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1)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재능으로 촉망받는 야구선수였던 그는 훈련 중 얼굴 뼈가 30조각이 나는 사고를 당했다. 야구에 인생을 걸었던 그에게 이 사건은 사망선고와도 같았다. 절망으로 1년을 보낸 뒤, 3학년이 되어 가까스로 1군에 들어갔지만 후보 선수여서 경기는 뛰지 못했다. 대학에 들어가서, 곧바로 야구팀에서 활동하진 않았기에 먼저 내 인생을 정돈하는 데 집중했다. 동기들이 늦은 밤까지 게임을 하는 동안 나는 매일 밤 일찍 잠자리에 드는 수면 습관을 들였다. 대학 기숙사란 너저분하기 마련이지만, 내 방을 깨끗이 치우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정말 별것 아닌 일이었다. 그런데 이 작은 습관들은 스스로 인생을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나는 자신감을 되찾아갔다.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자 수업 태도도 달라졌고, 1학년 내내 전부 A 학점을 받았다. 한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나는 사소한 습관들을 꾸준히 늘려나갔고, 이것은 처음 시작할 때는 상상도 못 한 결과들을 이끌어냈다. 예를 들면 난생처음 일주일에 수차례 웨이트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였는데, 193cm에 77kg이었던 나는 90kg의 탄탄한 근육질 몸이 되었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던 그때, 조금씩 시도한 아주 작은 일들이 나를 바꾸었다. 우리 모두 인생에서 불행을 겪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인생은 대개 습관으로 결정되곤 한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2012년 11월, 나는 내 개인 블로그 제임스클리어닷컴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수년 동안 메모해 둔 습관에 관한 경험들을 대중과 공유했다. 꾸준히 글을 올리자, 몇 달 지나지 않아 1,000여 명의 뉴스레터 구독자가 생겼다. 2013년, 3만 명으로 늘었고, 2014년에는 10만 명을 넘었다. 이제 사람들은 나를 '습관 전문가'라고 부른다. 부상에서 회복되고, 몸을 단련하고, 작가가 되고, 사업에 성공하고,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된 것은 다 작은 습관들 덕분이다.
1%의 성장은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이다. 지극히 작은 발전은 시간이 흐르면 믿지 못할 만큼 큰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습관은 복리로 작용한다. 돈이 복리로 불어나듯, 습관도 반복되면서 그 결과가 곱절로 불어난다. 하지만, 좋지 못한 결심들, 사소한 실수들, 작은 변명들을 매일같이 반복하면서 1%씩 잘못을 계속해나가면 이 작은 선택들은 해로운 결과들을 켜켜이 쌓아간다. 잘못 내디딘 한 발자국, 지금 1%의 퇴보가 조금씩 쌓여 결과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결과는 그동안의 습관이 쌓인 것이다. 좋은 습관은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지만 나쁜 습관은 시간을 적으로 만든다. 습관은 양날의 검이다. 좋은 습관을 우리를 성장시키지만 나쁜 습관은 우리를 쓰러뜨린다. 그래서 매일 하는 일들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어내고 싶다면 정체기, '잠재력 잠복기'라고 부르는 시간을 돌파할 때까지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거대한 사건은 모두 작은 시작에서 비롯된다. 습관이라는 씨악 각각은 하나의 사소한 결정이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반복되면 습관의 씨악은 싹을 튀우고 튼튼하게 자라난다. 만화 <딜버트>의 작가 스콧 애덤스의 표현에 따르면 목표는 우리가 얻어내고자 하는 결과이며, 시스템은 그 결과로 이끄는 과정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우리 인생의 '한순간'을 변화시킬 뿐이다. 이는 '개선'과는 다르다. 우리는 결과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결과는 문제가 아니다. 진짜로 해야 할 일은 결과를 유발하는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목표 설정의 목적은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다. 반면 시스템 구축의 목적은 게임을 계속해나가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목표 설정보다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개선하고 발전해나가는 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즉, '과정'에 전념하는 것이 '발전'을 결정한다.
습관을 바꾸기 어렵다면, 문제는 우리의 시스템이다. 이는 우리가 변화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할 수 없는 나쁜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그 습관을 유지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자신의 자아상과 반대이기 때문이다. 정체성은 습관에서 나온다. 습관은 정체성을 만들어나간다. 매일 침구를 정돈하면, 나는 체계적 인간이라는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다. 매일 글을 쓴다면 창조적인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다. 행위를 반복해나갈수록 그 행위와 연관된 정체성은 강화된다. 한 번의 특별한 경험은 그 영향력이 서서히 사라지지만, 습관은 시간과 함께 그 영향력이 더욱 강화된다. 작은 습관 하나하나는 각각의 결과를 줄 뿐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을 준다. 바로 스스로를 신뢰하게 만들어준다. 습관은 자존감이다. 정체성의 변화는 습관 변화의 길잡이다. 궁극적으로 습관은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습관은 자신에 대한 가장 깊은 믿음을 계발하는 최고의 수단이다. 말 그대로, 나 사진이 습관이 되는 것이다.
거산 윤필립
윤필립 | 필리핀 중앙교회 담임목사, 아브라함 신학교 총장 저서 : ‘그들에게는 예수의 심장이 뛰고 있다', ‘하나님의 지팡이를 잡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