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교육청-교원노조 교실수업 재개 충돌
- 노조 "위험" 주장하며 출근 거부
미국에서 세 번째 큰 교육구인 시카고 교육청(CPS·이하 교육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교 문을 닫은 지 10개월 만에 교실수업을 재개한다.
하지만 교원노조(CTU)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며 출근을 거부하고 나서 학교가 정상 운영될지 우려를 낳고 있다.
교육청은 오는 11일 1차 교실수업 재개를 앞두고 교사와 교직원 일부를 4일부터 출근하도록 했다.
교육청은 우선 취학 전 과정과 특수교육 대상자들의 교실수업을 11일 재개하기로 했으며 이들을 위한 약 5천800명의 교사와 교직원이 이날 출근 대상이다.
이어 유치원 과정부터 8학년까지 학생은 다음달 1일부터 등교하며 해당 교사와 교직원은 이보다 일주일 앞선 오는 25일부터 출근해야 한다.
그러나 노조는 "수많은 사람의 건강과 안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상당수의 교사가 출근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표했다.
교육청이 "학생들을 위해 교실로 돌아와 수업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으나, 노조는 4일 성명을 통해 "안전하지 못한 근무 환경으로 복귀했다가 코로나19에 걸려 숨진 다른 학교 교직원들을 봤다"며 "수천, 수만명을 안전하지 못한 학교 건물로 되돌아오게 하려는 교육청의 방침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교육청은 이날 교사와 교직원 중 몇 명이 출근했는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교육청은 작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되면서 학교 문을 닫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전환했다.
에밀리 볼튼 교육청 대변인은 "앞서 교실수업을 재개한 전국 학군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볼 때, 학내 코로나19가 확산 사례는 매우 드물다"며 "포괄적인 계획을 세우고 보건지침을 철저히 따르면서 안전하게 교실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청은 학부모에게 자녀를 학교로 복귀시킬지 온라인 수업을 유지할지 선택하도록 했으며, 전체 학생의 37%가량인 7만7천여명이 교실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원노조 측은 교사들이 교실수업을 하면서 온라인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동시에 돌봐야 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교육청 측이 연방정부로부터 받은 코로나19 지원기금 8억 달러(약 8천700억 원) 사용 계획을 공개하고 양호교사 및 팬데믹으로 트라우마를 입은 학생들을 위한 상담 교사 등의 충원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사 로리 토레스는 시카고 언론에 "출근 거부 시 해고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이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앞서 재니스 잭슨 시카고 교육청장은 "건강상 문제가 없는 교사들은 당연히 출근해야 한다"며 "출근 거부는 무단결근이나 다름없기에 해고 조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제시 샤키 교원노조 위원장은 "교직원 해고는 교육청에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대응했다.
노조 측은 지난달 7일 일리노이 교육노사관계위원회(IELRB)에 "시카고 교육청의 교실수업 재개 계획에 금지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교육청은 학교가 안전하다는 확신을 주어야 하며, 노사가 새 협상에 합의할 때까지 교실수업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IELRB는 교원노조 측의 요청을 기각했다.
한편 시카고 보건당국은 교사 및 교직원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교원노조는 감염률이 높은 지역의 학생과 학생 가족에 대한 백신 접종도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