부하는 방식으로 유기화학 및 고차원의 과학 과목을 정복하기에는 암기 사항이 너무 많아 그 한계가 명확하다.

 

유기화학의 벽을 넘은 학생들 중 나머지 절반을 걸러내는 과목은 영어 독해다. 의대 진학을 원하는 모든 학생들이 보는 MCAT(Medical College Admission Test)에서 유독 영어독해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것이 우리 한인 2세들의 전형적인 문제점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아이비리그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분석한 결과이니우리 아이는 미국에서 태어났으니 상관없겠지라는 생각은 접어두자. 기본적으로 한인 학생들이 수학과 과학분야에서는 뒤지지 않지만 영어 독해는 다른 얘기다. 물론 영어를 전공하는 학생도 이제는 많이 생겼고, 영어를 가르치는 한인 2세들도 제법 존재하지만 의대 진학을 바라는 조금은 이과적 성향을 지닌 학생들 중에 영어독해력이 부족해서 의대 진학을 포기하는 일이 많이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사실 이 점이 필자가 이 칼럼을 쓰겠다고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하버드, 프린스턴, 스탠포드, CalTech, 컬럼비아, MIT, UPenn 등의 대학에서 만점을 받는 한인 학생들 중에 영어 독해에 발목이 잡혀 의대 진학을 포기하거나 필자를 찾아와 고민을 토로하는 학생들이 있다.

 

명문대학에서 전과목 A를 받을 만큼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지만 경쟁자들 역시 뛰어나다 보니 상대적으로 영어독해력이 떨어져서 의대 진학에 실패하는 것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어려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지 않았다는 점이다.

 

의대에, 특히 하버드 의대와 같은 명문 의대에 진학한, 필자가 지도한 학생들의 공통점은 어려서부터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다는 것이다. 한인 학생들이 지금보다 더 의대 진학에 성공하기 위해서, 가정에서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도서관에 자주 데려가서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독려하는 일이다.

 

이 점이 해결된다면 나머지 과목들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보완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과학 과목의 성적이 우수하지 않더라도 의대 진학은 가능하지만 영어 독해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늘 바로 자녀의 손을 잡고 도서관으로 향하면 의대 진학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오리라 확신한다.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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