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가 싫어해서 유명해진 영화 ‘주전장(主戰場)’ -- 미국 대학가 순회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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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가 싫어해서 유명해진 영화 ‘주전장(主戰場)’ -- 미국 대학가 순회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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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에서 화제를 몰고 온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역사전쟁을 파헤친 영화 <주전장>이 미국 대학가에서 순회 상영된다.

 

* 주 전쟁터 ‘The Main Battlefield’

 

<주전장>은 일본 극우파와 민족주의자들이 왜 위안부 문제를 감추고 부정하고 싶어하는지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로 일본계 미국인인 '미키 데자키'감독이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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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교사 출신인 그는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일본 사회를 향한 비판적인 영상을 제작해 끊임없이 넷우익의 공격과 협박으로부터 시달렸다. 그러던 중 1991년 일본 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최초로 보도한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 신문 기자와 그의 딸을 향해 '자살할 때까지 몰아넣자'고 협박하는 인터넷 여론이 그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도대체 왜 일본 우익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그토록 격렬히 반응하는 것일까? 그리고 제작기간 3년, 한국과 일본, 미국을 수시로 오고 가며 그는 방대한 양의 자료와 거리낌없는 인터뷰를 통해 '위안부'라는 첨예한 역사 전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주전장(主戰場)>이라는 영화 이름을 얻었다.

 

영화에는 일본 우익을 비롯해 한·미·일 학자·활동가들이 서로의 주장을 반박-재반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논쟁이 담겨 있다. 런닝타임 내내 '위안부 진실'의 미로를 찾아가며, 한편으로는 극단적인 논쟁의 평행선을 달린다.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기차처럼 '말 한마디' 삐끗하면 탈선과 전복으로 인한 대형사고가 날 것 같은 팽팽한 말의 긴장감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주전장>은 위안부 역사 전쟁을 다루되, 전쟁터 그 자체보다는 역사의 배후와 척후를 살피는 데 능하다. 또한 전쟁 피해자의 목소리를 담았으되, 감정에 함몰되지 않고 말과 논리를 치밀하게 추적한다.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닌 그의 "특별한 출신 성분"은 영화의 시각에 큰 영향을 미쳤다.

 

*  '일본회의'가 장악한 아베 내각의 실체

 

영화는 충격적인 팩트 하나를 던진다. 바로 '일본회의'다. 아베 내각의 장관급 관료 20명 중 16명이 '일본회의(日本會議)' 소속이다. 1997년에 결성한 일본회의에는 놀랍게도 아베 내각 각료의 80%, 국회의원의 40% 가량이 회원으로 속해 있다. '일본회의를 지원하는 의원연맹'이 그 선봉대 격이다. 아베 총리는 창립 멤버이자 고문이다. 2명의 고문 중 다른 한 명은 현재의 '아소 다로' 부총리다. 그는 2003년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요구해서 시작된 것'이라는 발언으로 유명한 극우 정치인의 대표격이다. 일본 정치의 1, 2인자를 일본회의가 장기 점유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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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회의는 3가지에 집중한다. 

바로 '천황, 교육, 국방'이다. 이것이 현 일본의 정치, 그리고 아베 내각 국정 운영의 핵심 키워드이다. 

 

<주전장>에 등장하는 스키타 미오 자민당 의원은 위안부 강제 징집과 난징 대학살을 철저히 부정한다. '일본은 결코 거짓말을 하는 나라가 아닙니다'라고 확신에 차서 말하는 미오 의원의 주장은 국가와 통치자의 무오류성에 대한 신봉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치즘과 파시즘의 무한 엔진이었음을 세계는 기억한다.

 

일본 사회에서 '역사 교과서'는 금기와 개혁의 또 다른 주전장이었다. 위안부가 실린 '잘못된 역사 교과서 수정'은 '일본회의'의 첫 사명이었고, 영화는 그 역사적, 사상적 동력이 바로 '야스쿠니 역사관'임을 보여준다. 결국 아베 정권의 집요한 정치 공세와 우익단체를 동원한 여론몰이의 결과로 2012년경에는 일본의 거의 모든 교과서에서 위안부 내용은 자취를 감췄다.

 

* 위안부 문제는 인종차별, 성차별, 파시즘과의 전쟁

 

영화 <주전장>의 시선은 매우 이성적이며 합리적이다. 그가 위안부 피해자들의 나라인 한국인도 아니고, 진실과 거짓을 혼용하는 전쟁 가해자 일본인도 아닌, 미국 시민으로서의 3자적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소녀상 바로 앞에서 '위안부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한국 여행 중에 천진난만하게 웃는 일본 청소년에게도, 위안부 집회에서 '일본 정부는 진실을 밝히라'고 목청을 높이는 한국 청소년에게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다. 시종일관 냉정하리만큼 차분하게 일본의 우익 인사들에게도 카메라를 고정하고, 깊숙이 그들의 사유체계를 클로즈업 한다. 하지만 그의 카메라도 런닝타임 2시간에 이르러서는 흔들리고 고뇌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미국 의회에서 16살의 기억을 더듬으며 위안부 당시의 피해상을 증언하던 이용수 할머니는 힘주어 말한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 법'이라고.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가능한 것일까? 하지만 또 다른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의 눈에서는 끝끝내 눈물이 흐른다. 

 

그래서였을까? 감독은 길게는 3년, 짧게는 2시간 런닝타임 내내 참고 참았던 말을 엔딩에서야 겨우 꺼낸다. "일본군 위안부를 기억하는 것은 그들을 추모하는 것이며 그것은 언젠가 그분들의 정의가 구현되는 희망을 뜻한다. 또한 인종차별, 성차별, 파시즘과 맞서 싸우는 것을 뜻한다."

 

미키 데자키 감독은 하나의 전쟁을 시작하였지만 전선은 세 곳이다. 위안부 문제는 인종차별, 성차별, 파시즘의 현대적 광기의 최전선이다. 그것은 각기 다른 이름의 전장이지만, 본질적으로는 하나의 전장이기도 하다. 그리고 7월 1일, 일본회의의 전폭적인 지원사격을 받는 아베 내각의 '경제 보복 조치' 선전포고와 함께 전쟁은 확전되고 있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일터까지 침투하고 있다. 만약 총성없이 벌어지는 이 야만의 전쟁을 방관하거나 외면한다면 뼈아픈 역사는 다시 반복될 것이다. 이것은 인류 양심과 문명의 보루이며, 진실과 정의의 싸움이다.

 

영화 <주전장>이 미국 대학 상영회를 갖는다. <아래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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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5일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일본계, 태국계, 필리핀계 단체 등과 함께 위안부 행동 주최로 "주전장"이 무료 상영된다. 감독이 직접 참석하는 질의 응답 시간도 마련될 예정이므로 자녀와 함께 관람해 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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