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학교 대학원 - 장형우 군과의 인터뷰
풀러튼 소노라 하이스쿨 – 애머스트 칼리지 –예일대학교 대학원
장형우 군과의 인터뷰
- 자기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저는 장형우, 영어 이름은 데이빗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났고, 7살쯤에 중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11살 때 가족과 미국으로 (6학년 2학기) 왔습니다. 지난 5월에 애머스트 칼리지(Amherst College)를 졸업했고, 예일 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입니다.
- 애머스트 칼리지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애머스트는 메사추세츠에 있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입니다. 보스톤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데요, 리버럴 아츠 칼리지의 특징이라면 학교 규모가 작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요, 클래스 사이즈가 보통 20명 이내예요. 그래서 교수님들과 관계를 쌓기가 쉽고 교수님들도 학생들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십니다. 그리고, 보통 대학처럼 Requirement가 없어요. 한 학기에 4개씩 자기가 듣고 싶은 클래스를 들으면 되구요.
- 어떤 과목을 전공했나요?
처음엔 경제학을 선택했는데, 2학년 말에 수학으로 바꾸었어요.
- 전공을 바꾼 이유는요?
경제학이 갈수록 재미가 없어졌어요. 입학할 때 특별한 동기 없이 그냥 경제학을 선택했었는데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안 들었어요. 수학은 어려서부터 꾸준히 잘하는 편이었고, 특히 애머스트의 수학, 과학 교수님들이 굉장히 좋아요.(웃음) 그래서 계속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고 애머스트는 메사추세츠에 있는 파이브 칼리지(Five College) 중의 하나인데 거기에 포 칼리지 바이오매스 컨소시엄(Four College Biomath Consortium)이라는 게 있습니다. 바이오매쓰는 수학과 Biology를 합한 약간 새로운 필드인데, 교수님들이 그 컨소시엄에 지원해보라고 권해주셔서 Summer Bio-math Research를 하게 됐어요. 그때가 주니어를 마치고 대학원을 선택하기 직전이었는데 바이오매쓰에 흥미를 느끼고 그쪽으로 진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 전공을 바꾸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았나요?
아주 쉽습니다. 바꾸고 싶으면 하루 만에 바꿀 수도 있어요. 일단 교수님들과 상의한 후에 오피스에 가서 종이 한 장에 사인만 받으면 바로 바꿀 수 있습니다.
- 고등학교는 어디서 다녔나요?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브레아로 왔는데 6학년 2학기 마치고 브레아 주니어하이를 다닌 다음에 트로이 하이스쿨에 가려다가 소노라 하이스쿨을 갔어요. 처음엔 저도 트로이가 좋아 보여서 트로이에 가고 싶었는데 형이 이미 소노라에 다니고 있었고, 부모님들께서도 소노라를 권해 주셨어요. 트로이는 물론 좋은 학교이고 트로이에 친구들도 많았지만 저에게는 소노라를 다닌 것이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 GPA는 좋았나요?
기억은 안 나는데 거의 다 A를 받았던 것 같아요. B가 한 2개 정도?
- 고등학교 때 봉사활동이나 특별활동은 어떤 것을 했나요?
많이 했는데요, 그 중에서 중요한 것 세 가지 정도를 꼽으면 Jr. ROTC를 4년 동안 계속했고, 학교 신문사에서 계속 활동을 해서 4학년 때는 Chief를 맡았어요. 그리고 봉사활동은 평화의 집이라는 작은 교회에서 장애인들을 도와주는 일을 매주 토요일에 했었습니다.
- 애머스트 칼리지를 선택한 이유는요?
그때 애머스트하고 UCLA, UC버클리를 놓고 고민을 했었는데, 저는 UCLA에 가고 싶었어요. 스칼라십도 잘 나왔고요. 그런데 부모님들께서 애머스트를 추천해 주셨어요. 애머스트도 스칼라십이 꽤 좋게 나온데다가 규모가 큰 주립대학들은 입학해서도 경쟁이 무척 심하다고들 하고, 리버럴 아츠 칼리지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장점들을 아버지께서 잘 알고 계셨던 것 같아요. 또 동부 쪽으로 보내고 싶으셨던 것 같기도 하구요. 물론 저도 부모님들로부터 독립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웃음)
- 애머스트에서의 대학 생활은 어땠나요?
아마도 재미로 따지자면 UCLA에 갔다면 더 재미있었을 거에요. 애머스트는 아주 작은 동네에 있어서 주위에 별로 할 것이 없어요. 그래서 거의 다 캠퍼스 안에 있습니다. 특히 겨울엔 춥고 눈이 많이 오고 하니까..(웃음)
- 취미는요?
예전에는 기타를 좀 치다가 그만뒀고요. 영화를 좋아해요. 1학년 때 필름스터디 클래스를 들었는데 그때부터 영화에 관심이 많아져서 영화를 많이 봅니다. 그리고 할 게 별로 없으니까 애들이랑 농구나, 축구 등 운동도 많이 하구요. (웃음)
- 대학원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대학원에 가기로 결정을 한 것은 3학년 1학기 끝나고 난 뒤예요. 그때가 2015년 겨울이었고 어플리케이션 Due Date가 2016년 1월이었으니까 1년 정도의 시간이 있었어요. 원래는 훨씬 더 일찍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일단 한번 해보자’ 하고 준비를 시작했죠. 중요한 준비 과정은 어떤 클래스를 듣느냐, 어떤 프로그램에 어플라이 할 거냐, GRE, 추천서 그리고 에세이.. 정도? 그런 것들을 1년 동안 계속 준비해 나갔습니다.
- 예일(Yale)을 선택한 이유는요?
아이비리그 대부분하고 스탠포드 등 많은 곳에 지원을 했었어요. 준비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번에 안 되면 다음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운이 좋게 예일이 된 거죠. 프로그램은 PhD Program in Computational Biology and Bioinformatics (CBB)에요. 석사·박사 과정으로 한 5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 공부가 재미있나요?
항상 재미있지는 않아요.(웃음) 배울 때는 좀 힘든데, 새로운 걸 알게 되었을 때의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 GRE (Graduate Record Examination; 대학원 입학 시험)준비는 어떻게?
SAT 준비를 많이 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많이 비슷해요. 고등학교 때 SAT학원을 많이 다녔습니다. 부모님들께서 학원을 많이 알아보셨고, 여러 학원을 다녀보다가 제일 좋았던 곳을 정해서 끝까지 다니게 됐어요.
- 어떤 기준으로 좋은 학원을 결정한 건가요?
좋은 학원이란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해 주는 학원인 것 같아요. 학원을 다녀보면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어서 지쳐있고 축 쳐져 있는 곳이 많거든요. 그런데 처음으로 SAT를 잘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해 준 학원이 있었어요. 분위기도 아주 따뜻하고 좋았구요.
- SAT학원을 다니는 것이 대학 입학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네.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GRE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대학교 3년을 다니고서 비슷한 시험을 본 거니까, 그냥 단어 공부만 했어요. 2주일 동안 몇백 개 정도의 단어만 외우고 시험을 봤는데 예상외로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 SAT 점수를 말해줄 수 있나요?
Composite Score가 2,330점이었습니다.
-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음..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튀어나오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SAT 점수를 더 올리기 위해서 시간을 쓸게 아니라, 특별활동을 더 하거나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해요. 그 사람들(입학사정관)이 봤을 때 이 학생이 우리 대학교에 와서도 열심히 잘 생활할 것 같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저널리즘하고 ROTC활동을 한 것이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어워드 같은 것이 별로 많지 않았어요. 물론 저도 봉사활동으로 대통령상을 받기는 했는데요, Admission Office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전혀 모르더군요(웃음). 그리고, 리버럴 아츠를 지원하려면 자기가 교수님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것을 보여주면 더 좋을 것 같고, 또 다른 주립 대학보다 리버럴 아츠를 가고 싶은 이유를 잘 어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대학원을 준비하는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요?
처음부터 목표가 확실하다면 과정은 뻔합니다. 클래스에서 A학점을 받고, 추천서 잘 받고, GRE 잘 보고, 프로그램 교수들 잘 찾아보고... 그렇게 1학년 때부터 준비를 한다면 누구나 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저처럼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에는 ‘1,2학년 때 네가 잘하는 클래스는 꾸준히 듣되, 다른 것도 계속 해 보면서 2학년이 끝날 때까지는 꼭 목표를 정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제가 볼 때는 GRE보다도 추천서하고 리서치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 추천서는 교수님들과의 관계가 중요한 것이겠죠?
저 같은 경우는 좀 특별한 경우인데, 저는 논문을 안 썼어요. 다른 시니어들은 1년을 거쳐서 논문을 쓸 수가 있는데, 저는 아까 말씀 드렸던 Biomath 썸머 리서치를 여름방학으로 끝내지 않고 1년 동안 계속 했어요. 보통은 리서치가 2~3달 정도인데 1년이면 롱텀 리서치잖아요. 그게 좋은 점이 뭐였냐 하면, 대학원의 교수님들에게 대학원에 가서도 긴 기간 동안 리서치를 계속 할 수 있다는 끈기를 보여준 셈이 되니까 그 점이 제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되도록이면 친한 교수님 또는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교수님을 찾아가서 최대한 길게 할 수 있는 리서치를 찾는다면 분명 도움이 될 거에요.
- 대학원을 마친 다음의 꿈이나 목표는요?
구체적인 꿈은 아직 없어요. 대학교에 들어갈 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가서 결정하자. 다만, 지금은 최선을 다하자. 지금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어쨌든 그 결정의 기회는 오지 않으니까.
그리고 예일에서 연구를 하는 교수님들은 모두 그 분야에서는 최고의 분들이세요. 그 중 제가 제일 흥미 있는 분야는 Genomics(유전체학)에요. DNA를 연구해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 끝으로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요?
음… 잠을 충분히 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 잠을 충분히 자고 SAT 2,330점을 맞을 수 있을까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웃음) 하지만, 차라리 7시간을 푹 자고 수업 시간에 졸지 않는 게 더 좋다는 점은 분명해요.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교에 간 똑똑한 한인 학생. 그리고 또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한국인 청년과의 인터뷰.
하지만, 장형우 군과의 인터뷰가 주는 메시지는 흔해 빠진 미주한인 학생의 진학 성공 사례가 아니다. 트로이를 포기하고 소노라를 선택한 소위 ‘학점 우회술’(?)의 성공케이스도 아니고, SAT를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는 ‘학원 쇼핑’을 잘 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더더욱 아니다.
그것은 ‘나는 과연 내 아이들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하는 물음이었다.
인터뷰는 장형우 군과 일대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는 동안 형우 군의 부모님이 형우 군에 대해서 매우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기까지 형우 군의 부모님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자녀의 성장 과정을 이해하고 그에 맞춘 양육 환경을 제공하는 일, 자녀의 적성과 성향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일, 그리고 밑바탕에 건강과 인성, 자존감과 도덕성을 두툼하게 깔아주는 일.” 바로,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인터뷰였다.
머지않아 사이언스지에 실린 장형우 군의 연구 논문을 보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데니스 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