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의대 진학 정보에 대처하는 방법 2
미국 의대 진학에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잘못된 정보들인 미국 시민권자만 미국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는 것과 갭이어 동안은 리서치 랩에서 일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것 중 그 두번째 사항인 갭이어 동안 리서치 랩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얘기해 보자.
갭이어를 갖으며 의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나를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리서치 랩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혹자는 정식 일자리로 월급을 받으며 하고 있고, 그나마 작은 월급도 받지 못하며 무급으로 경험을 쌓고 있는 학생들도 제법 된다.
만일 학생이 다른 모든 부분의 의대 진학 준비를 완비한 상태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명문대학을 완벽에 가까운 학점으로 졸업했고 MCAT 성적은 98 퍼센타일 이상 받아 놨으며 의료봉사를 포함한 커뮤니티 서비스도 본인의 성향을 알릴 수 있는 만큼 충분히 했고 소통력을 보일 수 있는 특별활동도 경험했으며 여가를 선용하는 자기만의 삶의 방식도 자리잡은 학생이 리서치 위주의 의대, 쉽게 말해 흔히 말하는 명문 의대에 진학을 목표로 잡고서 스스로 분석해 보니 과학적 탐구심을 보여주는 것에 조금 부족함을 느낀다면 이 학생이 갭이어 동안 리서치 랩에서 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권장할 만한 일이다.
위의 학생과 조금 다르더라도 다른 것들은 준비가 나름 만족할 만큼 되어 있으나 과학적 탐구심을 보이는 것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그나마 최악의 선택이라고 보지는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대부분의 과학분야 대학 졸업자들이 가장 쉽게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모양도 빠지지 않으며 갭이어를 보낼 수 있는 일자리가 리서치 관련 일자리이기 때문에 그 위치에서 갭이어를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긍정적이라고 굳이 치켜세워 준다면 부모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으며 갭이어를 보내겠다는 기특한 사고방식도 한 몫 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자기 밥벌이를 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 아니라 밥벌이를 한답시고 의대 진학을 위해 꼭 챙겨야 할 것들을 제대로 못 챙겨서 진학이 점점 늦어지거나 아예 불가능한 일로 변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목표가 MD/PhD, 즉 연구를 집중적으로 할 의사가 되겠다는 학생이거나 하버드 의대 프로그램 중에도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리서치를 집중적으로 하는 의사가 되겠다는 학생들이 지원하는 HST(Harvard-MIT 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과정에서 선발하는 20여명에 들겠다는 학생이 아니라면 대학시절 재학중인 대학에서 리서치를 열심히 하고서 지도교수에게서 과학적 탐구심이나 문제해결능력 혹은 대인관계가 뛰어나다는 추천서를 받을 수 있는 정도면 어떤 의대에도 리서치 경험이 부족해서 합격하지 못 하는 경우는 없다.
이것은 하버드 의대의 레귤러 MD 프로그램에 진학하기를 목표로 삼는 학생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이다. 특히 논문이 저널에 실린 적이 없어서 의대에 못 갈까 걱정하는 학생이 있다면 하버드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 중에도 자신의 논문이 저널에 실린 적이 있던 학생들은 30% 남짓 이라는 사실을 부모가 주지시켜 주기를 간절히 부탁한다. 논문에 연연하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 환자와 만나고 그들을 이해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의대에 합격할 확률은 높아진다는 아주 단순하고 명료한 사실을 모르는 프리메드 학생들을 만나면 안타깝다. 다른 분야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학생들일수록 리서치에 연연하는 현실은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
성적이 뛰어나지 않은 학생이라면, 즉 대학 4년간의 성적표를 10초만에 들여다 봐도 A-, B 혹은 C가 쉽게 눈에 들어오는 학생이라면 어차피 리서치 위주의 의대, 속칭 명문 의대에 진학하기는 어렵다.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C 학점을 받았던 과목을 집에서 가까운 대학에서라도 재수강을 하든, MCAT 성적이 안 좋으면 집중적으로 준비해서 성적을 올리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클리니션을 양성하는 의대, 즉 대부분의 의대에서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의대에 연락해서 물어보게 하자. 필자가 아무리 열심히 진실을 전해주고 부모들이 그것을 전달해도 본인이 똑똑하다고 믿고 있는 대학까지 졸업한 우리 자녀들의 잘못된 자존심이 그들을 초라하게 느껴지는 갭이어로 인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세포를 이해하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다시 한 번 자녀들에게 상기시켜 주는 가정이라면 자녀의 의대 진학은 한발짝 더 가까워진 현실이다.
남경윤 - 의대진학전문멘토
kynamEducati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