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가 나타났다!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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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가 나타났다!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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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좀비

대부분의 영화 속 좀비들이 그렇듯 드라마 워킹데드의 좀비들은 흉측한 몰골로 천천히 움직인다.  

하지만 영화 ‘원드워 Z”에 등장한 좀비들은 새로운 유형이었다. 그래서 영월드워Z’는 원작 팬들로부터 심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느리고 사고력이 없는 기존의 좀비들과 달리 21세기의 좀비들은 빠르고(‘28일 후’), 강력한 전투력을 지니고 있으며(‘월드워Z’), 심지어 연애까지 할 수 있는(‘웜 바디스’) 존재로 급격히 진화하고 있다. 영화 ‘부산행’의 좀비도 트렌드에 맞게 엄청난 속도로 달린다. 진화된 좀비의 특징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좀비는 반사신경이 뛰어나며 상당히 빠른 달리기를 구사한다. ▲ 집단으로 움직이며 때로는 가족에 대한 희미한 기억을 갖고 있다. ▲ 지능이 있는 좀비가 다른 좀비들의 우두머리가 된다. ▲ 좀비에게 상처를 입은 사람은 머지않아 좀비로 변한다. ▲ 동물들도 좀비가 될 수 있다. ▲ 영하의 날씨에 노출된 좀비는 피부가 하얗고 두껍게 변한다. ▲ 입이나 상처 부위에서 괴상한 물체가 튀어나와 사람을 죽인다. ▲ 밤에만 활동하는 좀비도 있지만, 낮을 가리지 않는 좀비가 더 많다. ▲ 대부분 좀비는 머리에 총을 맞으면 죽지만, 머리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만 살아서 움직이는 좀비도 있다.

 

좀비 영화는 다른 괴물 영화에 비해 제작비가 매우 저렴하다. 그래서 작은 제작사들이 좀비 영화를 계속 출시했고 형편없는 좀비 영화가 역사에 많이 남아있다. 이런 '저가'성 때문에 좀비는 괴물로서 존중(?)을 받지 못했고 대중은 '좀비 영화'하면 B급 영화를 반사적으로 떠올렸다.  또 '드라큘라'와 ‘프랑켄슈타인' 등과 달리 좀비에 대한 원작은 거의 없다.


때문에 오히려 감독 마음대로 조작을 해도 별 이의가 없었다. 처음에는 부두와 관련한 좀비 신화가 있었지만,얼마 지나지 않아 그 부분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새로운 요소가 가미되기 시작했다. 로메로 시대에는 부두교 관련 신화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러다 근대에 와서 장르가 또 한 번 진화했다. 무덤에서 다시 돌아오는 괴물 정도였던 좀비의 정체가 지난 15년 사이에 또 다른 성격을 띠게 된 것이다. 좀비는 이제 전염병, 페스트, 바이러스 등의 은유 개념으로 이용되고 있다. 요즘 등장하는 좀비 대부분은 진짜 좀비가 아니라 전염병 환자다. 좀비 신화는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시대에 맞추어 적응한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요소로 새롭게 치장하여 나타난다.

 

대중들에게 좀비 영화의 원형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 선보인 지 50여 년이 흐른 지금, 공식 기록된 북미권의 극장용 좀비영화만 360편이 넘으며 유명 영미문학으로만 70여 편에다 그 외 세계 각국의 영화, 소설과 만화 속의 좀비들을 합산한다면 한마디로 좀비 장르는 종래의 공포 문화 소재 가운데에서도 분량 면에서 압도적이다.

현대의 좀비들은 단순한 공포영화 소재를 넘어, 현대인들이 사회 속에서 경험하는 일상 속의 근원적인 공포의 아이콘으로 소비되고 있다.  대중들은 도심 속 연쇄살인, 전쟁과 문명파괴, 신종 바이러스의 전파 같은 현실 속의 끔찍한 사건 사고들을 뉴스에서 접할 때마다 좀비라는 코드를 떠올리게 되었으며 사회과학과 정보문화 분야에서까지 좀비라는 단어로 많은 현상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활용 중이다.

 

러셀은  "좀비는 매우 유연하고 변화무쌍한 괴물이다. 좀비 영화는 시대를 반영하는 역할을 한다. 공포영화는 그 시대 관객들의 두려움과 불안을 적절히 반영하기에 적격인데, 특히 좀비 영화는 꾸준한 진화를 통해 각 시대에 나타나는 새로운 공포를 매우 잘 반영한다. '마법의 섬'을 초기에 읽은 독자는 그 시절에 미국이 무력으로 점령한 아이티라는 생소한 섬을 두려운 존재로 인지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좀비 장르가 이해되다가 나중에는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를 반영하는 역할을 했다. 좀비를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영화가 제작된 그 시대의 체온을 정확히 알려주는 좋은 도구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좀비는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의 부조리와 무력감의 메타포로 우리의 뒤를 계속 쫓을 것이다.

 

참고;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은 최근 저작권 분쟁 끝에 퍼블릭 도메인으로 누구나 인터넷 유투브를 통해 볼 수 있는 영상이 되었다. Night of the Living Dead (1968) https://youtu.be/-_f2Enn8x5s

-<부산행>의 프리퀄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서울역>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으로 8월에 개봉 예정.

 

로이스 이 기자

 

Vol.80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8-10-12 09:41:32 에듀인포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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