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대 진학과 의대 진학의 난이도 비교

남경윤의 의대칼럼

치대 진학과 의대 진학의 난이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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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대 진학과 의대 진학의 난이도 비교

치대 진학을 의대 진학과 비교해서 난이도에 대한 답을 달라는 질문은 마치 자장면과 짬뽕 중 어떤 게 더 먹고 싶냐는 질문처럼 즉답을 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질문을 조금 바꿔서 자장면과 짬뽕의 가격에 대해 묻는다면 일반적으로는 짬뽕이 조금 더 비싸다고 말할 수 있듯 치대에 진학하는 것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보다는 조금 낮은 성적으로도 가능하다고 답할 수 있다. 물론 특별한 자장면은 일반 짬뽕보다 비싸듯 일부 치대에 진학하는 것은 일반적인 의대에 진학하는 것보다 어려울 수도 있다.

 

특정 학교들을 놓고 비교하는 자리가 아니므로 의대 진학과 치대 진학을 지극히 일반화 시켜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대학 시절 성적관리 측면에서 보자면 4.0 만점에 3.5를 받은 한인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는 일은 상당히 드문 일이지만 이 학생이 치대에 진학하는 일은 가능성이 제법 있는 일이다. 물론 학점 외에도 여러 가지 선발 요인이 존재하지만 가장 손쉽고도 기본적인 선발 기준이므로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었다. 하지만 손재주가 좋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는 학생이라면 아무리 학점 관리를 잘 했더라도 치대에서 선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치과 의사가 손재주가 안 좋으면 환자가 고생한다. 방문하는 환자마다 고생을 하는 일이 반복되면 그 치과는 자연스럽게 문을 닫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치대에서는 손재주가 좋지 않은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 것이 학생의 미래와 사회구성원 모두를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해도 치과 의사의 숙명은 손으로 도구를 사용하여 제한적인 공간인 환자의 구강 내에서 진료 행위를 하는 것이므로 필자가 상상하지 못하는 미래의 어느 날이 되기 전까지는 치대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손재주를 검증하는 과정은 지속될 것이라고 확언하니 치대지망생들은 이 점을 간과하지 말고 학업에만 매진하지 말고 자신의 방식대로 손을 활용하여 무언가를 잘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자. 악기 연주도 좋고 조각 수업을 듣는 것도 좋다. 레고 만들기면 더 좋고 네일 아트면 더더욱 좋겠다. 섬세한 행위를 할 수 있는, 즉 미래의 치과 의사로서 가장 핵심적인 자질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자신의 방식대로 보여주도록 고민하여 활용하기 바란다.

 

치대 진학이 의대 진학보다 수월하게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는 치대 진학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DAT(Dental Admission Test) 성적이 의대 진학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MCAT(Medical College Admission Test) 보다 잘 나오기 때문이다. 앞에서 예로 들은 4.0 만점에 3.5 수준의 학점을 갖고 있는 일반적인 한인 학생이라면 DAT 성적이 상위 15% 내에 들 확률이 높지만 같은 학생의 MCAT 성적이 상위 15% 내에 들 확률은 높지 않다. 그 이유는 DATMCAT 성적은 SAT와 마찬가지로 같은 날 시험을 본 다른 학생들의 성적과 비교하는 상대평가 제도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MCAT에 응시하는 학생들이 DAT에 응시하는 학생들 보다는 평균적인 학습 능력이 뛰어나므로 DAT에서 상위권에 드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한인 학생들을 비롯한 동양계 학생들의 DAT 성적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성적이 타민족 학생들보다 좋다고 해서 무조건 성적순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 입시 제도이다. 이미 치대 재학생 중 동양계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25%를 넘어선 지가 오래된 일이니 동양계 학생들을 더 많이 선발하기에는 부담이 있는데 그들의 DAT 성적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 여기서 학생들의 착각이 발생한다. 30점 만점인 DAT에서 20점을 받아 상위 15% 정도의 성적을 받았다고 생각되는 순간 치대 진학을 낙관하게 된다. 5년 전 치대 신입생들의 평균 성적을 조사한 결과 평균 학점은 약 3.5였고 평균 DAT 성적은 약 20점이었다는 자료를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입생의 평균 DAT 성적이 20점에 못 미치는 치대도 여러 군데 보이므로 착각의 깊이는 더욱 깊어 진다. 하지만 한인 학생이 DAT 20점을 받았다면 절대로 안심할 성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더욱이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수년 전 자료들이 많이 나오는 것도 위험 요소이다. 지난 15년간 치대 합격생들의 평균 DAT 성적은 1점 이상 상승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으며 조금씩 더 학습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치대 진학에 관심을 보이는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한 가지 맹점은 DAT 성적은 여러 과목의 성적의 평균이다 보니 영어 독해 성적에 대한 예민함을 학생들이 망각하기 쉬운 구조이다. 과학 분야와 공간지각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영어 독해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반기는 치대는 거의 없다. 특히 뛰어난 성적을 보유한 학생들이 가장 많은 동양계 학생들 중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학습 능력이 동양계 학생들보다는 조금 낮게 형성되어 있는 다른 소수계 학생이라면 조금 유리하겠지만 이 기준을 한인 학생이 아전인수격으로 활용한다면 낭패를 보기 쉽다.

 

치대 진학이 아무리 의대 진학보다 수월해 보인다고 해도 손재주와 함께 상위 20% 수준의 독해력을 보유하지 않은 한인 학생에게는 수월한 일이 절대로 아닐 것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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