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의 얼굴

에듀스페셜

지폐의 얼굴

관리자 0

미국 20달러 지폐에 그려진 얼굴은 누구일까? 


바람처럼 머무르지 못하고 늘 나의 계좌와 지갑을 스쳐 지나가기 때문에 이름은 커녕 얼굴조차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기존 화폐모델들을 (표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2d25d208abb971fe2a92d17852e90ba3_1478821483_38.jpg

 
 

  • $1  :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1732년 2월 22일 ~ 1799년 12월 14일)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1789년~1797년)
  • $2 :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1743년 4월 13일 ~ 1826년 7월 4일)은 미국의 정치인으로 3번째 미국 대통령(재임 1801년 ~ 1809년)이자 미국 독립 선언서의 기초자이다(1776년).
  • $5 :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809년 2월 12일~1865년 4월 15일)은 1861년 3월부터 암살된 1865년 4월까지 미국의 16번째 대통령으로 재직했다. 그는 남북전쟁이라는 거대한 내부적 위기로부터 나라를 이끌어 벗어나게 하는 데 성공하여 연방을 보존하였고, 노예제를 끝냈다.
  • $10 :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 1755년 혹은 1757년[1] 1월 11일 ~ 1804년 7월 12일)은 미국의 법률가이자 정치인, 재정가, 정치 사상가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 중 한 명으로 꼽히며, 1787년 미국 헌법의 제정에 공헌했다. 초대 워싱턴 정부 시절 재무부 장관으로 재직했다.
  • $20 : 앤드루 잭슨(Andrew Jackson, 1767년 3월 15일~1845년 6월 8일)은 미국의 7번째(1829년~1837년) 대통령이다. 귀족 출생이 아닌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자 민주당 소속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기도 하다.
  • $50 : 율리시스 심프슨 그랜트(Ulysses S. Grant, 1822년 4월 27일 ~ 1885년 7월 23일)는 미국의 18번째(1869년-1877년) 대통령이자 장군이다.
  • $100 :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년 1월 17일 ~ 1790년 4월 17일)은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 중 한 명이자 미국의 초대 정치인 중 한 명이다. 그는 특별한 공식적 지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프랑스 군(軍)과의 동맹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 미국 독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그는 계몽사상가 중 한 명으로서, 유럽의 과학자들의 영향을 받았으며 피뢰침, 다초점 렌즈 등을 발명하였다.

 

 

달러화 인물 중 대통령이 아닌 인물은 알렉산더 해밀턴(10달러)과, 벤저민 프랭클린(100달러) 두 명뿐이다.

 

새로운 얼굴

지난 20일 잭 루 (Jacob Joseph "Jack" Lew) 재무장관은 노예출신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Harriet Tubman)을 20달러 지폐 앞면에 들어갈 초상 인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20달러 지폐에는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의 초상화가 들어있다. 잭슨의 초상은 축소된 형태로 20달러 뒷면에 들어가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는 21일 NBC 방송 투데이에 출연해 “앤드류 잭슨 전 대통령은 미국에 엄청난 역사를 이룬 사람”이라면서 “20달러 지폐 인물 교체는 무지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지폐모델 교체는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 해 6월부터 재무부가 새로운 10달러 지폐 디자인에 들어갈 얼굴을 공모했다. 다만 여성의 얼굴이 들어가는 것이 지금까지 지폐들과의 차이점이었다.

당시 미 재무부는 성명에서 후보 자격 요건에 대해 “미국의 민주주의에 기여한 챔피언”으로 반드시 여성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재무부와 연방인쇄국은 여성의 투표권 확대가 이뤄진 수정헌법 19조 제정 100년을 기념해 2020년 이 지폐를 발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현재 10달러 지폐의 모델은 초대 재무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 어떻게 미국 지폐에서 초대 재무장관을 뺄 수 있느냐는 항의가 쏟아졌다. 해밀턴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 가운데 한 사람이며 카리브 해 섬에서 가난한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10대 때 미국에 온 이민자 출신이다. 대통령도 아닌 장관에 대한 지명도가 이렇게 높을까 의아할 수도 있는데 사실은 요즘 알렉산더 해밀턴의 삶을 다룬 뮤지컬이 인기를 끈 것이 한몫을 했다. 뮤지컬 덕분에 미국인들 사이에 해밀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해밀턴을 미국 지폐에 그대로 남겨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덩달아 더 커진것이다.

 

2d25d208abb971fe2a92d17852e90ba3_1478821518_79.jpg
 

 

게다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을 이끌었던 버냉키 전 의장은 지난 해 브루킹스연구소 블로그에서 "중앙은행 제도에 대한 시각을 감안하면" 여성 인물 대신 누군가를 뺄 때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도 지폐 인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훌륭한 생각이지만, 해밀턴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며 해밀턴 전 재무장관이 "의심의 여지 없이 미국 역사상 최고의 혜안을 가진 경제정책가"라며 재무부는 모든 권한을 동원해 루 재무장관의 가장 뛰어난 선임자가 명예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미국에서 중앙은행을 만드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잭슨 전 대통령에 대해 버냉키 전 의장은 "매력적이지 못한 자질을 가진 대통령"이라고 악평했다.

 

잭슨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더라도 재능과 야망만 있으면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인물로 19세기 초 당시에는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후대에 와서 평가가 달라졌다. 강력한 노예제도 지지자였던 데다가 원주민 인디언들을 강제로 이주시킨 정책으로 최근 들어 많은 비판을 받는 인물이다. 게다가 중앙은행과 지폐 사용을 반대하기도 한 전력으로 해밀턴 대신 잭슨 대통령을 빼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러한 논란끝에 재무부는 당초 10달러 지폐대신 20달러 지폐의 인물을 교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터브먼이 잭슨을 내쫓았다”고 표현했다.

 

2d25d208abb971fe2a92d17852e90ba3_1478821361_71.jpg
 

 

해리엇 터브먼(Harriet Tubman, 1820~1913.3.10)은 누구인가?

 

“자유의 몸이 된 나는 과연 여기 서 있는 사람이 나 자신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 손을 쳐다보았다. 사방이 온통 눈부시게 아름답게 보였는데, 태양은 마치 황금처럼 나무들 사이로, 벌판 위로 쏟아지고 있었고, 나는 마치 천국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자유였다. 하지만 자유의 땅에 발 디딘 나를 반겨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이 낯선 곳에 온 이방인이었고, 내가 살던 집은 정든 이웃들과 형제, 자매들과 함께 저 아래쪽의 오두막집 동네에 여전히 남아있었다. 나는 곧 엄숙한 결정을 내렸다. 나는 자유였고, 그들도 나처럼 자유롭게 되어야 한다. 나는 여기 북쪽에 그들을 위한 집을 짓고, 신의 가호가 있다면 그들을 모두 이곳으로 데리고 올 것이다.” – 해리엣 터브먼, “우리가 꿈꾸는 자유” 중에서

 

해리엇은 미국 메릴랜드 주 도체스터 카운티의 한 농장에서 노예 2세대인 해리엣 그린과 벤 로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조부모는 아프리카에서 백인들에게 ‘사냥’을 당해 강제로 미국에 끌려온 흑인이었고, 부모에 이어 해리엇까지 노예라는 신분이 이어지고 있었다. 농장에서 노역을 하거나 백인의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하다가 아이가 울면 그녀는 채찍으로 매질을 당해야 했고, 설탕을 훔쳤다는 누명을 써 매질을 피해 돼지우리에 숨기도 했다. 해리엇은 숨어있던 5일 동안 돼지사료로 배고픔을 달래다 결국 붙잡혀 심한 구타를 당했다.

 

당시 미국은 북부의 ‘자유흑인’과 남부의 ‘노예흑인’으로 나뉘어 있었다. 남부의 많은 흑인노예들이 자유를 찾아 북쪽으로 탈출을 감행했다. 해리엇은 15세 때 자유를 찾아 도망치던 흑인노예를 숨겨줬다는 이유로 백인이 던진 2파운드나 되는 물건에 머리를 맞았다. 그녀의 깨진 머리와 이마는 어떤 치료나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 사건으로 그녀의 미간은 움푹 들어갔고, 후유증으로 평생을 수면발작과 두통에 시달렸다. 노예 신분이었지만 정의로웠고, 부당한 것에 맞설 줄도 알았던 그녀는 자유를 찾아 북쪽으로의 탈출을 꿈꾸게 되었다.

 

29세가 되던 해, 드디어 그녀는 마음속에만 품고 있었던 ‘자유’라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 북부의 백인 일부와 탈출한 흑인들이 만든 비밀조직인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의 도움을 받아 펜실베니아로 탈출을 감행한 것이다. 지하철도는 자유 흑인과 퀘이커교도 등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던 북부 백인들 일부가 탈출한 노예들을 추격자로부터 따돌리고 안전한 북부의 자유주나 캐나다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던 비밀 네트워크다. 철도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이유는 이들이 주로 철도 용어를 은어로 주고 받았기 때문이다.

 

탈출에 성공했으나 혼자만의 자유에 만족할 수 없었던 그녀는 지하철도의 “차장”이 되었다. 그녀는 노예들을 탈출 시키기 위해 수년간 여러 차례의 목숨을 건 여행을 감행했으며, 그 결과 가족과 친지를 포함한 300명의 노예들을 “단 한 명도 잃지 않고” 무사히 탈출시키는 데에 성공했다고 한다. 

 

2d25d208abb971fe2a92d17852e90ba3_1478821376_43.jpg
 

 

덕분에 그녀에게는 ‘노예들의 모세’라는 별명이 붙게 된다. 백인으로 과격한 노예해방론자였던 존 브라운은 그녀에게 “터브먼 장군”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이후에도 그녀의 삶은 불꽃같았다. 남북전쟁 당시에는 북측의 스파이로 활동하였고 노예제가 폐지된 이후에는 여성 참정권 운동가로 살았다.

해리엇 터브먼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자녀들과 함께 칼데콧상 수상작인 <Moses: When Harriet Tubman Led Her People to Freedom, Carole Boston Weatherford, 2006> 을 읽어보면 된다. <모세 : 세상을 바꾼 용감한 여성 해리엣 터브먼> 이라는 제목의 한국어 번역판도 있다. 

 

달라지는 지폐


2d25d208abb971fe2a92d17852e90ba3_1478821403_76.png
여성 참정권 운동가 5인(Elizabeth Cady Stanton, Lucretia Mott, Susan B. Anthony, Alice Paul, Sojourner Truth)


재무부는 20달러 지폐의 인물 교체와 함께 10달러 앞면 인물로 알렉산더 해밀턴을 유지하되, 뒷면에는 재무부 건물을 빼고 여성 참정권 운동가 5인의 얼굴을 추가하기로 했다. 

 

또 5달러짜리 지폐 뒷면에는 석탄장수의 딸로 태어나 세계적인 성악가이자 인권운동가 메리언 앤더슨(Marian Anderson)을 비롯한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 목사와 엘리노어 루즈벨트(Eleanor Roosevelt)의 모습을 넣는다고 덧붙였다. 여성 참정권 보장 100주년이 되는 2020년까지 이들 지폐 3종의 최종 도안을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미국의 화폐 역사에 지폐 도안으로 여성이 선정되기는 터브먼이 최초이다. 흑인이 미국 화폐 모델로 등장한 것도 역사상 처음이고, 여성 모델은 1891∼1896년 한시적으로 유통됐던 1달러짜리 은 태환증권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여성 단체를 비롯한 사회 단체들은 125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이 등장한 이번 지폐 변경안이 긍정적인 변화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마이클 카진 역사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화폐는 미국의 역사를 따라간다. (화폐 인물을 해리엇 터브먼으로 변경한 것은) 미국이 발전해왔다는 것에 대한 인정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Vol.68-04292016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8-10-12 09:43:55 에듀인포에서 이동 됨]

, ,

0 Comments
Facebook Twitter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