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어린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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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어린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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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일은 한국의 어린이날이다.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40대 이상의 독자라면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창경궁이나(옛 창경원), 어린이대공원, 자연농원(현 에버랜드), 서울대공원(과천대공원)등의 놀이공원에 나들이를 갔던 어린이날의 추억이 한 장면 씩은 있을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인산인해를 이룬 어린이날 관광지의 모습을 비춰주던 TV뉴스를 본 기억이라도 있을 것이다.

 

고속도로는 꽉 막히고, 어디를 가도 사람이 미어터지는 날이지만, 평소 생업에 쫓겨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던 아빠들은 이 날 만큼은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에 불타올랐고,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어린이대공원 잔디밭에서 먹을 김밥을 싸던 엄마는 어느새 화장대 거울 앞에서 새로 산 블라우스를 이리저리 대보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그런 날이었다.

‘어린이 날은 작고, 약하고, 미숙한 ‘어린 아이’ 에게도 이 세상이 인정해 주는 어떠한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주는 날이기도 하다. 너무나 갖고 싶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던 장난감을 은근히 기대해 보기도 하고, 짜장면과 탕수육이 먹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으며, 실속 없이 부풀려진 솜사탕을 흔쾌히 사 주시던 엄마의 낯선 모습에 깜짝 놀라는 날 이기도 했다.

 

물론, 지금의 어린이날 풍경은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 지자체나 기관, 단체, 문화센터 등에서 주최하는 크고 작은 기념행사가 수도 없이 많다. 특급 호텔이나 테마파크에서 마련한 이벤트를 즐기거나 어린이 뮤지컬이나 영화, 연극 등을 관람하기도 하고 야구장에도 가고 해외여행도 간다.

TV에 나온 맛집에서 외식을 하고 온 가족이 함께 노래방에 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어린이날이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저마다 날짜와 의미는 다르지만 대략 140개 국가에서 어린이날을 지정하고 기념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어린이 날에 대해서 알아보자.

 

국제 어린이날 - 61

(International Children’s Day)

192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아동복지세계회의’에서 6 1일을 국제 어린이의 날로 선포했다. 당시, 6 1일올 어린이날로 기념 하는 국가들은 보통 공산주의 국가였고, 서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들은 다른 날을 어린이날로 기념 하고 있어 국제 어린이날은 공산주의 진영에서 만든 것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세계 어린이날 - 1120

(Universal Children’s Day)

1954년부터 UN과 유네스코에서는 11 20일을 세계 어린이날로 선포하고 기념하고 있다. 세계 어린이날은 단순히 어린이들을 축하하기 위한 날이 아니라, 학대와 착취, 차별의 형태로 갖가지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날이기도 하다. 지금도 일부 국가의 어린이들은 종교갈등이나 소수민족분쟁, 장애 등으로 인해 아동 노동에 착취되거나 무력충돌에 투입되고,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는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 55

(어린이날)

미래 사회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맑고, 슬기롭고, 씩씩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어린이 사랑과 존중의 정신을 함양하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제정한 기념일이다.

3.1운동 이후 아이들에게 애국심과 민족의식을 불어넣기 위해 소파 방정환 선생이 속한 색동회에서 1923 5 1일을 어린이날로 공포했다. 1927년부터 5월첫째 일요일로 날짜를 바꾸어 기념하다가 1939년 일제의 억압에 의해 중단된 뒤, 다시 1946년에 55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 고, 1957년에는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을 선포했다.

1970년부터 공휴일로 지정된 이래 오늘날에 이른다. 특별히 부모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어린이가 평소 가지고 싶어했던 물건 등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

 

터키 - 423

(Ulusal Egemenlik ve Cocuk Bayr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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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어린이날인 423일은 터키의 독립기념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터키인들에게 어린이 날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인 동시에 국제적인 행사의 날로 여겨진다.

 

매년 4 23일이면 전 세계 어린이들을 초대해 큰 축제를 개최한다. 터키인들은 터키를 찾은 어린이들이 전통문화를 맘껏 즐길 수 있도록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한다. 또 이날 이스탄불 근처의 산요르기 섬에 찾아가 기도를 하기도 하는데, 그곳에서 기도를 하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행사는 터키의 건국을 주도하고 어린이날을 제정하기도 한 터키의 초대 대통령캐말 파샤의 묘소를 방문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정부체험, 일일 대통령 또는 총리 되기 체험을 통해 애국심을 다지는 시간을 갖는다.

 

일본 - 55

일본은 남자아이, 여자아이의 어린이날을 따로 기념한다. 남자 아이의 어린이날은 우리나라와 같은 5 5일로 탄고노셋쿠(端午の節句) , 단오절 이자 고도모노히(子どもの日)라 부르는데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남자 아이들의 무사 성장과 입신양명을 기원하는 행사로 이날은 집집마다 지붕 위에 잉어 모양 깃발을 걸어 장대를 세우는데 이것을 고이노보리(鯉のぼり)라고 부른다.

집 안은 옛 무사의 갑옷, 투구로 장식해 아이의 건강과 사회적인 성공을 기원한다. 또 으깬 팥을 넣은 흰떡을 떡갈나무 잎으로 싼 절기 음식가시와모찌를 먹는 풍습이 있다. 여자아이의 어린이날은 3 3일로히나마쯔리라 부르며 여자아이들의 무병장수와 행복을 빈다. 17세기 초의히나인형’ 놀이에서 유래된 것으로 집 안 곳곳을 꽃이 달린 복숭아 나뭇가지를 꽂아 꾸미고, 계단식 붉은 단에 화려하게 꾸민 여자 아이 인형을 장식한다. 온 가족이 모여 음식을 나누어 먹는데, 음식을 나누어 먹지 않거나 이날 사용한 인형을 오전 중에 치우지 않으면 아이의 결혼이 늦어지거나 하지 못한다고 믿는 풍습이 전해진다.

 

북한 - 61

(국제 아동절), 66(소년절)

 

1945년 이전에는 5 1일이 어린이날 이었으나, 이후부터는 61일을국제아동절로 기념하고 있다. ‘국제아동절은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날로써 어린이들은 소풍을 가기도 하고 달리기, 자전거 경주, 줄다리기 등의 체육 또는 오락 행사를 즐긴다.

탁아소나 유치원은 휴원하고 유치원생들을 동원한 기념행사가 진행되는데, 며칠 동안 준비한 노래와 춤을 선보이고 김일성, 김정일 부자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등 체제 선전에 동원 된다고 한다. 탈북자들의 말을 빌리면 북한 고위층 아이들에 비해 일반 주민들의 아이들에겐 이날이 평범한 일년 중의 하루일 뿐, 전혀 특별한 날이 아니라고 한다. 6 6일은조선소년단창립절소년절’이라 불린다. 이날은 만 7세에서 14세까지의 학생들을 위한 기념일인데, 전국에서붉은 머플러로 상징되는 소년단의 입단식이 진행되고 소년단의 휘장을 달아주는 행사가 진행 된다. 이처럼 북한의 어린이날은 어린이를 위한 날 이라기 보다는 어린이들에게 사상교육을 시키는 날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중국 - 61

(국제 아동절)

중국의 어린이날은 6 1일이다.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날 전날이면 학교나 유치원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갖는다. 초등학교는 어린이날에 휴교를 하므로 아이들이 등교하는 대신 소풍을 가거나 오락 활동을 하며 지낸다. 특히 인구가 많은 중국은 줄곧한 자녀 갖기운동을 펼쳐왔기 때문에 어린이날이 되면 아이들을 소황제, 소공주라 부르며 특별히 대접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친척에게 옷이며 신발, 장난감 등 온갖 선물을 받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독일 - 61

(Kindertag)

냉전시대 독일의 어린이날은 동독과 서독이 달랐다. 동독은 61국제아동절을 기념했고, 서독은 9 20일에세계 어린이날(Universal Children's Day)’을 기념했다. 또한 동서독의 어린이날 풍습도 서로 다르다. 동독은 1950년부터 6 1일을 휴일로 지정하여 부모로부터 선물도 받고 현장 학습과 학교에서 특별활동을 실시하는 등 매년 이 날을 기념했다. 서독도 선물이나 행사 등을 마련하긴 하지만, 그보다는 어린이의 권리를 강화하는 정치적인 노력에 더 역점을 두었다.

1990년 동.서독의 통일 이후에는 9 20세계 어린이날이 공식적인 어린이 날로 지정이 되었지만, 대부분의 동독 부모들은 아직도 61일에 어린이날을 기념하고 있으며, 9 20일에는 공식행사만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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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kinderfest 

 

스위스 - 81

(Kinderfest in St.Gallen)

일명상갈렌(장크트갈렌)축제로 불리는 어린이 축제가 8 1일에 펼쳐진다. 성 그레고리우스 일에 행해졌던 한 학교의 풍습에서 유래된 것으로 1824년에 어린이 축제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었다. 1차 세계대전 때 아이들이 군대에 갈 준비를 하기 위해 사관생도 복장을 갖추고 참가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사관생도 복장 대신 화려한 축제 의상을 입고 퍼레이드를 펼치며 8000여명의 어린이들이 이 축제에 참가한다. 온 마을을 꽃으로 장식한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으며, 축제기간 동안에는 구운 소시지 요리가 유명하다. 그러나 이 축제는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축제로써 다가오는 축제는 2016년에 열릴 예정이다.

 

인도 - 11 14

(Children’s Day)

인도 최초의 수상 자와할랄 네루의 생일을 기념해 정해졌. 네루는인도 어린이들의 삼이라 고 불릴 정도로 어린이들을 지극히 사랑했으며, 인도의 밝은 미래는 어린이들에게 달려 있으며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항상 강조했다. 그는 인도기술연구소등의 교육기관을 설립하여 인도 청소년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힘썼다. 공휴일은 아니지만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는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네델란드 - 126

(Sinterklaas)

특별히 어린이날을 지정한 것은 아sl지만 산타클로스의 유래로 알려진성 니콜라스 성인의 뜻을 기리는 12 6일을 어린이를 위한 날로 기념하고 있다. 벨기에, 룩셈부르크, 북부 프랑스 등에서 공통적으로 진행되고, 이웃을 위해 헌신한 성 니콜라스를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애정을 듬뿍 표한다. 보통 가족 중 가장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눈다. 네덜란드 아이들은 이날을 크리스마스와 같은 날로 여기며, 학교와 집에서는 아이들에게 초콜릿이나 감귤같은 선물을 주며 성 니콜라스 날의 의미를 되새긴다.

 

태국 - 1월 두 번째 토요일

 

Wan Dek”로 알려진 태국의 어린이 날은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제공하고, 국가 발전을 위한 어린이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국가가 정한 기념일이다. 이날은 정부기관, 놀이공원, 동물원 등 각종 시설이 무료로 개방되며 백화점, 은행 등에서도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특히 정부청사, 국회 의사당 등이 개방되어 어린이들이 총리의 사무실을 둘러보고 총리의 의자에 앉아볼 수도 있으며, 군부대에선 장갑차와 탱크 등을 실제로 타보거나 무기 등을 만져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이날 어린이들은 모든 교통수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일부 해외 언론에선 어린이들이 평소 접하지 못하는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선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6세 이하의 유아를 포함한 어린이들이 위험천만한 인명살상용 무기를 체험하는 것에 대해서 강한 반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타이완 - 44

(아동절)

1931년부터 학교에서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개최해 왔다. 1991년부터는 4 4일이 여성의 날과 어린이날의 결합 기념일이 되었고, 2011년부터 공휴일로 지정됐다.

 

 

국가와 종교와 문화권 마다 어린이날의 날짜도 다르고 풍습도, 풍경도 다르지만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저마다 어린이날을 지정하고 기념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이는 국가의 구성 주체가 되는 소중한 인적자원이라는 당연한 이유 이외에도 어린이란 성인의 축소판이나 소유물이 아닌 성인과 동등한 권리를 가진 자립적 인격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어린이들이 이와 같은 권리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어린이에 대한 과거의 인식을 개선하고, 어린이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이 미래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인류가 깨닫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5월이 왔다. 5 5일은 어린이 날이다.

“어린이를 사랑하자” “어린이는 인류의 미래다와 같은 말을 떠올려봐도 좋고, 내 아이를 기쁘게 해주거나,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 도움을 주면 더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어린이날엔 우리가 잊고 사는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꼭 되새겨 보면 좋겠다.

우린 너무나도 당연하고도 중요한 사실을 잊고 산다. 아니, 어쩌면 일부러 부정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그 사실은 바로, “모든 어른은 한 때 어린아이였다"는 사실이다.

자녀가 없어도, 자녀가 모두 장성했어도, 모든 어른들은 모든 어린이에 대한 책임이 있다. 우리 또한 그런 어른들의 책임감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어린이였었기 때문이다.

 

 

데니스 한 기자

Vol.21 - 201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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