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보다 가기 힘든 "미네르바 대학" 초대 학장 - 6월 27일 서울대 강연
서울대 사범대 교수들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세계 1위’의 사립대로 평가 받는 미국 미네르바 대학의 초대 학장의 특별 강연을 앞두고서다. 서울대 사범대는 오는 27일 미네르바대 스티븐 코슬린 교수의 특별 강연을 마련했다고 19일 밝혔다. 사범대 교수를 대상으로 한 강연이지만, 학생과 일반인에게도 공개된다.
스티븐 코슬린 미국 미네르바대학 초대 학장 겸 전 최고 연구관리자(CAO). 사진 미네르바 프로젝트
서울대 교수들의 관심이 높은 건 코슬린 교수가 기존 교육 제도의 틀을 깨고 혁신을 실천한 전문가로 유명해서다. 이번 강연에서 교수 사회의 변화와 반성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연을 준비한 서울대 사범대의 강준호 학장은 “기존의 제도적인 교육의 틀을 깨고 혁신적인 대안을 실행에 옮긴 코슬린 교수의 강연을 통해 미래 교육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네르바대는 2022 WURI(World’s Universities with Real Impact·세계혁신대학평가)에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선정된 곳이다. 2020년 기준 미네르바대의 입학률(지원자 중 합격자 비율)은 1% 미만으로, 하버드대(같은 해 5.2%) 등 미국 유수의 대학보다 더 들어가기 어려운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캠퍼스 없는 1위 대학…7개국 기숙사 돌며 생활
미네르바대는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두고 있는 사립대로,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모든 수업은 강의실 없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최대 정원은 19명. 수업은 교수의 강연이 아닌 학생들의 세미나 중심으로 진행된다. 학생 평가는 시험뿐 아니라 발표, 과제, 프로젝트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이뤄진다.
미네르바대는 학생들로 하여금 학기마다 7개국 기숙사를 옮겨 다니도록 하고 있다. 현지에서 인턴십 등을 해보면서 문화를 익힐 기회를 주는 것이다. 미네르바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국 서울, 인도 하이데라바드, 독일 베를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영국 런던, 대만 타이베이에 기숙사를 두고 있다.
커리큘럼 개발 주도한 교육·심리 전문가
미네르바대학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 미네르바대학
심리학 전문가인 코슬린 교수는 미네르바대의 세미나 위주의 커리큘럼 개발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버드대 사회과학대 학장과 스탠포드대 행동과학연구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미네르바대가 설립된 2012년 미네르바대에 합류했고, 2018년까지 초대 학장 겸 최고연구관리자(CAO)로 근무했다. 현재 코슬린 교수는 회사 ‘액티브 러닝 사이언스’ 대표와 미국 2년제 온라인 대학인 ‘파운드리 콜리지’의 설립자이자 CAO를 맡고 있다. 코슬린 교수가 국내 대학에서 강연을 하는 건 2017년 이후 두 번째다.
서울대에 따르면 코슬린 교수는 서울대에서 ‘능동적 학습(Active Learning)’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코슬린 교수는 강의 전 자료를 통해 “능동적 학습은 전통적인 강의보다 대체로 학습 효과가 더 좋다. 강연에선 능동적 학습의 특성을 검토하고, 왜 능동적 학습이 효과적인지 설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과, 이를 어떻게 학습에 이용할지도 다룬다. 코슬린 교수에 따르면, 사람은 정보를 처리할 때 머리를 많이 쓸수록 그 정보를 더 잘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또 사람은 한 번에 네 개의 조직된 단위(organized units)의 정보만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강연에선) 이 같은 법칙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결합시키고, 가르치는 데 적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볼 것”이라고 했다.