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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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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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향 감독의 '오늘'이라는 영화에서 여주인공 다혜는, 용서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약혼자를 죽인 살인범을 용서해 준다.  

 

그러나 그렇게 마음을 다독이며 살던 다혜는 뒤늦게 "저에게 모두 용서하라고 강요만 했지 용서하지 않을 권리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았어요.", "용서해 준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네(가해자)가 알았으면 좋겠다."라며 눈물을 흘린다.

 

요즘 우리는 용서를 무작정 강요받는 사회에 살고 있다. 피해자의 아픔을 위로하기는커녕 가해자의 인권을 더 소중히 여기는 사회 속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용서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용서를 해야 하는 입장과 받아야 하는 입장 모두를 가지고 있지만, 늘 용서를 해야 하는 입장에 서서 힘들어한다. 인간이 인간을 벌할 수 없다는 말처럼 인간은 인간을 용서할 수 없는 것일까? 

 

대화 교육가인 박재연 작가가 아버지를 용서하는 모습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용서의 일면을 생각해 봤으면 한다. 박재연 작가는 용서란 '깊은 이해, 왜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함으로써 어떤 것을 그렇게 그의 삶에서 갈망했을까를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그는 어린 시절, 본인이 가져가지도 않은 만원이 아버지의 지갑에서 없어졌다는 이유로 연탄집게로 맞고, 엄마와 함께 살 수 없는 충격때문에 밤에 이불에 오줌을 쌌다는 이유로 빗자루로 기절하도록 맞는 등 아버지의 학대 아래 자랐다. 객관적으로 아버지를 본다면 비난받아 마땅하고 아버지 자격이 없는 사람이지만, 그의 말을 빌자면 그건 우리가 그 사람을 온전히 보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아버지도 그 당시에는 나름대로 자신의 삶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그 방법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또 때로는 내가 아팠지만, 그것밖에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하다 보니 아버지도 그의 삶에서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웠는지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었던 계기는 '우리 아버지가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리고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그 마음은 얼마나 괴로울까'하는 아버지를 이해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올라온 것이었다고 한다. 

 

특히, 가장 마음 편해야 할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주고받는 상처는 어떤 가정이나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다 있을 것이다. 자식은 누구보다 부모님을 존경하기 원하고, 부모는 누구보다 자식이 잘 살기를 원하지만, 부모 역시 자신의 상처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또 다른 상처와 부딪친다. 

 

오늘은 나에게 상처를 준 그 사람의 상처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판단하며 이런저런 꼬리표를 붙이던 시각을 잠시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관찰하며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전까지는 이해되지 않았던 그의 마음을 헤아려 보고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 생각해보자. 그를 받아들이고 공감할 때, 회복되는 그의 모습을 기대하며, 그 과정을 통해 그의 고통이 희망으로 전환되는 것을 함께 경험하는 축복을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누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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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영  |  한인기독교 상담소 상담원

 LA : 213-738- 6930, OC : 657-529-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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