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김 PGA 첫 우승… 27언더 ‘대회 최저타’
▹ 재미교포 마이클 김이 1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TPC 디어런에서 열린 PGA투어 존 디어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이미지 출처: AP 연합뉴스)
마이클 김(25·김상원)이 지난 15일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TPC 디어런(파71)에서 열린 존 디어 클래식(총상금 58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5타를 줄여 합계 27언더파 25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프란체스코 몰리나리(36·이탈리아) 등 4명의 공동 2위 그룹에 무려 8타나 앞선 완승이었으며, 2010년 스티브 스트리커가 남긴 대회 최저타 기록 26언더파 258타를 경신하며 19일부터 열리는 디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 오픈) 출전권도 확보했다. 또 이번 주에 버디 30개를 몰아쳐 올해 PGA 투어 대회 최다 버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993년 서울에서 태어난 마이클 김은 2000년에 사업체를 운영하는 아버지와 함께 샌디에이고로 이민을 왔다. 초등학교 때 특기활동으로 골프채를 잡은 것이 인연이 돼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마이클 김이 처음으로 골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해는 지역 예선을 공동 1위로 통과하고 출전한 US오픈 본선에서 아마추어 선수 중 가장 높은 공동 17위에 입상했던 2013년이다.
당시 UC 버클리를 다니던 그는 2013시즌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대회에서 4승을 거두며 톱 플레이어에게 주는 잭 니클라우스 상을 받았고, 같은 해 미국에서 한 해 동안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대학생 골프 선수에게 주는 해스킨 어워드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직후에는 US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다.
스포트라이트 속에 2013년 프로로 전향한 마이클 김은 2015년 PGA 투어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 상금 순위 13위에 올라 2016시즌 정규 투어에 진출했다.
다른 신인들과 비교해 짧은 경력에 프로 무대에서 우승한 경험도 없었지만, 그의 '잠재력'을 주목한 골프전문매체 골프닷컴은 PGA 투어 2015-2016시즌에서 활약할 유망주로 에밀리아노 그리요(23.아르헨티나), 패턴 키자이어(29.미국)와 함께 마이클 김을 선정했었다.
프로 전향 이후 PGA 투어 통산 84번째 대회에서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한 마이클 김이 2017-18시즌 이번 대회 전까지 받은 상금은 28만1천986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시즌 내내 모은 상금의 4배 가까운 돈을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게다가 3라운드가 열린 14일은 마이클 김의 생일이었다. 우승상금 104만4,000달러는 생일축하선물이 되었다.
대회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그는 "우승 트로피 옆에 앉아 있으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18번 홀 그린에서 스크린을 통해 부모님을 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고 감격스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