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활동의 의미
며칠 전 한 어머니께서 찾아와 상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11학년 아들의 입시준비와 관련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이번 여름방학 때 아프리카의 빈곤국 지원 활동에 아이를 보내려 하는데, 이것이 대학에서 볼 때 좋은 과외활동(Extracurricular Activities)으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나는 그 질문에 답을 하기에 앞서 자녀가 그동안 해온 활동들을 하나씩 물어봤습니다.
이 학생은 테니스 클럽을 비롯해 봉사활동 등 여러 가지를 하고 있었지만 뭔가 빠진 것들이 자꾸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학생 자신이 재미를 가지고 있는 것들이 많아 보이지 않는 것이 두드러졌습니다.
그래서 그 어머니께 다시 몇 가지 질문을 해봤습니다.
“아들이 어떤 활동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아느냐?” “희망하는 전공이 있느냐?” “아들의 적성이 어떤 것 같으냐?” 등의 질문과 그에 대한 어머니의 답을 통해 이 학생이 여전히 자신의 관심사 또는 흥미와 관련된 것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수박 겉핥기 식의 활동을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어머니의 질문에 대해 “아들과 한 번 진지한 대화를 통해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현재하고 있는 활동 중에 그것이 있을 경우 많은 시간을 거기에 투자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자녀의 입시 준비와 관련 과외활동은 참 어려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남들이 하는 것들이 자꾸 새로워 보이고, 자신의 아이가 하는 것은 별로인 것처럼 느껴지는 심리적 압박감을 크게 느끼는 것이 바로 과외활동입니다.
그 압박감의 바탕에는 과외활동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명문 사립대에서 과외활동을 주요 입학사정의 요소로 활용한다는 것 때문에 맹목적으로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매우 단편적인 판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고, 더불어 너무 거창한 것만을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제대로 된 과외활동은 무엇일까요?
일각에서는 여러 가지를 하는 것이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하곤 하는데, 이는 큰 착각입니다.
입시에서의 과외활동은 ‘깊이’의 문제로, 그 깊이란 시간과 열정을 통해 배움을 얻고, 리더십을 발휘하며, 발전적인 결과를 얻어내는 것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과외활동을 통해 확실히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그것이 제대로 된 과외활동이고, 대학에서도 환영 받는 과외 활동이라는 뜻입니다.
대학은 지원자의 환경 등을 감안해 그 속을 들여다 보게 됩니다. 즉 화려하지 않아도 그 지원자가 얼마나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활동을 했고, 그래서 얻은 것이 무엇인지를 본다는 얘기입니다.
예를 들어 집안이 어려워 매일 가사 일을 일정 부분 분담해야 했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공부를 해야 했을 경우 대학은 이를 과외활동으로 인정하는 것은 물론, 책임감과 사회적 경험을 높이 평가할 것입니다.
시니어 이그제큐티브 디렉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