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원서, 명문대 간다
필자가 매년 학생들의 지원서를 리뷰하면서 몇 가지 느끼는 것이 있다. 그 중에서 자주 느끼는 것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것을 다 할 수 있었을까?'라는 것과 '과거보다 근래 지원서가 창의적이고 다양해졌다'라는 것이다. 지원서를 보면서 가끔은 '이 많은 것을 하기 위해 얼마나 부모와 학생이 힘들었을까'하는 마음도 있고 그 활동들의 양과 질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요즘은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지'하는 식의 지원서가 많이 줄어 들고 있어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과거에는 고등학생인 경우 5-6개의 AP 과목들을 수강했었다.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학생들은 더 많은 AP과목을 듣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자신의 학교 성적을 높이려고 한다. 지난주 한 여학생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이 학생은 음악을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플루우트를 연주해오고 있었다. 다음 학년에 학교 오케스트라 음악 수업을 듣고 싶은데, 그럴 경우 AP수업 하나를 포기해야 된다며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필자에게 물어왔다.
필자는 학생에게 왜 AP를 한과목이라도 더 듣고 싶어하는지 물었다. GPA를 조금이라도 올리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왜 조금이라도 GPA를 더 올리고 싶은지 필자는 또 물었다. 그랬더니 아이비리그 명문대에 진학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비리그가 성적순으로 학생을 뽑냐고 물었더니, 잘 모르겠지만 AP를 많이 듣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변에서 말해주었다고 했다.
필자는 학생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음악을 좋아하는 학생이 음악 수업을 하나 더 듣기 위해 AP수업을 포기하는 학생을 선호할지, 아님 AP 수업을 하나라도 더 듣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수업을 포기하는 학생을 선호할지 먼저 생각해 보라고 조언했다. 필자의 오래된 경험으로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해줄 수 있다. 명문대 진학한 학생들의 지원서는 참으로 창의적이고 도전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의 성격과 열정이 잘 나타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수업을 포기하고 학교 성적을 높이기 위해 AP를 하나 더 선택하는 것으로 그 학생의 성격과 가치관을 판단할 수 있다. 이렇듯 지원서는 그 학생의 얼굴이며 모든 것을 나타낸다.
이제 곧 다음 학년 학교 수업을 정해야 한다. 수업을 결정할 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과목들에 대한 학생의 열정이다. 수강하고자 하는 과목들을 정할 때의 기준이 학생 자신의 열정인지 아님 성적이 기준이 되는지는 학생이 정해야 한다.
종종 부모가 두려워하는 것이 자녀가 듣고 싶어하는 과목이 있는데, 담임 선생님이 너무 까다롭고 성적을 잘 안 주기 때문에 수업을 들어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을 하는 경우이다. 중고등학교 때 수업 하나 잘못들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한번 정도는 누구나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다. 미리부터 너무 겁을 먹고 피하기보다는 그런 선생님을 만났더라도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경험을 통해 배우는 계기로 삼는 것이 좋겠다.
합리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맞추고 비합리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려고 애쓴다고 한다. 상황에 맞는 합리적이고 주도적인 판단이 창의적인 지원서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늘 '왜'라는 질문을 던지자. 이것이 바로 창의적인 지원서를 만드는 비밀이다.
Daisy Min | 교육전략가, 발렌틴스 인턴십 아카데미
daisymincounselo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