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에 유학생 울상.. “컵라면으로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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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환율에 유학생 울상.. “컵라면으로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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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0원대 육박에 항공권 가격까지 ‘고공행진’

- 학비 부담 한국 부모들도 재정부담에 허리 휘어 


LA에서 유학 중에 여름 방학을 맞아 귀국한 대학원생 김모씨는 최근 돌아가는 날짜를 변경하려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는 7월 말 출국 항공편 날짜를 10일 정도 미루는 데 드는 운임 차액이 1,800달러에 달해서다.


장학금으로 생활하는 그는 “환율이 자꾸 오르는 바람에 현지 생활비가 너무 들어 더 싼 곳으로 이사를 가는데 일주일을 늦춰 달라는 요청으로 출국 날짜를 바꾸려는 상황”이라며 “1800달러를 내느니 일찍 가서 친구 집 등 다른 곳에 지낼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몇 달 전까지는 자가격리가 부담스러워 한국에 못 왔는데 이젠 비싼 항공권 가격이 발목을 잡는다”고 토로했다.


멈출 줄 모르는 고물가·고환율 탓에 유학생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비싸진 항공권과 현지 생활비 부담 때문이다. 유학생들은 갑작스러운 학업 중단도 쉽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어려워진 일상을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환율은 약 13년 만에 달러당 1,300원대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고유가·고물가 영향까지 겹쳐 여름 성수기 항공권 가격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출국 날짜를 바꾸는 것은 흔한 일이 돼 버렸다. 올 가을 해외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하는 정모씨도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 출국 날짜를 오는 8월 말로 연기했다. 김씨는 “학기 시작 전 미리 가서 준비하려 했는데 항공권 가격이 상식을 초월해 어쩔 수 없다”며 “3주 정도 미뤘다”고 말했다.


단기 연수를 다녀오는 유학생은 선택권이 없는 상황이다. 대학을 휴학하고 미국 연수를 준비해온 윤모씨는 코로나로 2년 넘게 미뤄왔던 ‘어학 연수’를 위해 미국 출국을 앞두고 고심 중에 있다. 윤씨는 “준비한 비용은 한정돼 있는데 갑자기 환율이 급등하는 바람에 현지에서 생활하는데 당초 계획보다 훨씬 비용이 많이 들게됐다. 마음 편하게 공부에만 몰두해야 할텐데 당장 생활이 빠듯해 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환율 걱정으로 자녀를 유학 보낸 부모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회사원 송모씨는 고등학생과 초등학생 아이 둘을 미국으로 유학보낸 뒤 연일 치솟는 환율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송씨는 “시시각각 오르는 환율 때문에 매일같이 인터넷으로 환율표를 체크하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부담도 크고, 돈을 언제 보내야 가장 좋을지 고민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봉급 생활자라 어차피 수입은 정해져 있기에 ‘IMF 때처럼 달러당 1,600원까지 오르진 않을까’, ‘공부를 계속 시켜야 하나’ 등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고물가·고환율 상황의 배경에는 국제정치적 요인이 있지만 언제 끝날지는 예측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하고 고환율 여파로 해외 여행·유학에는 예전보다 최소한 20~30% 정도 비용이 더 드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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