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대입시험 제외냐 존속이냐
- '객관적 평가 기준 사라져', 관련기관들 강력 반대
캘리포니아 주립대 UC가 입학 전형에서 표준 대입 시험(SAT/ACT)을 제외할 지 여부에 대한 결정의 날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입시 정책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대입 관련 기관과 학원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대입시험기관 'ACT'의 마르틴 오르다 최고경영자(CEO)는 9일 UC에 "표준 대입시험 점수를 입학전형 항목에서 제외할 경우 지원자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힘들어지고 저소득층의 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입장을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
오르다 CEO는 "저소득층 학생들은 특별활동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대학에서 SAT나 ACT 점수를 바탕으로 실력을 확인한다. 따라서 이 점수조차 없다면 이들 학생에게 대입 기회는 지금보다 더 축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주 한인 사회의 입시관련 기관 및 학원들도 UC가 대입 전형에서 표준 대입시험을 뺄 경우 한인 학생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 한인 입시학원 관계자는 "입학 전형에서 대입시험 점수가 빠진다면 학생의 학업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항목은 교내 성적과 특별활동 뿐"이라며 "결국 SAT 서브젝트 시험이나 AP 시험에 응시하는 학생들은 더 많아지고 이를 위한 과목별 과외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UC는 지난 2018년 재닛 나폴리타노 UC 총장의 요청에 따라 표준 대입시험의 학업능력 측정 효과를 조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UC는 SAT나 ACT 점수를 필수에서 선택항목으로 변경하거나 폐지할 가능성이 있다. 조사 결과는 빠르면 오는 5월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UC는 대입 전형에서 대입시험 점수를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미국에서 가장 큰 단일 대학 시스템으로 UC가 연간 접수하는 지원서 규모는 전체 9개 캠퍼스에서 총 20만 건에 이른다.
이 중 80%가 SAT나 ACT 점수를 제출하고 있다. 과목별 시험을 보는 SAT 서브젝트 시험 점수의 경우 선택항목으로 변경됐으나 전체 지원자의 절반 이상이 1과목 이상의 점수를 제출하고 있다.
만일 UC가 대입시험에서 표준 대입시험 점수를 제외할 경우 칼리지보드와 ACT는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될 전망이다. 북가주의 일간지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ACT는 시험 수강료로 한해 3억3000만 달러, 칼리지보드는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와 별도로 지난달에는 흑인 및 히스패닉계 학생 연합 단체가 UC를 상대로 대입 항목에서 대입시험 점수를 제외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소장을 통해 입학 결정을 시험 점수에 근거해 지원자들이 보이지 않게 인종적 차별을 당하고 있으며 이는 거주 헌법이 보장하는 '동등한 보호 정책'을 위반한 증거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