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부모의 학벌이 차지하는 비중

남경윤의 의대칼럼

의대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부모의 학벌이 차지하는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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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 중에는 간혹 본인이 미국에서 대학교육을 받지 않은 점이 자녀의 의대 진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며 이에 관해 심각한 질문을 해오고 있는데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부모가 어떤 교육기관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보다는 자녀에게 어떤 가치관을 심어주며 키웠고 어떤 교육환경을 제공했냐는 점이 훨씬 더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교육환경은 좋은 학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살아있는 교육을 시켰냐는 의미이니 그 이유 때문에 비싼 동네의 좋은 학군을 고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한 독자가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긴 했는데 졸업은 하지 않은 경우에 부모 학력을 묻는 질문에 어떤 답을 적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해 왔다. 필자는 부모의 'Education Level' 이라는 칸에 'High School Graduate'라고 적으라는 짧은 답을 했다. 그 외에 길게 본인의 삶에 관해 설명한 부분들에 대한 답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공개하지 못하지만 부모의 역할이 자녀가 뛰어난 학업성취도를 이루도록 돕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자녀가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도록 다양한 종목을 경험하게 해줘서 평생 운동을 즐기며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은 공부를 가르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고, 국립공원이나 주립공원 혹은 집 근처 공원에 데려가서라도 자연과 우리 인간의 삶이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유럽이든 어디든 거주지와 다른 지역에서 사람들이 각자의 기후와 역사에 어울리는 멋진 삶을 영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으며, 맛집에 함께 가서 맛난 음식 혹은 별난 음식을 함께 먹어보는 것도 부모로서 자녀를 건전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키우는 과정이다. 부모가 초등학교만 나왔더라도 자녀에게 건전한 사고방식을 심어줬으며 감사할 줄 알게 키웠다면 해당 자녀는 어렵지 않게 의대에 진학할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지도한 학생들 중에는 부모의 학벌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자라서 공부도 잘하고 대인관계도 뛰어나며 이타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학생들이 제법 있었으며 그들 모두 원하는 의대에 장학금을 받으며 진학할 수 있었다. 경제적인 제약 때문에 가족여행을 못 다녔던 학생도 있었으나, 전형적인 교회오빠의 모습을 보이며 나름대로의 세상관을 어필해 인터뷰 담당관의 눈가를 적시게 만들었다. 부모의 희생이 자녀의 비전에 지극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서 듣는 이를 감동시킨 경우가 되겠다. 

 

물론 뛰어난 학습능력은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뛰어난 학습능력을 요구하는 전문분야에 뛰어들겠다는 지원자가 학습능력이 부족하다면 기본 중의 기본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학 성적표에 B- 이하의 성적을 받은 과목이 여러 개가 보인다면 그 학생은 뛰어난 학습능력을 보유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고 그런 학생이 타인의 건강을 책임지는 전문가가 된다면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해 그런 학생은 의대에서 절대로 받아줘서는 안 되겠다. 부모의 학력이 아니라 학생이 어떤 모습이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학습능력 외에도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키웠는지는 대인관계에서 쉽게 보인다. 지극히 이기적인 학생이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기는 어려운 일일 테니 아마도 매번 부모에게 주변의 친구나 선생님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며 자랐을 것이다. 성적이 잘못 나오면 무조건 교수가 이상하다고 얘기하는 학생들이 있다. 물론 대학 4년 동안 정말 상식 밖의 교수를 만나는 일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매 학기 그런 교수를 만났다는 학생이라면 과연 그 학교의 교수임용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내 아이의 사회성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한번 의문을 가져보는 것도 합리적 의구심이라고 보인다.

 

내 아이의 문제가 아니고 억수로 운 나쁜 경우라 하더라도 그런 얘기를 의대원서에 적지는 말게 하자. 그런 학생이 아닐지라도 남 탓하기 좋아하는 학생으로 분류되면 합격하기 어려워진다. 이기적이 아닐지라도 사회성이 뛰어나지 못하다면 좋은 추천서 받기는 요원하며 이런 학생이 원하는 의대에 진학하기는 정말 힘들다. 의대 진학까지는 그나마 학교에 진학하는 과정이니 약간의 기회가 남아 있을 수 있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제대로 된 추천서 한 장 받지 못할 사회성이라면 걱정할 일이 참 많을 수 있다. 

 

대부분의 한인부모들은 자녀교육에 성공적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정말 놀라울 정도의 학습능력을 보이며 봉사하는 삶을 살아갈 마음가짐을 갖춘 학생들이 깔끔한 자기관리까지 하고 있으니 감탄이 절로 난다. 필자가 지도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아이비 리그에 재학 중이며 그 중 절반 이상이 대학시절 내내 B를 받아본 적이 없으며 필자가 지도하는 대로 그 많은 봉사와 도전들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시간관리 능력을 보이는 이유는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그 부모님들도 젊은 시절에 열심히 살아온 분들이다. 절반에 가까운 부모들이 의대에 다녔던 경험을 갖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나머지 절반의 부모들도 유학생활을 성공적으로 했든지 아니면 힘든 이민생활을 필사적으로 열심히 해낸 경우에 해당한다. 한국에서 의대를 나왔든 유학을 마치고 미국기업의 중역에 올라있든 아니면 자영업에 종사하거나 목회를 하고 있든 적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있는 부모들이 자신의 삶에 책임지며 살아가는 자녀들을 키워냈다는 것만큼은 절대적인 사실로 보인다.

 

혹시라도 부모가 너무 바빠 자녀와 함께 근사한 식당에서 식사를 자주 못 하는 가정이라면 Four Seasons Hotel의 Brunch도 좋고 집근처에 제법 고급스러운 스테이크 하우스도 좋으니 격식을 차린 식당에서 기본적인 서양식 고급 식사문화를 접하게 해주면 향후 일부 의대에서 제공하는 인터뷰 전날 디너 모임이나 거의 모든 레지던시 인터뷰 전날 제공되는 디너 모임에서 너무 어색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 부모의 학벌에 신경이 쓰이는 가정일수록 식사매너를 제대로 가르친다면 미국 사회에서 엘리트로 살아갈 자녀의 미래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부모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으로 대학입시에서 레가시 제도도 존재하지만 학생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하면 부모가 졸업한 의대에서도조차 그 학생을 인터뷰에 초대하지 않는 것이 미국 의대입시의 생얼굴이라는 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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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윤  |  의대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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