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역사수정’ 압력에 경악 - 미국 역사학자들 집단 성명

미국의 저명 역사학자들이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미국 역사교과서 왜곡 시도에 집단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미국 코네티컷 대학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는 지난 5일, 연합뉴스에 미국역사협회(AHA)소속 역사학자 19명이 연대 서명한 ‘일본의 역사가들과 함께 서서’라는 제목의 집단성명을 보냈다.

이에 따라 2차 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은 올해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 드라이브가 미국 내에서 심각한 역풍을 맞으면서 양국관계에 영향을 줄 외교적 사안으로 부상할 소지가 있어 주목된다. 미국의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수들이 이처럼 특정 이슈를 놓고 집단성명을 발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들은 집단성명에서 “우리는 최근 일본정부가 2차 세계대전 당치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성 착취의 야만적 시스템하에서 고통을 겪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일본과 다른 국가의 역사교과서 기술을 억압하려는 최근의 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우리는 과거로부터 배우기 위해 역사를 가르치고, 또 만들어 가고 있다. 

국가나 특정 이익 단체가 정치적 목적으로 출판사나 역사학자들에게 연구결과를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에 반대한다” 고 강조했다. 

특히, 아베 총리가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의 역사교과서를 거론하며 위안부 관련 기술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데 대해 “우리는 출판사를 지지하고 ‘어떤 정부도 역사를 검열할 권리가 없다’ 는 허버트 지글러 하와이대 교수의 견해에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달 29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가 펴낸 교과서에 ‘일본군이 최대 20만 명에 달하는 14~20세의 여성을 위안부로 강제 징용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정말 놀랐다”며, “정정해야 할 것을 바로 잡지 않아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미국 역사학 교수들의 집단성명은 3월호 미국역사협회 회보인 ‘역사의 관점’에 게재될 예정이다.

vol.10-2015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