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여름방학이 걱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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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여름방학이 걱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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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자녀들에게 어떤 방학을 선물하실 건가요?”라는 질문을 좀 더 현실적인 질문으로 바꿔보자. 그러면 “이번 방학 때 아이를 어느 캠프에 보내실 건가요?”가 된다. 이 질문을 다시 노골적인 질문으로 바꿔보면, “일주일에 얼마짜리 캠프에 보내십니까?”가 될지도 모른다. 

 

두 달 반 가까이 되는 미국 학교의 여름방학은 아이들에게는 학교에 안 가고 놀 수 있는 신나는 시간일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방학을 한다고 해서 쉴 수 없는 맞벌이 부모에게는 사실 골치 아픈 기간이 아닐 수 없다. 방학 기간 중 맞벌이 부모들은 아이들을 여름 캠프든, 학원이든 어딘가에 보내야 하지만 사실 경제적인 부담이 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뉴욕타임즈의 칼럼니스트 델란토니아는 “여름방학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가족들”이란 제목으로 저소득층 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보도했다.

 

학교들이 학사 과정에 여름방학을 10~11주 정도로 편성하는 것은 방학동안 아이를 돌보고 공부를 지도해 줄 부모가 집에 한 명은 있으리라는 전제 하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미국 가정 네 집 중 세 집은 맞벌이 부모이거나 한부모 가정인 실정이므로 적지 않은 아이들이 아무도 없는 집에서 지내야 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2014년 조사에서 미국 부모들은 여름 방학 동안 아이 한 명당 평균 958달러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없는 부모들은 아이들을 친지나 친구 집에 맡기거나 그것도 어려우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혼자 집에 두는 수밖에 없다. 조사에 의하면 여름 방학 중 6~12세 어린이 가운데 11%가 일주일에 10시간 이상을 혼자 보내고 있으며 이 수치는 해마다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여름은 많은 가정에게 잔인한 달이다. 집에 방치된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한 배움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고 이런 격차가 쌓여 5학년이 끝날 때쯤 되면 부유층 아이들과 가난한 집 아이들의 학습 수준 차이가 평균 3년 정도로 벌어지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름 방학 동안 방과후 학교나 보충수업을 더 많이 개설하면 문제가 해결될까?

2013년 설문조사에서 학부모의 1/3은 자녀 중 적어도 한 명을 그런 프로그램에 보냈다고 대답했고 절반 이상은 가격이 저렴하다면 학교 프로그램이나 보충수업에 자녀를 보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비싸지 않은 프로그램들은 그만큼 수요가 많기 때문에 보낼 기회를 갖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미국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는 보육과 교육에 드는 비용이 가계 수입의 10%를 넘지 않아야 “적정한 교육비 지출”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상류층 가정이 아니고서는 이 기준을 충족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렇다면 여름방학을 줄이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

독일이나 영국의 경우 대개 여름방학이 6주 정도로 짧다. 미국내 몇몇 극소수의 학교는 연중 내내 재량 휴일을 정하는 대신 방학을 짧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습 격차의 차이는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아무도 없는 집에 저소득층의 아이가 방치되는 문제는 기간의 차이일 뿐 여전히 존재한다.

 

결국 일하는 부모를 지원해 줄 수 있는 것은 사회와 정부이다.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나 부담할 수 있는 비용으로 보충수업과 방과후 학교같은 프로그램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늘려야 한다. 또한, 육아 관련 세제 혜택처럼 여름방학 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도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규가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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